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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재처리실험저지30km연대는 체르노빌 핵사고 36주년을 맞은 26일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는 원전강국 공약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핵재처리실험저지30km연대는 체르노빌 핵사고 36주년을 맞은 26일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는 원전강국 공약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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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 핵발전소 폭발사고 36주기를 맞아 대전지역단체들이 '원전강국' 공약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핵재처리실험저지30km연대는 26일 오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구의 안전을 위해 핵발전은 절대 안 된다"며 "윤석열 정부는 '원전강국' 공약을 철회하고, 탈핵을 향한 걸음을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체르노빌 핵사고는 1986년 4월 26일 오전 1시 24분, 당시 소비에트 연방, 현재는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국경 근처의 체르노빌 핵발전소에서 일어났다. 전력통제 시스템을 시험하던 중 원자로가 폭발한 것.

이 사고로 원자로 덮개와 천장이 날아갔고, 열흘 동안 화재가 이어졌으며, 플루토늄, 세슘, 스트론튬 같은 방사성 물질이 최소 10톤 이상 누출됐다. 이는 세계 핵 참사 중 가장 심각한 7등급에 해당하는 사고로,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400배가 넘는 규모다.

이러한 세계 최대 핵사고 발생 36주년을 맞아 대전지역단체들이 기자회견에 나선 것은 새롭게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원전강국'을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체르노빌 핵사고 40년이 다 되어 가지만 반경 30km 이내 지역은 여전히 사람이 살 수 없는 죽음의 땅이 됐다"며 "석관 안에는 약 4톤 이상의 방사성 물질이 그대로 남아 있고, 2년 전 핵발전소 인근에서 일어난 산불로 평소보다 16배 이상 높은 방사능 수치가 측정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으로 아슬아슬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처럼 체르노빌의 방사성 물질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는 한 자연재해나 전쟁에 의한 핵참사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그런데도 새롭게 탄생한 윤석열 정부는 탈원전 폐지와 원전 강국을 공약했다. 이제 신규핵발전소 재개와 노후원전 수명 연장이 시도되고, 위험천만한 핵 수출도 늘어날 것"이라며 "소위 '원전 생태계'를 살리겠다며 우리나라 뿐 아니라 지구 생태계를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지구 생태계, 지구의 안전을 위해서는 핵은 절대로 안 된다. 체르노빌 핵 참사가 보여주는 바, 한 번이라도 참사가 일어나면 절대 끝나지 않는다, 절대 되돌릴 수 없다"며 "더 이상 어리석은 되풀이를 하지 말아야 한다. '원전강국' 정책은 당장 철회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끝으로 "과학기술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주장도 이제는 그만해야 한다. 이미 체르노빌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지금이라도 탈핵을 위한 걸음을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핵재처리실험저지30km연대는 체르노빌 핵사고 36주년을 맞은 26일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는 원전강국 공약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핵재처리실험저지30km연대는 체르노빌 핵사고 36주년을 맞은 26일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는 원전강국 공약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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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언에 나선 문성호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세운 '탈원전 로드맵'에 따르더라도 2084년이나 되어야 한국은 탈원전 국가가 될 예정인데, 윤석열 당선자는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원전 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대한민국의 안전과 평화가 크게 위협 받게 됐다"며 "탐욕에 눈 먼 5년짜리 권력과 자본들에게는 국민의 생명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핵발전은 결코 깨끗하지도 안전하지도 값이 싸지도 않은 죽음의 에너지다. 꺼지지 않는 죽음의 방사능 물질을 10만 년 이상 보관할 방법도 없다"며 "이처럼 위험천만한 물질을 계속 생산하겠다는 것은 국민 모두를 죽음의 구덩이로 처넣겠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 핵발전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참석자들은 "안전한 핵은 없다. 모든 핵을 폐기하라", "100만 년 고준위핵폐기물 답 없다. 핵발전을 중단하라", "원자력진흥법 폐지하고 탈핵 시대로 나아가자"는 등의 구호를 외친 뒤 기자회견을 마쳤다.

태그:#체르노빌, #탈원전, #원전강국, #윤석열정부, #30KM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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