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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시인의 <폭포>에는 "곧은 소리는 곧은 소리를 부른다"라는 구절이 있다. 이 구절에 대한 해석은 물론 사람마다 다를것이다. 하지만 나는 '곧은 소리 즉, 바른 소리는 수 많은 곧은 소리를 부르게 되고, 이렇게 모인 곧은 소리는 우리사회를 성숙하게 만들 것이라고 본다.

최근 논란이 된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시위'에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그들의 시위가 비문명적 시위라고 비난하고 있다. 또한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비난하는 걸 넘어 혐오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그들을 혐오하기 이전에 그들의 어려움을 이해하려는 노력, 공감의 과정을 거쳐봤을까? 이 글은 이러한 고민에서 시작했다. 

나도 그들의 시위방식에 대해 문제를 지적하는 비판에 부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그들에게 맹목적인 비난을 퍼붙기 이전에, 우리 사회는 그들이 겪고있는 어려움과 힘듦에 공감하려는 노력을 가졌어야 한다. 고민정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휠체어 출근 체험을 통해 장애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공감해보려는 노력을 할 때, 이준석 대표는 "평소에 지하철부터 이용해야..."라고 비꼬았다.

나는 지극히 평범한 일반 시민이다. 평소에 지하철 혹은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하며, 친구들을 만나러 다닌다. 그래서 나는 고민했다. 어떻게 하면 장애인들이 겪고있는 어려움에 조금이라도 공감 해볼 수 있을까. 그 결과로 나는 직접 휠체어를 타고 시내를 다녀보기로 했다. 
 
휠체어를 타고 버스 탑승을 시도했다는 내용이 본문중 있습니다. 그 부분에 사진을 첨부하고 싶습니다
▲ 휠체어타고 버스 탑승을 시도하다 휠체어를 타고 버스 탑승을 시도했다는 내용이 본문중 있습니다. 그 부분에 사진을 첨부하고 싶습니다
ⓒ 남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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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를 타고 처음으로 대로변에 나갔을때는 휠체어 조종의 미성숙함 때문이였는지, 대로를 다니는 자동차들이 두렵기만 했다. 조종을 잘 못해 '실수로 차도로 나가면 어떡하지'라는 두려움이 있었고, 약간의 오르막길만 봐도 무서웠다. 울퉁불퉁한 길은 나의 팔을 더 저리게 했고, 특히 내리막길에서는 내가 넘어지는 것보다 속도제어를 못해 다른 시민들을 다치게 할까봐 걱정됐다. 비장애인에게는 일상이, 장애인들에게는 어려움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휠체어에 몸을 싣고, 버스를 탑승해보려 했다. 전장연이 장애인 이동권을 주장하고 있기에 나의 휠체어 체험의 궁극적 목적도 대중교통의 탑승이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휠체어로 버스를 탑승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나를 지나쳤던 모든 버스는 저상버스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계단이 있는 버스였기 때문에, 버스의 기사님들이 나를 태우고 싶어도 구조적으로 불가능했다. 그 순간 나는 전장연의 시위에 대해 깊은 공감을 했다. 그들이 지금까지 얼마나 힘들었으면 지하철역에 나와서 시위를 할까라는 생각을 하게됐다.
휠체어 체험을 위해 휠체어를 대여하고 처음으로 대로에 나간 순간입니다
▲ 휠체어를 타고 처음 대로에 나가다. 휠체어 체험을 위해 휠체어를 대여하고 처음으로 대로에 나간 순간입니다
ⓒ 남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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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에 시위에 불편함을 느낀 시민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마음은 공감한다. 하지만, 그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받지 않은 시민들, 정치인들은 그들에 대한 비난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준석 대표는 차기 집권여당의 대표이다. 그만큼 영향력이 있는 자리에 있다. 정치인은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이다. 장애인도 국민이고 비장애인도 국민이다. 장애인 시위를 비문명적 시위라고 비난하는 것 이전에 당 대표로서 그들의 아픔, 힘듦에 공감하는것이 우선일 것이다. 

장애인들이 겪었던 힘듦과 고난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의 시위가 있었을 것이다. 나는 이러한 그들의 아픔에 공감해보고자 휠체어 체험을 해봤다. 이러한 공감이 우리 사회를 곧은 사회로 만들기 위한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러한 공감이 모이고 모여 곧은 소리를 만들면, 우리 사회는 한층 더 성숙해진 시민사회가 될 것이다.

태그:#전장연 시위, #전장연, #휠체어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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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기자 남윤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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