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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모든 학교에서 정상 등교가 이뤄진 2일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전국 모든 학교에서 정상 등교가 이뤄진 2일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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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초부터 전면 등교 수업이 시작되면서, 선생님들은 오랫동안 지속된 원격수업으로 그동안 못했던 학생들 상황 파악과 인성교육을 하며 하루 하루를 바쁘게 보냈다. 그러나 걷잡을 수 없이 폭발한 확진자 수와 그에 따른 보고 및 안내, 증빙서 수합, 주 2회 자가 진단 키트 배부 및 사용 권장은 선생님들을 정신 차릴 수 없게 했었다. 일부 학교에선 교사 확진이 늘어나면서 교장 선생님까지도 수업에 들어갈 정도였다. 정말 한계 상황의 연속이었다.

다행히 매일 한 반에 서너 명씩 발생하던 확진자도 4월 말에 들어선 뒤 한 학년에 두세 명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다 드디어 오늘(5월 3일) 내가 맡은 2학년에는 확진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학교 전체로도 두 명뿐이다. 군데군데 이가 빠진 듯 비어있던 자리도 이젠 없다. 근 두 달 만이었다. 힘들었던 만큼 결국 이겨냈다는 감격스러움이 선생님들이나 학생들의 얼굴에서 느껴졌다. 나 역시 그랬다.

방역지침 바뀔 때마다 인근 학교 눈치 보는 학교들

그런 감격과 기대로 모처럼 활기찬 수업을 하고 나오는데 한 무리의 아이들이 따라 나오며 약간은 상기된 얼굴로 물었다.

"선생님, 코로나 끝나면 2학기에는 주제별 체험학습(수학여행) 가죠?"
"아니, 올해는 예약을 못 해서 못 가."
"왜요? 우리는 코로나 때문에 작년에도 아무것도 못했어요. 이제 끝났는데 왜 안 가요? 가요! 가요! 제발요 선생님!"

  
주변에 있던 아이들까지 합세해 나를 몰아세웠다. 복도에서 체험 학습을 가려면 희망 조사, 교통, 숙박 등 안전 답사, 프로그램 짜기 등 많은 준비가 필요함을 이야기하는 것도 아닌 듯해서 "생각해 보자"라고 둘러대고 도망치듯 교무실로 들어왔다.

그런 나를 보고 한 담임선생님이 자기 반에서도 아이들이 체험학습 가자고 했다며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아이들의 마음 속에서 이제 뭔가 터져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일부 선생님들은 지금부터라도 준비해서 가자고 했다. 하지만 대다수 선생님들은 아이들 마음은 알지만 체험학습을 가려면 이미 짜서 실행하고 있는 교육계획은 또 어떻게 바꾸냐고, 무엇보다 코로나19가 그때 끝난다는 보장도 할 수 없다며, 현실적으로 체험학습 가는 건 무리라고 했다. 모두 맞는 말이었다.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어떻게 코로나19 이후를 준비해야 할까'란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했다.
 
실외 체육수업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2일 서울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체육활동을 하고 있다.
 실외 체육수업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2일 서울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체육활동을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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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9일, '5월 2일부터는 실외에선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방역 당국의 발표가 나온 뒤 학교에서는 어떻게 할지를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담당부장은 아직 교육부에서 학교 방역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우리 학교의 방역 지침을 결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익숙한 장면이었다.

사회 방역 지침과 학교 방역 지침은 매번 금요일과 다음 주 월요일이라는 시차를 두고 발표되곤 했었다. 어떨 때는 학교 방역 지침이 주중반에 나오거나 아예 나오지 않은 적도 있었다. 그럴 때 학교는 당장 월요일부터 어떻게 할지 자율적으로 정하지 못하고 서로 눈치를 보다가 인근 학교가 하는 대로 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이번에도 그러려나 싶었다. 그때 교감선생님이 말했다.

"안 그래도 실외 마스크 착용에 대해 보건 선생님과 학생부장님과 상의를 했는데... 사회 지침을 우리 학교에 그대로 적용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해요.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다가 건물 안으로 들어오는 것도 그렇고, 체육 시간도 그렇고... 그래서 보건 선생님은 교문 안쪽으로는 모두 실내로 보고, 교내에선 마스크 착용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어요."
  
속으로 그럼 그대로 하면 되겠네 하는데, 교감선생님이 아직 지침이 나오지 않았으니 좀 기다려 보자고 했다. 위기 상황 속 현장의 판단과 실행은 무엇보다 중요한데 뭔가 명확하게 결정이 안 되어서 답답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의 요구를 고려해 교육계획을 바꿔 주제별 체험 학습을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도 다른 학교가 하느냐 안 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듯싶었다. 무엇이 학교를 이렇게 수동적으로 만들었을까?

교육부의 방역 지침이 내려오길 기다리다 학교는 결국 오후 늦게 '교문 안쪽에서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 단, 체육 시간은 체육 선생님의 판단에 따른다'는 결정 사항을 학생들에게 안내하고 가정통신문을 보냈다.

학생들은 코로나19를 준비하고 있는데...

2일과 3일, 우리 학교 아이들은 모두 마스크를 쓰고 등교했다. 호기심에 교문 밖까지 나가 봤지만 마스크를 벗고 있는 아이들은 찾을 수 없었다. 운동장에서 배구하는 아이들을 봤더니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체육선생님에게 물어보니 그리 격한 운동이 아니어서 마스크를 써도 숨 쉬는 데 문제가 없고, 무엇보다 아직은 좀 불안해서 쓰라고 했다고 했다.

다른 선생님들 역시 아직은 불안해서 밖에서도 마스크를 쓴다고 했다. 적어도 내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는 실외 마스크 허용이라는 새 지침에 따른 변화는 느낄 수 없다. 학교라는 곳이 밀집 공간이고, 실외와 실내가 명확히 구분되는 곳이 아니다 보니 마스크를 벗는 데 주저하는 것 같다.

그러나 마스크를 쓰지 않는 이후에 대한 학생들의 기대는 학교의 준비보다 훨씬 앞서고 있다. 교육부에서는 매번 학교의 자율적 판단을 이야기하지만 학교는 방역 지침이 내려오기만을 기다린다. 이런 모습을 보면, 일선 학교의 역량이 과연 자율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상태인지 모르겠다.

학생들은 나와 다른 사람의 안전을 위해 마스크 쓰기를 계속하면서도 조만간 찾아올 코로나19 이후를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학생들의 현명한 요구에 맞게 학교는 지금부터라도 다른 학교 눈치 보지 말고 미리미리 점검하고 준비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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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소재 중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교사입니다. 또 학교에 근무하며 생각하고 느낀 바를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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