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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정근 위원장이 구속된다면 민주당에는 피바람이 불 것이라는 사실만은 미리 알려준다. 이 검찰 수사에서 이정근 위원장은 타깃이 아니라 발판이나 교두보일 뿐이다. 민주당은 이 심각한 상황을 전혀 모르는 모양이다."

지난 9월 30일 정철승 변호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정 변호사가 '심각한 상황'으로 표현한 사건은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사업가 박아무개씨로부터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건을 말한다. 이 전 부총장 변호를 맡고 있는 정 변호사는 당시 글에서 "지난 2개월 동안 언론 플레이와 함께 우격다짐으로 진행돼온 이정근 민주당 서초갑 지역위원장에 대한 검찰 수사는 정상적인 수사가 아니었다"면서도 "피바람이 불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그의 경고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검찰은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이 전 부총장 취업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한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23일 국토교통부와 CJ 대한통운 자회사인 한국복합물류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이 전 부총장은 지난 3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낙선 후 한국복합물류 상근고문으로 일했다. 그 과정에서 노 전 비서실장의 개입이 있었는지 여부가 관건인데, 앞서 JTBC는 이와 관련해 두 사람 사이에 오간 문자 메시지 내용을 보도했다. 검찰에서 확보한 '증거'로 추정된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에 대한 3차 압수수색 또한 24일 이뤄졌다. 검찰은 노 의원 역시 사업가 박아무개씨에게 불법정치자금 6000만 원을 수수했다는 혐의를 두고 있다. 박아무개씨는 이 전 부총장 사건 당사자와 동일인이다. 이날 검찰은 노 의원이 20대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장 시절 사용한 컴퓨터와 당시 기록이 담긴 서버를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메일 포렌식을 위해 카카오 본사에도 수사관을 보냈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 100일 기자회견 다음날... '압색'
 
청탁 대가 명목으로 사업가로부터 거액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지난 9월 3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청탁 대가 명목으로 사업가로부터 거액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지난 9월 3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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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이정근 전 부총장에 대한 검찰 수사는 '투 트랙'으로 진행됐다. 우선 이 전 부총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3.9 재보궐선거 당시 선거관리위원회가 이 전 부총장이 선거운동원에게 법적 기준 이상으로 돈을 지급했다며 검찰에 고발한 사건이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이상현 부장검사)가 지난 9월 2일 소환조사에 이어 9월 8일 불구속기소했다. 지난 10월 18일 첫 공판이 이뤄졌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가 진행하고 있는 불법정치자금 수사는 지난 3월 제보로 촉발된 경우다. 3.9 재·보궐선거 직전 사업가 박아무개씨의 수행비서로 알려진 정아무개씨가 <시민일보>를 통해 "박씨가 이 전 사무부총장에게 2억 원 상당의 금품을 전달했다"며 "전달 과정에서 연락책 역할을 자신이 담당했다"고 폭로했다. 선거가 끝나고 흐지부지될 것 같았던 이 사건은 이 전 부총장과 박씨 사이의 법적 공방이 이어지면서 계속 불씨가 유지됐다.

이와 관련해 지난 7월 사업가 박씨와 민주당 관계자들이 만났다고 한다. 당시 상황이 담긴 녹취를 그 후 MBC가 보도한 바 있는데, 사업로비를 위해 "현금까지 하면 십 몇 억이 되는 돈을 건넸는데 대부분 돌려 받지 못했다"는 것이 박씨의 입장이었다. 경찰은 개인 간의 금전 다툼으로 판단하고 사건을 종결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은 지난 8월 18일이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가 이 전 부총장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한 다음날이었다. 

검찰, 이정근 지인 자택 압수수색에서 '트리거' 확보?
 
검찰 관계자들이 16일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의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 검찰, 국회 노웅래 의원 사무실 압수수색 대기 검찰 관계자들이 16일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의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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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후 검찰은 9월 16일까지 모두 세 차례에 걸쳐 박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청와대나 민주당 핵심 관계자와의 친분을 강조하는 이정근 전 부총장에게 각종 청탁을 하는 과정에서 10억 원가량을 전달했다는 진술 내용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이에 이 전 부총장은 "개인적인 채무관계일 뿐"이라며 "7억여 원을 빌렸고 그중 5억 원은 갚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주일 후(9월 23일), 검찰은 이 전 부총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당시 출석 과정에서 이 전 부총장은 "분쟁 상대방과 민형사 소송을 수개월 째 진행 중인데 한쪽의 일방적 주장만 보도돼 굉장히 답답하다"며 "여러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9월 27일 이 전 부총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9월 30일 법원은 이를 발부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검찰은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으로 이어지는 '트리거'는 확보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검찰발로 추정되는 대부분 보도들은 주로 검찰이 이 전 부총장과 박아무개씨와의 대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 등을 확보했다는 것이었다. 이 전 부총장과 노 전 비서실장과의 직접적인 대화 내용은 그때까지 확보하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했다. 검찰이 1차 압수수색 당시 확보한 이 전 부총장 휴대전화는 8월 초 새로 개통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상황은 10월 초 이뤄진 2차 압수수색을 통해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이 전 부총장 지인 자택을 압수수색해서 과거에 그가 쓰던 휴대전화를 확보했다는 사실이 그후(<동아일보> 10월 20일자) 알려졌다.

이 전 부총장 구속 기한 연장(10월 7일)이나 변호인 제외 접견 제한 조치(10월 13일) 등이 모두 2차 압수수색 이후 이뤄졌다. 10월 19일, 검찰은 이 전 부총장을 구속기소했다. 그리고 한 달 정도가 흐른 시점에 이뤄진 것이 노웅래 의원에 대한 첫 압수수색(11월 16일)이다.

송영길도 '발' 묶여... "게이트 가능성"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월 25일 여의도 국회에서 시정연설 후 퇴장하고 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민주연구원 압수수색 등에 항의하여 불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월 25일 여의도 국회에서 시정연설 후 퇴장하고 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민주연구원 압수수색 등에 항의하여 불참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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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정근 전 부총장에 대한 공소장에는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해 문재인 정부 시절 국토교통부장관,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식품의약품안전처장,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 다수 인사의 이름이 거명됐다. 노 전 실장과 마찬가지로 검찰이 확보한 이 전 부총장 휴대전화 내용이 그 근거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사업가 박씨가 친노 인사들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검찰 수사는 더욱 확대될 수도 있다. 이 전 부총장 지인은 앞서 <오마이뉴스>를 통해 "검찰은 박씨가 이 전 부총장의 소개를 받아 일부 민주당 소속 의원들에게 정치자금을 후원했다고 보고 있다"라며 "'게이트'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은 박씨가 정아무개씨 계좌를 통해 이 전 부총장에게 돈을 전달한 계좌 내역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씨는 앞서 이 사건을 세상에 첫 폭로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검찰로서는 과거 '박연차 게이트'를 떠올릴 만한 상황이다.

[관련 기사] "이정근은 '미끼', 검찰 타깃은 노영민" http://omn.kr/21615

한편, 서울경찰청은 6.1 지방선거 당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지난 21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검찰에 송치했다. 이 사건을 고발한 국민의힘이 이달 초 고발을 취소했기에 송 전 대표로서는 더욱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송 전 대표는 12월 1일 출국해 약 7개월 동안 프랑스 파리 그랑제콜(파리경영대학원) 방문연구교수로 머물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공직선거법 공소시효가 끝날 때까지 송 전 대표 또한 발이 묶인 상황이다. 이 전 부총장은 송 전 대표의 측근 인사로도 알려져 있다. 

다음은 관련 주요 일지.

[03-04] 시민일보 : 이정근, 불법자금 수수 의혹 보도
[08-18] 서울지검 반부패수사2부 : 이정근 주거지 및 사무실 압색
[08-24] 반부패수사2부 : 사업가 박○○ 소환 조사(1차)
[09-02] 서울지검 공공수사2부 : 이정근 소환 조사
[09-08] 공공수사2부 : 이정근 불구속기소(선거법 위반)
[09-14] 반부패수사2부 : 사업가 박○○ 소환 조사(2차)
[09-16] 반부패수사2부 : 사업가 박○○ 소환 조사(3차)
[09-23] 반부패수사2부 : 이정근 소환 조사
[09-27] 반부패수사2부 : 이정근 구속영장 청구
[09-30] 서울중앙지법 : 이정근 구속영장 발부
[10-00] 반부패수사2부 : 이정근 추가 압수수색
[10-13] 반부패수사2부 : 이정근 변호인 외 접견 제한 조치
[10-18] 서울중앙지법 : 이정근 선거법 위반 혐의 1차 공판
[10-19] 반부패수사2부 : 이정근 구속기소(알선수재 및 정치자금법 위반)
[11-16] 반부패수사2부 : 노웅래 국회 사무실 1차 압수수색
[11-17] 반부패수사2부 : 노웅래 자택 압수수색
[11-21] 서울경찰청 : 송영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송치
[11-23] 반부패수사2부 : 이정근-노영민 취업 청탁 의혹, 국토부·CJ 계열사 압수수색
[11-24] 반부패수사2부 : 노웅래 국회 사무실 2차 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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