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다나카 유운의  작품 '서시'
 다나카 유운의 작품 "서시"
ⓒ 다나카 유운

관련사진보기


포운장(抱雲莊)은 서예가 다나카 유운(田中佑雲, 1957-2018)씨가 일본 도치기현 도치기시에 있는 자택에 마련한 작은 서예교실 이름이다. 마흔여덟에 한글 공부를 시작한 이후 그는 예순한 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13년 동안을 신들린 듯 '한글 서예 작품'을 써내려갔다. 그리고 예순둘의 나이를 코앞에 둔 12월 13일(2018년), 구름을 감싸안은 집 포운장에서 조용히 삶을 마감했다.

한글을 사랑하고(한글 서예), 한국인을 사랑하고(윤동주 시인 등), 한국을 사랑(인생 말년을 한국으로 이주해 살기를 꿈꿨던) 일본인 서예가 고 다나카 유운씨의 4주기를 맞아 지난 25일, 인천관동갤러리(관장 도다 이쿠코)에서 '구름의 길, 바람의 길 –윤동주를 사랑한 서예가 다나카 유운 작품전' 전시회 개막식 겸 조촐한 추모회가 열렸다.  

개막식 인사에서 김우종(전 덕성여대 교수) 창작산맥 대표는 "다나카 유운 작가의 예술 세계는 일반 서예가들과 달리 보아야 한다"라며 "그의 심연 속에는 일본이 침략전쟁의 가해자라는 의식이 짙게 깔려있으며 그런 그의 죄의식은 반성과 참회의 모습으로 작품에 녹아들어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일본이 일으킨 세계 2차대전 등 전쟁으로 얼룩졌던 역사를 철저히 반성하고 그 바탕 위에 사랑과 평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하는 강한 의지를 서예 작품을 통해 보여주었으며 그 중심에 윤동주 시인을 둔 존경스러운 작가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윤동주 시인의 조카인 윤인석 전 성균관대 교수는 "다나카 유운 선생은 조용히 그러나 기어코 돌담을 기어오르는 담쟁이처럼, 길섶의 작은 민들레 홀씨가 온 세상에 번져 나가듯 그렇게 청아한 모습으로 작품에 몰두한 삶을 살다간 작가라고 생각된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윤동주 시인의 작품을 한글 서예로 남긴 선생을 생전에 뵙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 다나카 유운 선생의 작품전을 통해 얼어붙었던 한·일 사이 우호를 다시 회복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면서 "코로나19가 끝난다면 그가 작품 활동을 했던 도치기시의 포운장과 그의 무덤에도 찾아가 헌화하고 싶다"고 했다.

고인의 삼십년지기인 이데이 히로시 일본 사노시민문화진흥사업단 사무국장은 영상 인사로 "다나카 유운씨는 윤동주 시인을 알고부터 급속히 한국에 대한 동경을 품은 것 같다"라며 "그는 말년에 한국으로 이주하여 살고 싶다고 종종 나에게 고백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번은 자신의 구순 노모에게 이러한 꿈을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그때 노모께서 자신을 두고 '한국행을 선택하면 죽어버리겠다'라고 해 노모가 97살로 숨지기까지 극진히 모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고인은) 노모 사후에 그토록 그리던 한국 이주의 꿈은 끝내 이루지 못했다. 아마도 그의 영혼은 지금쯤 한국과 일본을 자유롭게 왕래하고 있을 것"이라며 한국에서 다나카 유운씨의 작품전을 여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야나기하라 야스코 시인 윤동주를 기념하는 릿쿄 모임 대표는 영상편지에서 "한국분들께서 다나카 유운 작품전을 연다는 소식을 듣고 눈물이 날뻔했다. 개막식에 직접 참석은 못하지만 설레이는 마음으로 축하드린다. 성공적인 전시회가 되길 빈다"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유시경(오사카 가와구치 성공회 신부), 니노미야 사토시(배우) 등도 영상편지를 통해 이날 다나카 유운 작품전 개막식을 축하했다.

2부에서는 다나카 유운씨가 평소 사랑하던 시를 일본인(영상 낭독)과 한국인 시인들의 육성으로 들었다. 참석자들은 이육사의 '교목'(한기만), 이육사 '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 (허선주), 이바라기 노리코의 '새겨보기'(민아리), 이시무레 미치코 '하이쿠 2구(句)(심원섭), 송몽규의 '하늘과 더불어'(허봉희), 이추림의 '바람처럼'(이윤옥), 윤동주의 '서시'(한의진) 등의 낭독을 들으며 다나카 유운씨의 한국 사랑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인천관동갤러리에서 열린 다나카 유운 작품전 개막식 겸 추모회 모습
  인천관동갤러리에서 열린 다나카 유운 작품전 개막식 겸 추모회 모습
ⓒ 이윤옥

관련사진보기

  
작품에 몰두하고 있는 생전의 다나카 유운  서예가
 작품에 몰두하고 있는 생전의 다나카 유운 서예가
ⓒ 이윤옥

관련사진보기

        
인천관동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다나카 유운 작품전 개막식 겸 추모회를 마치고 찍은 사진
 인천관동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다나카 유운 작품전 개막식 겸 추모회를 마치고 찍은 사진
ⓒ 이윤옥

관련사진보기

 
다나카 유운 작품전
 다나카 유운 작품전
ⓒ 이윤옥

관련사진보기

 

[전시 안내]

때 : 2022년 6월 24일(금)∼7월 24일(일)
곳 : 인천관동갤러리(인천시 중구 신포로 31번길 38)
개관 : 매주 금, 토, 일요일 아침 10시부터 저녁 6시
연락처 : 032-766-8660
gwandong14@gmail.com

[병행 행사 안내]

*7월 2일(토) 15시~17시
다큐멘터리 영화『타카하라(高原)』 상영 및 감독과의 대화
「일본 유학 시대의 윤동주 시」
손장희 감독+고재봉(인하대 강사)

*7월 9일(토) 15시~17시
다큐멘터리 영화 『타카하라(高原)』상영 및 감독과의 대화
「윤동주와 송몽규가 걸었던 교토 거리」
손장희 감독+류명수(UN평화대 대학원생)

*7월 16일(토) 15시~17시 : 특별 강연
「다나카 유운이 사랑한 일본 시인들과 사상가들」 도다 이쿠코(작가)
「윤동주가 읽었던 한∙일 시인들」 심원섭(전 독쿄(獨協)대 교수)

*7월 23일(토) 15시~17시
다큐멘터리 영화 『타카하라(高原)』 상영 및 감독과의 대화
「윤동주와 송몽규가 걸었던 교토 거리」 손장희 감독+류명수
 

덧붙이는 글 | 우리문화신문에도 보냈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문학박사. 시인.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 한국외대 외국어연수평가원 교수, 일본 와세다대학 객원연구원, 국립국어원 국어순화위원,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냄 저서 《사쿠라 훈민정음》, 《오염된국어사전》, 여성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시집《서간도에 들꽃 피다 》전 10권, 《인물로 보는 여성독립운동사》외 다수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