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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감학원 피해자 배명기(73세)씨
 선감학원 피해자 배명기(73세)씨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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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사, 구타 등으로 사망한 어린 시신을 선감묘역(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 산 37-1)에 암매장했다는 선감학원 피해자들의 진술을 입증하는 유해와 유품이 발견됐다.

선감묘역은 소년 강제 수용소로 알려진 선감학원 입소 아동 유해가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지난 2016년 8~9세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고 허일동씨의 유해가 발굴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아래 진화위)가 지난 26일부터 진행한 선감묘역 시굴 작업에서 1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치아 등이 발견됐다. 시굴 마지막 날인 29일까지 봉분 5개를 발굴했고, 5봉분 모두에서 치아 등이 나왔다.

하지만 뼛조각은 발견되지 않았다. 산성 토양이고 습기가 많아 뼈가 보존되기 어렵다는 게 발굴 책임 조사원인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 설명이다.

박 교수는 29일 <오마이뉴스>에 "어린아이들 뼈라 삭는 속도가 빠르다. 또 산성이고 습기가 많아 토질 자체가 뼈를 보존하기에 좋지 않다"며 "치아 크기 등으로 볼 때 묻힌 이는 10대 초반 정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화위 등에 따르면 지금까지 발굴된 유해와 유품은 당시 선감학원 원생의 것으로 보이는 치아 70여 개와 철제 단추 4개, 백색 플라스틱 사혈 단추(구멍 4개) 2개다.

선감학원 피해자들을 통해 확인한 결과, 봉분에서 발굴된 단추는 선감학원 수용 당시 입었던 원생들의 옷에 달린 단추였다. 이들 유해와 유품에 대한 인류학적 감식을 통해 성별, 나이, 사망 시점 등을 확인하게 된다는 게 진화위 설명이다.

"내가 묻은 원생만 해도 3~4명"
 
선감묘역에서 발견된 치아
 선감묘역에서 발견된 치아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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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에서 발견된 치아(위)와 단추, 노란 깃발이 발견 장소
 무덤에서 발견된 치아(위)와 단추, 노란 깃발이 발견 장소
ⓒ 진실화해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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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 마지막 날인 29일 선감학원 피해자 여러 명이 선감묘역을 찾았다. 지난 1960년대 초 4년여간 선감학원에 수용됐던 배명기(73)씨는 발굴이 완료된 봉분을 가리키며 "이 근처에 내가 직접 묻은 원생만 3~4명"이라며 "발굴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찡하다"라고 전했다.

그는 "대부분 바다에 빠져 죽었는데 시신이 온전하면 당가(담가)에 실어 이곳에 묻었고, 온전치 못해 이동이 어려우면 선감학원 근처 야산에 묻었다"라고 증언했다.

김영배 경기도선감학원아동피해대책협의회 회장은 "많은 아이가 암매장 당했다고 계속 주장했고, 이번에 그게 확인된 것"이라며 "진작에 해야 했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그래도 많이 온 것(이루어 진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진화위가 선감묘역 시굴에 돌입한 이유는, 익사, 병사, 구타 등으로 사망한 어린 시신을 선감묘역에 묻었다는 피해자들의 진술이 있어서다.

정근식 진화위 위원장은 지난 26일 시굴에 앞선 개토제에서 "공식 기록에는 24명의 사망자가 있던 것으로 나타났지만 생존자 증언에 따르면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고, 상당수가 이곳을 탈출하다 파도에 휩쓸려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이 차이를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라고 밝혔다.

선감학원은 지난 1942년부터 1982년까지 경기도 안산 선감도에 있었던 소년 강제 수용소다. 40여 년 동안 수많은 소년이 끌려가 강제노동과 구타, 굶주림 등의 인권유린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화위는 지난 2021년 5월부터 선감학원 피해 사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오는 10월 중 시굴 결과와 함께 진실규명 결정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발굴한 치아에서 흙을 제거하는 모습
 발굴한 치아에서 흙을 제거하는 모습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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