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참돌고래.
 참돌고래.
ⓒ 해양수산부

관련사진보기


2월 22일 해양수산부는 혼획 및 서식지 훼손 등으로 보호가 시급한 참돌고래와 낫돌고래, 해마를 해양보호생물로 신규 지정하고 이들 사체의 위판이나 유통을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해양수산부는 '해양생태계법'에 따라 ▲우리나라 고유종, ▲개체 수가 현저하게 감소하고 있는 종, ▲학술적·경제적 가치가 높은 종, ▲국제적으로 보호가치가 높은 종 등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하여 보호·관리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해양포유류 19종, 무척추동물 36종, 해조·해초류 7종, 파충류 5종, 어류 5종, 조류 16종 등 총 88종이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되어 있다.

이번에 새롭게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된 참돌고래와 낫돌고래는 우리나라 동해와 남해동부 연안에서 관찰할 수 있는 대표적인 해양포유동물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Red List)* 중 "관심 필요" 등급에 해당된다. 또한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등재된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국가 간 거래가 제한되는 등 국제적으로 엄격하게 보호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어업활동 중 참돌고래와 낫돌고래가 혼획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해왔으며 혼획된 돌고래 사체의 경우 수협 위판을 통해 유통이 가능했다. 그런데 이번 해양보호생물 신규 지정에 따라 어떠한 경우에도 참돌고래와 낫돌고래를 고래고기로서 합법 유통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에서도 시민단체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밍크고래의 보호종 지정 항목이 빠져 있어 시셰퍼드 코리아, 핫핑크돌핀스 등 해양환경단체들이 시행령을 반기면서도 유감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셰퍼드 코리아는 성명문을 통해 "참돌고래와 낫돌고래의 해양보호생물 신규 지정을 환영한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신규 지정 목록에서도 밍크고래를 찾을 수 없다는 점은 매우 유감스러운 바"라며, "전국 백여 개 고래고기 식당에서 유통되는 고래의 대부분이 밍크고래임을 감안할 때, 밍크고래를 제외한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은 아무리 해도 반쪽짜리 정책에 머물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밍크고래 불법포경 만연한데... 보호종 지정은 미뤄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2015년에서 2020년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1000~2000마리 고래가 혼획됐다. 이 수치는 다른 나라의 고래류 혼획 수를 크게 웃돈다. 2014년 국제포경위원회에 보고된 국가별 고래 혼획량에 관한 통계 결과에 따르면 호주, 브라질, 덴마크, 한국, 네덜란드, 뉴질랜드, 페루, 스페인, 영국, 미국 등 10개 국가에서 2014년 한 해 동안 그물에 혼획된 고래는 총 2008마리였는데 그중 1835마리가 한국에서 잡힌 것으로 드러났다.

밍크고래는 그중에서도 식품으로 소비되는 대표적인 종으로, 해경에 신고된 수보다 시장 유통량이 많아 불법포경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시민단체들은 이러한 정책적 구멍을 지속적으로 지적하고 밍크고래를 포함한 보호종 지정 확대를 요구해왔다. 그런데 이번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서도 밍크고래가 빠져 있어 일각에서 '보여주기식 정책'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이다.

또 다른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SNS 논평을 통해 "밍크고래의 보호종 지정을 미룬다면 한반도 해역에서 밍크고래는 자취를 감추게 될 수 있다"며, "해양수산부는 더 이상 일부 고래 사체 유통 및 판매업자들의 눈치를 보며 우리 해역 유일의 대형 고래인 밍크고래의 판매를 허용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한반도 해역 모든 고래류의 해양보호생물 지정 및 사체의 유통과 판매를 즉각 금지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정도현 해수부 해양환경정책관은 "해양생태계를 보전하고 해양포유동물 보호를 강화하는 국제적 움직임에 따라 해양보호생물 추가로 지정했다"고 이번 법률 개정에 대한 배경을 밝히며 "앞으로도 보호가 필요한 종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하고 지속적인 조사·연구 및 서식환경 개선을 통해 체계적으로 보호·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해양생태계 보전을 위해 해양포유류 보호가 중요하다는 국제 사회의 인식이 커지는 가운데 밍크고래의 보호종 지정이 언제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태그:#밍크고래, #낫돌고래, #참돌고래, #혼획, #시셰퍼드코리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