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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1일 열린 512차 수요평화촛불에서 발언하고 있는 이진호 평화통일시민행동 대표. 이날 수요평화촛불은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1인 기자회견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2021년 9월 1일 열린 512차 수요평화촛불에서 발언하고 있는 이진호 평화통일시민행동 대표. 이날 수요평화촛불은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1인 기자회견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 평화통일시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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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임기 마지막 해인 2022년의 국방예산이 발표되었다. 무려 55조 2000억 원. 올해보다 4.5% 증가한 규모다. 2017년 40조 3000억 원으로 시작한 국방비는 문재인 정부 5년만에 무려 15조 원이 늘어났다. 5년 동안 37%가 증가한 규모다.

장병들의 월급을 올려주고 생활개선을 위해 국방예산을 늘린다면 기꺼이 환영한다. 하지만 국방비 55조 2000억 중 첨단무기를 사들이는 데 쓰이는 방위력개선비가 17조 3000억 원가량 책정되었고 이는 한반도평화 구축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

평화구축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상대를 제압하여 만들어지는 '힘의 의한 평화'와 '신뢰와 공존을 바탕으로 한 평화'. 문재인 정부가 집권 내내 갔던 길이 '힘에 의한 평화'다.

그러나 분단으로 인해 남과 북이 첨예한 군사적 대결을 이루고 있고 세계 최강의 무기를 갖춘 강대국들에 둘러싸인 이곳 한반도에서 상대를 무찌르는 무기를 더 많이 쌓아놓는다고 해서 평화는 절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더욱이 문재인 정부는 2018년 판문점에서, 평양에서, 백두산에 올라 북측의 지도자와 손 맞잡고 평화와 공존, 번영을 약속했던 당사자 아니었던가.

문재인 정부의 국방예산이 발표되고 난 다음날인 9월 1일, 평화통일시민행동은 시민들의 퇴근 시간인 저녁 7시 보신각 앞에서 '역대급 군비증강 문재인 정부 규탄 1인 기자회견'을 열었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보신각 앞을 지나가는 많은 시민들이 발길을 멈추고 평화통일시민행동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여 주셨다.

이진호 평화통일시민행동 대표는 "정부는 기어이 경항공모함을 만들겠다고 한다. 항공모함은 군 작전상 넓은 해역에서 제공권을 장악하기 위한 군사력이다. 이 작은 한반도에서 우리가 항공모함이 무슨 필요가 있는가? 대북용이 아니라면 우리가 먼바다에 나가서 스텔스전투기를 탑재한 항공모함을 동원하여 작전을 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이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의 중국 때리기가 날로 심해지고 태평양 곳곳을 누비며 중국을 견제하는 군사훈련을 하는 상황에서 한미동맹만을 신성시하는 한국정부는 동중국해나 남중국해에서 미중간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게 되었을 때 즉각 휘말리게 될 것이다"라며 경항공모함 도입을 비판했다.

또한 "대북 감시를 위한 초소형 위성개발착수에 112억 원, 3000톤급 잠수함 4210억 원, 장사정포 요격체계 189억 원 등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모두 북한을 대상으로 한 무기체계들이다. 문재인 정부는 얼마 전 남북통신선연결 복원으로 어렵게 만들어진 남북관계 개선의 기회를 한미연합군사연습으로 날려버리더니 대북공격용 첨단무기 배치 계획을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북 상호 간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단하고 군축 논의를 시작하기로 한 3년 전의 9.19 군사합의 서명이 이루어질 당시 뒤에서 환하게 웃고 있던 문재인 대통령을 기억하고 있다. 그 웃음이, 대중 앞에서 평화를 약속한 수많은 연설들이 민망하지는 않는가?"라며 문재인 정부를 규탄했다.
 
2021년 9월 1일 열린 512차 수요평화촛불에 참가하여 1인시위를 벌이고 있는 이승헌 참가자(좌)와 황남순 평화통일시민행동 사무국장(우)
 2021년 9월 1일 열린 512차 수요평화촛불에 참가하여 1인시위를 벌이고 있는 이승헌 참가자(좌)와 황남순 평화통일시민행동 사무국장(우)
ⓒ 평화통일시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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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0일부터 9월 1일까지 동해상에서 실시된 한영 연합훈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평화통일시민행동 사무국장인 필자는 1인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발언한 바 있다.

"영국의 항공모함 퀸엘리자베스호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 일본과 연합군사훈련을 실시한 후 동해로 들어왔다. 이 훈련에는 한국의 수송함과 잠수함이 동원되었으며 퀸엘리자베스호에는 영국과 미국의 F-35B 18대가 탑재되어 있다. 국방부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의 탐색구조훈련과 해상기동전술 훈련을 한다고 밝혔지만 스텔스전투기를 탑재한 항공모함과 무슨 탐색구조 훈련을 한다는 것인가? 영국의 항공모함이 굳이 인도태평양 지역까지 와서 한미일과 군사연습을 하는 이유는 미국의 대중국포위압박에 함께 하기 위해서이다. 문재인 정부는 한미동맹을 앞세워 미국의 대중국포위압박에 앞장서며 한반도의 평화를 희생시키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세 번의 남북정상회담을 해놓고도 남북관계가 파탄지경에까지 이르게 한 원인 중에 하나가 북한을 향한 역대급 군비증강이라고 생각한다. 세계 6위의 군사력을 자랑하지만 이마저도 성에 차지 않는 듯 싶다.

코로나19로 민생고가 장기화되고 있지만 정부는 수많은 자영업자들의 폐업과 노동자들의 실업에 대해서는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재정이 부족하다며 전국민 재난지원금이 아닌 국민의 일부만 재난지원금을 주는 방식을 선택했다. 그래놓고 경항공모함, 한국판 아이언돔, 4000톤급 잠수함을 위해 수조 원의 예산을 쓴다. 우리에게 필요하지도 않은 무기일 뿐만 아니라, 이미 많은 무기들이 좁은 한반도에 넘쳐나는 상황이다.

다시 한번 문재인 정부에게 묻는다. 5년간 국방비를 그렇게나 쏟아 부어서 한반도는 그래서 평화로워졌는가? 코로나 방역지침을 유독 집회에 대해서만 강하게 적용하여 거리에 모여서 구호도 외칠 수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1인 시위라도 하러 거리로 나오는 국민들의 심정이 어떤지 문재인 정부는 단 한번만이라도 생각해보길 바란다. 평화통일시민행동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계속 행동할 것이다. 시민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덧붙이는 글 | 황남순 기자는 평화통일시민행동 사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태그:#역대급군비증강, #경항공모함, #한국판아이언돔, #한영군사훈련, #9.19군사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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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시민행동 사무국장입니다. 평화통일시민행동은 남북의 화해와 평화를 바라는 시민들의 자발적 단체로 매주 수요평화촛불, 강연회 개최, 평화기행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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