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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호씨와 이종익씨가 땔감용 통나무를 가지런히 쌓고 있다.
▲ 나무를 쌓고 있는 박종호씨 박종호씨와 이종익씨가 땔감용 통나무를 가지런히 쌓고 있다.
ⓒ 고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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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인(人)자 모양처럼 사람들은 지탱해주는 누군가, 격려해주는 누군가가 있을 때 더 힘을 내어 살아간다. 그런 모습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방법이지 않을까. 장수군에도 이런 사람다운 사람 내음을 풍기며 살아가는 이가 있다. 전라북도 장수군 장계면 대곡리 성곡마을에 사는 박종호(66)씨.

박씨는 한창인 20대 시절, 목 뒤에 혹이 생겨 세 번의 수술을 했었다. 목 주변에 큰 혹을 달고 벌목 일, 식당 운영을 거쳐 지금은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박씨는 "목 뒤에 혹이 생겨 수술을 했는데 수술 후 다시 혹이 생기고 또 수술을 했는데 혹 이 또 생기고 결국 서울 아산병원에 가서 세 번째 수술했는데도 불구하고 혹이 또 생겼다"라며 "병원에서 생명에 지장은 없으니 그냥 혹을 달고 살아도 된다라고 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20대부터 현재까지 40년 동안 목 주변에 큰 물혹을 가지고 살고 있다. 주변에서 보는 사람들은 불편해 보일 수는 있겠지만 나는 그렇게 불편함 없이 살고 있다"라고 말했다.

격려하고 도와주고

현재 박종호씨는 주변에 살고 있는 몸이 불편한 친구이자 이웃 이종익(66)씨와 최근 다리가 불편해 요양목적으로 이종익씨 집으로 들어온 문동열(61)씨 등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문씨는 20년 전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걷는 도중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지는 일이 많아 요양 목적으로 지인의 소개로 올해 1월에 이종익씨 옆방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이종익씨의 집은 기름보일러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씨는 기름값도 비싸고 기름 사용량도 많아 기름값이 감당이 안 돼 냉방에서 식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다리가 불편해 집 안에서만 생활하고 있었다. 박종호씨는 그런 친구가 걱정돼 하루하루 찾아가 땔감용 나무를 준비해주고 같이 걷기 운동을 하며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

박종호씨는 "친구가 안쓰러워 지난 11월에 화목 나무 보일러 설치를 해주고 방안에만 있던 친구를 운동 할 수 있게 땔감을 구하러 가자고 권해 일부러 밖으로 나오게 만들어 함께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친구이자 이웃인데 추운 곳에서 웅크리고 살고 있는 이씨를 보고 걱정이 되어 내가 조금만 도와줘도 따뜻한 곳에서 살 수 있을 거라 생각이 들어 시작하게 되었다는 박씨.
 
함께 나무를 쌓고 있다.
▲ 박종호씨와 함께하는 이종익씨 함께 나무를 쌓고 있다.
ⓒ 고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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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에 벌목일을 한 박씨는 경험을 살려 기계톱을 사용해 들기 편한 크기로 나무를 자르고 경운기에 트럭에 땔감을 싣고 이씨 마당에 차곡차곡 쌓아 준다. 박종호씨 덕분에 이종익씨는 땔감을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집 밖으로 나와 걷는 운동도 할 수 있게 되었고, 또한, 말 상대가 생겨 우울증에서 벗어나기도 하며 이종익씨와 문동열씨는 조금씩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는 것.

이종익씨는 "참으로 고마운 친구다. 본인도 힘든데 더 힘든 사람을 도와준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고맙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친구와 이웃들이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문동열씨도 "나에게 있어 정말 고마운 분이다. 박씨 덕분에 운동도 하게 되었고 방도 따뜻하게 쓸 수 있어 정말 고마운 사람이다. 부모 형제도 이렇게는 해주지 않을 것이다"라며 "올해에는 더욱더 건강회복이 최고 목표이다"라고 말했다.

박종호씨는 "혼자서는 세상을 살아갈 수가 없다. 누구든지 마음속에는 더불어 살아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앞으로 사는 동안은 계속 친구를 위해 운동도 시키고 건강하게 살고 싶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건강이 없으면 아무 소용없다. 건강하게 더불어 살아가자"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장수신문사(http://www.jangsunews.co.kr/)에도 실립니다.


태그:#사람사는이야기, #인물탐방기사, #전북장수군, #더불어사는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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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지역에서 직접 찾아다니며 발로 뛰고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고재영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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