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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기억연대 후원금 사적유용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벌금 1500만원을 선고 받고 법원을 나오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의기억연대 후원금 사적유용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벌금 1500만원을 선고 받고 법원을 나오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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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기소와 달리 1심 법원에서 대부분 무죄를 선고 받았던 윤미향 국회의원(무소속)이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또 한번 명예훼손을 하고 있다"며 "명확하게 돼 있는 3권 분립에 대한 위험한 발언"이라고 했다.

앞서 한동훈 장관은 지난 15일 윤 의원의 1심 판결과 관련해 "곽상도 전 의원 무죄 판결과 함께 반드시 공권력을 동원해서 정의로운 결과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윤 의원은 22일 오전 <MBC경남> 라디오(좋은 아침)에 출연해 이같은 한 장관 발언을 문제 삼은 것.

윤 의원은 "제 사건은 곽상도 전 의원과 결이 다르다. 저는 검찰이 무리한 기소를 했고 그것이 판결로 드러났다. 2020년 5월부터 검찰은 8차례 압수수색했고, 활동가 가족을 포함해 100여 개 금융계좌를 압수수색했으며, 할머니 쉼터 공간까지 무리하게 압수수색하며 수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권력이 무리하게 동원됐다.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은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며 회계 전문가를 파견하기도 했다"면서 "(저를)기소한 노정연 서울서부지검 차장검사는 지금 첫 여성 고검장으로 승진했다. 한 장관의 말을 보면 정말 무서운 정부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법원 판결에 대해 공권력 동원하겠다는 것은 3권이 명확하게 분립돼 있는 것 대한 위험한 발언이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윤 의원에 대해 14가지 혐의를 들어 징역 5년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업무상 횡령만 유죄로 보고 벌금형(1500만 원)을 선고했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피해자 인권·명예 문제이며, 30년 일본군 위안부 운동에 상처를 입혔다"면서 "판결을 보고 안심하게 됐다. 재판과정에서 검찰은 피해자의 주체적 인권운동이 아닌 활동가들에 의해 끌려가는 운동으로 폄훼했다"고 말했다.

1심 재판부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법인 계좌와 개인계좌에 보관하던 자금 가운데 1700여만 원을 개인적으로 횡령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본 것에 대해, 윤 의원은 "사실 관계는 항소심에서 다퉈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회의비, 간식비, 수요시위 때 할머니 식사 등에 대한 비용이다. 사진이라든지 당시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라온 내용을 보면 당시 활동으로 판단된다"며 "처음에 검찰은 1억 원 횡령이라 했는데 증빙 자료를 사진까지 제출했다. 할머니들이 식사를 하더라도 매번 사진을 찍지 않는다. 연대 활동도 그렇다. 더 입증할 자료를 찾아 항소심에서 소명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검찰의)무리한 기소였다는 게 확인됐다. 언론은 무차별 의혹 제기를 했다. 굉장히 심각하게 드러났다. 심지어 정의기억연대 기금으로 제 딸을 유학 보냈다거나 술집에서 3300만 원을 썼다는 보도가 있었으며, 자금을 유용해서 아파트를 샀다거나 기금을 할머니들한테 주지 않았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런 부분들은 검찰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 여전히 그렇게 했다고 믿고 아직도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다. 언론의 마녀 사냥이었다"며 "언론 보도가 되면 진실인줄 알고 있기에 보도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언론이 의혹을 보도하고 검찰이 수사를 무차별적으로 진행하면서 문제들이 드러나고 있다"며 "제 사건을 계기로 검찰 권력을 남발하지 않도록, 공권력을 국민을 위해 쓸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필요하다. 그것은 그 누구보다 국민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일본군 위안부 활동과 관련해 윤 의원은 "그동안 가슴 아픈 일이 많았다. 그 과정에서 16년 이상 할머니를 위해 희생했던 손영미 평화의우리집쉼터 소장을 잃었다"고 말했다.

이어 "위안부 문제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매주 수요일마다 수요시위가 벌어지는데 주변에서는 '위안부 앵벌이 윤미향을 구속하라'는 등 온갖 혐오, 폄훼, 인권유린의 구호가 쏟아졌다. 심지어 베를린 소녀상까지 철거요구하는 집회가 열려 독일 시민들에게 충격을 줬다"며 "이는 저에 대한 공격이 아닌 위안부 운동에 악의적 공격이다"라고 덧붙였다.

윤미향 의원은 "가슴이 너무 아프다. 다시 피해자와 활동가에게 지지와 연대가 필요하다"며 "이번 판결을 통해 알았으면 한다. 검찰의 무리한 기소, 언론 왜곡이 역사에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지 말이다. 다시 치유하고 희망을 만드는 일에 함께 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윤미향 의원은 오는 3월 7일 저녁 민주노총 경남본부 대강당에서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 마산창원진해시민모임, 노무현재단 경남위원회, 열린사회희망연대 등 단체 초청으로 강연한다.

태그:#윤미향 의원, #일본군 위안부, #정의기억연대, #한동훈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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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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