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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인시위 중인 모습 .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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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문제가 세상에 알려진 지 10년이 되었다. 그동안 가습기살균제 사태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방방지를 위한 노력이 있었지만, 사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 10주기를 기념해 지난 30일, 전국 약 51곳에서 동시다발적인 1인 시위가 열렸다. 

"참사 피해는 현재 진행형... 환경부 스스로 면죄부"

대전에서는 대전환경운동연합이 홈플러스 둔산점 앞에서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1인 시위를 진행했다. 현장에는 가습가살균제 피해자 A씨가 함께 자리를 지켰다. 
  
A씨는 자신의 가슴을 드러내 보였다. 가슴에는 수술의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그는 "수술한 지 5년이 되었지만, 날이 궂은날은 통증이 더 심하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A씨는 폐섬유증으로 고통 속에 병원 생활을 하다 5년 전 폐이식 수술을 받았다. 그러면서도 "이식을 하지 못한 많은 분이 세상을 등졌다"며 안타까워했다. 

10년간의 투병 생활을 이어오고 있지만, 아직 해결된 것이 없는 현실을 개탄하기도 했다. 재발방지책도, 형사처벌도, 제대로 된 보상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분노했다.

그는 아직 본인이 피해자인지도 모르는 분이 많을 것이라며 소극적인 정부 조치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1994년 유공(현 SK케미칼)은 세계 최초 가습기살균제를 출시했다. 출시 초기 가습기 세척의 번거로움을 없애준 획기적 제품으로 소개되었다. 사람을 죽이는 독성 물질이라는 사실은 2011년 4월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 환자들이 나오면서 확인되었다. 환자는 대부분 임산부였고, 이 가운데 4명이 목숨을 잃었다.

1995년에 1차 사망자가 나왔고, 2006년에도 원인 모를 폐질환 사망자가 있었지만, 2011년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후 사망 원인이 가습기살균제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조금 더 빠르게 대응했더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보건복지부는 옥시레킷벤키저, 세퓨, 롯데마트 등에서 판매되던 제품에 대해 강제 수거 명령을 내리고 사용 중단을 권고했다. 

2012년 8월이 되어서야 환경보건시민센터와 피해자 모임은 옥시 등 가해 기업들을 최초로 고발했다. 2014년 8월에도 102명의 피해자가 옥시 등 17개 제조사를 고발했다. 

검찰조사, 국정조사를 걸쳐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사회적참사진상​규명법)이 통과되어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살균제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 

하지만 2020년 말 환경부는 사회적참사진상규명법을 개정을 이유로 참사의 진상 조사 업무를 종결시켰다. 참사에 책임이 있는 환경부가 스스로 면죄부를 준 행동이었다.
   
옥시싹싹 가습기당번를 판매한 신현우 전 옥시 대표이사는 2018년 1월 대법원에서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징역 6년을 확정받았다. 그러나 올해 1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SK케미칼·애경산업 등 가습기 살균제 제조·유통사 관련자 13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검찰이 항소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8월 기준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 인정자는 4120명이며, 생존자는 3104명이다. 사망자는 25%에 이르는 1016명이다. 가습기살균제의 치사율이 매우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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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인시위 중인 A씨 .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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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금은 이식에 성공해서 살아가고 있지만, 폐 이식은 이식 후 5년 이내 사망률이 매우 높다"며 "지금은 생존자이지만 언제 사망자가 돼도 이상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런 피해가 다시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며 국가가 제대로 된 재발 방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가습기 살균제 피해에 대해 전국적으로 1인시위를 함께 한 단체들은 정부와 기업에 4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첫 번째는 정부가 전국의 피해자를 찾는 데 집중해야 하고, 둘째는 기업들이 모든 피해신고자에게 배상해야 한다. 세 번째는 정부의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의 약속이며, 네 번째는 모든 분사형 생활화학제품에 대한 호습동석안전 의무화이다. 

4가지 요구 조건이 조속히 이행되기를 바라본다.

태그:#가습기살균제, #대전환경운동연합, #1인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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