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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 한점에 코끝이 찡하다. 이내 알 수 없는 얼얼함에 순간의 희열이 느껴진다.
 홍어 한점에 코끝이 찡하다. 이내 알 수 없는 얼얼함에 순간의 희열이 느껴진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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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끝이 찡하다. 이내 알 수 없는 얼얼함에 순간의 희열이 느껴진다. 톡 쏘는 맛이 일품인 흑산도 홍어의 참맛이다.

홍어를 즐겨 찾지는 않지만 가끔은 먹는다. 제대로 된 남도의 잔칫상에는 늘 홍어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큼큼함에 독특한 향과 톡 쏘는 맛은 홍어를 삭히면서 나오는 암모니아 성분이다.

홍어를 처음 처음 맛본 이들은 이 홍어의 독특한 맛 때문에 누구나 다들 깜짝 놀라곤 한다. 그리곤 다시는 홍어를 먹지 않겠노라고 다짐한다. 그러나 알 수 없는 일이다. 세월이 어느 정도 지나고 나면 홍어를 또다시 찾는다. 이렇듯 홍어는 알 수 없는 묘한 중독성이 있다. 하여 홍어를 한번 맛본 이들은 그 맛을 못 잊어 또다시 찾곤 한다.
 
묵은지와 더불어 돼지고기 수육에 먹는 홍어삼합은 홍어를 즐기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다.
 묵은지와 더불어 돼지고기 수육에 먹는 홍어삼합은 홍어를 즐기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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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가 처음이라면 홍어삼합이 가장 무난하다. 고수들이야 소금장에 그냥 홍어를 찍어 먹지만 홍어 초보자들은 삼합이 가장 잘 어울린다. 이는 홍어 특유의 톡 쏘는 맛이 묵은지와 돼지고기 수육의 맛에 약간은 가려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홍어삼합으로 홍어에 입문하여 한 번 두 번 먹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홍어 맛에 빠져들게 된다. 차츰차츰 홍어 고수가 되어가는 것이다. 홍어를 먹을 때 잘 어울리는 술은 막걸리다. 막걸리가 홍어 맛을 중화시켜준다. 이른바 홍어 안주에 막걸리 한잔이 그 유명한 홍탁이다.

홍어는 전라도 지방에서 가장 사랑받는 물고기다. 잔칫상은 물론 제사상에도 홍어가 오를 정도다. 나주와 영산포 사람들의 홍어 사랑은 옛 기록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정약전이 쓴 우리나라 최초의 어류도감 <자산어보>에 "나주 사람들은 삭힌 홍어를 즐겨 먹는데, 탁주 안주로 곁들여 먹는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넓은 바다에 사는 물고기라는 뜻의 홍어는 가오리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다. 머리가 매우 작고 주둥이는 돌출하였으며 마름모꼴 몸매다. 몸길이는 150㎝ 정도에 이른다.

우리나라와 남일본 연해 그리고 동중국해에 분포하며 부산과 목포, 영광 등지의 바다에서 산다. <세종실록> 지리지 토산조에 홍어(洪魚)로 기록되어 있다.
 
목포 유달 수산 아주머니가 홍어를 손질하고 있다.
 목포 유달 수산 아주머니가 홍어를 손질하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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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기 좋게 부위별로 손질해 포장한 흑산도 홍어다.
 먹기 좋게 부위별로 손질해 포장한 흑산도 홍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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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 애로 불리는 홍어 간은 새싹보리 순을 넣어 애탕으로 끓여 먹는다. 이제 묵은지와 더불어 돼지고기 수육에 먹는 홍어삼합은 홍어를 즐기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다.

홍어는 부위별로 그 맛이 다 다르게 다가온다. 가장 맛있다는 홍어 코가 첫 번째로 귀한 부위다. 하여 '일 코, 이 날개, 삼 홍어 살'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목포의 한 수산 식당 대표는 "홍어 장사 수십 년에 올해처럼 흑산도 홍어가 싼 적이 없었다"고 말한다. 그런데도 코로나19로 인해 행사(잔치)가 없어 수요가 전혀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홍어는 전라도 사람들이 잔칫날 먹는 음식이라는 그의 말에, 아쉬움이 묻어나왔다. 
 
홍어가 있는 목포종합수산시장 전경이다.
 홍어가 있는 목포종합수산시장 전경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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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네이버 블로그 맛사랑의 맛있는 세상에도 실립니다.


태그:#흑산도 홍어, #목포종합수산시장, #홍어삼합, #홍탁, #홍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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