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17일 대전 석봉초등학교 강당에서 마당극패 우금치 기후위기 기획 공연 ‘라스트 생존게임’이 열렸다.
ⓒ 에너지전환해유	관련사진보기

 
지구별에는 나무 한 그루가 위태롭게 자리 잡고 있었고, 한 할머니가 가느다란 두 손을 연신 빌면서 나무 앞에서 기도를 했다. "우리가 지구에서 계속 살 수 있게 해주세요."

지난 17일 대전 석봉초등학교 강당에서 열린 마당극패 우금치 기후위기 기획 공연 '라스트 생존게임' 한 장면이다.

이날 공연은 한국에너지공단, 대전충남녹색연합, 에너지전환해유 사회적협동조합, 대덕구가 주최 및 주관했다.

기후위기를 주제로 공연을 펼치는 이들은 '마당극패 우금치'로, 우리나라 탈놀이, 판소리와 같이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통연희를 이어받아 공연을 통해 한국을 알리는 대전의 대표 극단이다.   

대전충남녹색연합, 에너지전환해유 사회적협동조합과 마당극패 우금치가 공동으로 기획해 제작한 '라스트 생존게임'은 가까운 미래 우리가 당면할 수 있는 가상의 현실을 기반으로, 에너지 전환의 필요성과 함께 기후위기 시대에서의 삶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는 내용을 중점으로 한 마당극 공연이다.

이날 석봉초 강당을 무대로 펼쳐진 마당극 '라스트 생존게임'의 열기는 넷플릭스에서 최근 방영되었던 '오징어게임'의 열풍 못지않았다.
 

큰사진보기
▲  이날 석봉초 강당을 무대로 펼쳐진 마당극 ‘라스트 생존게임’의 열기는 넷플릭스에서 최근 방영되었던 ‘오징어게임’의 열풍 못지않았다.
ⓒ 에너지전환해유	관련사진보기

 
대량생산, 대량소비를 부추기는 사회 구조 안에서 '돈'을 최고라 외치는 사람들의 모습을 풍자한 모습부터 시작해, 점점 생명력을 잃어가는 사람들 나아가 지구의 모습이 배우들의 연기와 음악 등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되었다.

나아가 기후위기 시대에서 셀 수 없이 많은 전염병이 도사리고, 많은 산들에서 불이 계속해서 번지고 태풍이 많은 땅들을 습격하는 모습 그리고 불안과 공포에 떠는 사람들의 모습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기후재난을 여실히 보여준 이날 공연이 어린이들의 눈에는 어떻게 와닿았을까.

석봉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은 "할머니가 우시는 모습을 보는데 슬펐다"는 말을 꺼내기도 하고, "더 늦기 전에 지금 행동해야 한다는 말을 하는 마지막 장면이 감동적이었다"는 소감을 이야기했다.

또한 고학년 학생들은 이렇게 말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어요. 저희가 눈으로 본 모습이 저희가 살아가야 할 미래인 거잖아요."

"마지막 대사가 와 닿아요. 기회는 많이 있는 게 아니라고, 지구에서 우리가 살 수 있으려면 지금 '행동'해야 한다는 말이요."

대전석봉초등학교 성낙훈 교장은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감염병과 자연재해가 기후위기와 연관된 사실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며 "오늘 연극이 어린이들에게 지구를 지키기 위한 실천을 고민해보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문성호 대표는 "대전 지역의 많은 학교에서 기후위기를 주제로 한 연극이 열리길 바란다"며 "일방적인 강의식 교육에서 벗어나서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살아있는 교육방식을 많은 학교에서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에너지전환해유 사회적협동조합 양흥모 이사장은 "이번 공연은 전국 최초 에너지전환 마당극으로서의 의미가 있다"며 "탄소중립, 기후위기를 문화예술로 풀어낸 이번 사례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길 바란다"며 포부를 밝혔다.
 

▲ '라스트 생존게임' 한 장면 이날 석봉초 강당을 무대로 펼쳐진 마당극 ‘라스트 생존게임’의 열기는 넷플릭스에서 최근 방영되었던 ‘오징어게임’의 열풍 못지않았다.
ⓒ 에너지전환해유	관련영상보기

 

▲ '라스트 생존게임' 한 장면 자본주의 사회구조 안에서 '돈'을 최고로 여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풍자하는 장면이다. '사다리'의 꼭대기에 오르려 발버둥치는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 에너지전환해유	관련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