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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석~거림 구간에 설치된 케이블.
 세석~거림 구간에 설치된 케이블.
ⓒ 지리산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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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국립공원 세석대피소의 전기 인입 계획을 중지하라."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지리산사람들(아래 지리산사람들)이 7일 낸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지리산사람들은 바깥에서 전기를 끌어갈 게 아니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근 이 단체는 세석대피소에 '상전'이 올라갈 계획이라는 소식을 듣고 이같은 입장을 냈다고 밝혔다. '상전'은 상용하는 전기를 말한다.

지리산사람들은 지리산 거림에서 세석대피소 방향으로 굵은 케이블이 올라간 현장이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거림에서 세석대피소까지 거리는 6km 정도다.

지리산사람들은 "이번에 국립공원 대피소와 대피소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원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국립공원에는 지리산, 설악산 등에 총 20곳의 대피소가 있고, 이 가운데 15곳은 국립공원공단이 직영하며, 3곳은 임대, 2곳은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피소 16곳은 국립공원 용도지구 중 보전의 강도가 가장 높은 '자연보존지구'에 위치해 있고, 14곳은 해발 1200m 이상의 고지대에 위치해 있다.

지리산사람들은 "국립공원 대피소를 이용자가 아닌 국립공원과 야생동식물, 사회적 의제인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의 관점에서 바라보았다"고 했다.

지리산사람들에 따르면, 국립공원 대피소 가운데 석유 발전하는 곳은 지리산 장터목·세석·치밭목대피소, 설악산 중청·소청·희운각대피소와 양폭발전소, 삿갓재대피소 등 8곳이다.

이들 대피소는 대부분 해발 1400m 이상 자연보존지구, 국립공원특별보호구역에 있고, 에너지 사용을 위한 석유 운송에는 헬기가 동원된다.

국립공원 대피소 가운데 '상전'이 올라가는 곳은 지리산 벽소령·로터리·노고단·피아골·연하천대피소, 설악산 수렴동대피소, 덕유산 향적봉대피소, 북한산 백운·도봉대피소, 소백산 연화봉대피소 등 10곳이다.

지리산사람들은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이 다른 어떤 의제에 우선하여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실현을 말이 아닌 실천으로, 현장에서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지리산사람들은 "석유 발전 대피소만이 아니라, 상전이 올라간 대피소도 국립공원 밖에 있는 석탄발전소, 원자력발전소 등에서 생산하는 전기를 산꼭대기로 올리기 위하여 전선을 공중, 매립 등의 방법으로 설치하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그러니 상전을 통한 에너지 확보도 재검토되어야 한다"고 했다.

지리산사람들은 "국립공원공단이 거림~세석구간 공용기지국에서 세석대피소로 상전을 끌어오려고 시도하면 안 된다"며 "세석대피소 상전 인입은 2017년에도 문제가 됐던 사안이며, 당시에도 사회적 합의를 진행하지 못해 폐기된 사안이다. 탄소중립이 가장 절실한 지금, 국립공원 대피소로의 상전 인입은 더 이상 거론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이 국립공원 대피소에서의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최소한의 에너지원이 100% 신재생에너지로 전환되도록, 국립공원 대피소의 기능과 운영, 에너지원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진행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지리산사람들 윤주옥 대표는 "바깥에서 전기를 끌고 가거나 석유발전 등을 하게 되면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하려는 노력을 덜하게 된다"며 "이번 기회에 인식을 바꾸어 에너지원에 대한 재검토를 해야 하고, 이와 관련한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지리산국립공원 경남사무소 관계자는 "세석대피소 주변 3곳에 휴대전화 기기국 운영에 필요한 전기 공급을 위해 케이블을 설치해 지난 6월 완료했다"며 "기지국 용량이 부족해 탐방객 서비스를 높이기 위해 필요했던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기지국에서 세석대피소까지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세석대피소에는 일부 태양광 발전을 하고 있지만 부족해서 석유발전을 하고 있는데, 이번에 '상전' 시설을 갖출 계획이다"고 했다.
 
세석~거림 구간에 설치된 케이블
 세석~거림 구간에 설치된 케이블
ⓒ 지리산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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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석~거림 구간에 설치된 공용기지국
 세석~거림 구간에 설치된 공용기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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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용기지국 설치지역에 베어진 나무
 공용기지국 설치지역에 베어진 나무
ⓒ 지리산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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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장터목 대피소 옆에 놓여있는 석유통
 지리산 장터목 대피소 옆에 놓여있는 석유통
ⓒ 지리산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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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지리산, #지리산사람들, #대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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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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