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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지역의 이상 고온 현상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유럽 지역의 이상 고온 현상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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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폭염이 덮친 유럽 국가들이 최고 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영국 기상청은 19일(현지시각) 동부 코닝스비 지역의 기온이 40.3도를 기록하며 이전 최고 기온이었던 2019년 38.7도를 넘었다고 발표했다. 이날 영국에서는 29개 지역이 이 기온을 넘어섰다. 

런던 인근의 루턴 공항은 높은 기온으로 활주로 일부가 녹아내리면서 한동안 폐쇄됐고, 기찻길 레일이 휘어지거나 고압 전력선이 고장나면서 열차 운행이 취소 및 지연됐다.

활주로 녹고 레일 휘어져... 산불 피해까지

재택근무가 증가했으나 일부 직장인들은 냉방 시설이 있는 사무실에 일부러 출근하기도 했다. 영국 BBC 방송은 "영국의 상당수 가정과 중소기업, 공공기관 건물에는 에어컨이 없다"라며 "이는 최근의 폭염이 얼마나 이례적인지 보여준다"라고 전했다.

독일 기상청도 이날 39.3도로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했으며, 20~21일 일부 지역에서는 40도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경을 맞댄 네덜란드도 39도를 기록했다. 

프랑스와 스페인, 포르투갈은 폭염에다가 대규모 산불까지 겹치면서 피해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프랑스 기상청에 따르면 64개 지역에서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여기에 산불로 인해 3만 명이 넘는 사람이 대피했으며, 와인 산지로 유명한 지롱드에서는 산불로 2만 헥타르(200㎢)에 달하는 임야가 불에 탔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는 최근 며칠간 폭염과 산불로 인해 1천 명 넘게 숨지기도 했다. 이날 포르투갈 북부 무르사 지역에서는 70대 노부부가 산불을 피하려다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원인은 기후변화... 전문가들 "더 심각해질 것"
 
유럽 지역의 폭염 및 산불 피해를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유럽 지역의 폭염 및 산불 피해를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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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온난한 기후로 유명한 스페인은 지난주 45.7도로 최고 기온을 기록했으며, 바로 옆에 있는 포르투갈은 47도를 기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현재까지 유럽 21개국이 폭염에 따른 비상경보를 발령했다. 각국 정부는 폭염이 다음 주 중반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시민들에게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폭염의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꼽았으며,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기상청의 수석 연구원 스티븐 벨처는 "인간이 주도하는 기후변화가 아니고서는 이 정도의 이상 고온은 설명하기 어렵다"라며 "탄소 배출에 대한 중대한 대책이 없다면 앞으로 3년마다 이런 폭염이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기상기구(WMO) 페테리 탈라스 사무총장도 기자회견을 열어 "기후변화로 인해 폭염이 갈수록 빈번해지고 있다"라며 "미래에는 더 극한적인 기후를 보게 될 것이고, 지금의 폭염이 일반적으로 여겨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폭염은 코로나19처럼 노약자와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더 위험하다"라며 "이번 폭염이 유럽 각국 정부가 기후변화 대응에 더 노력하도록 만드는 경종(wake-up call)이 되기를 바한다"라고 덧붙였다.

태그:#유럽 폭염, #기후변화, #세계기상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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