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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와 고 장덕준 유족들은 20일 오후 창원고용노동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와 고 장덕준 유족들은 20일 오후 창원고용노동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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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내 아들을 죽였다. 유족에게 사죄하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하라."

27살 청년 고 장덕준 노동자의 유족들이 20일 오후 창원고용노동지청 앞에서 외쳤다. 전국 순회 투쟁에 나선 유족들이 이날 창원을 찾은 것이다.

고인은 쿠팡 대구칠곡물류센터에서 1년 4개월간 야간노동하다 2020년 10월 12일 자택에서 쓰러져 사망했다. 이후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아래 대책위)는 '과로사'라 주장해 왔다.

근로복지공단은 올해 2월 9일 고인의 죽음이 '과로로 인한 산재'라 인정했다. 이후 유족과 대책위는 쿠팡측의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해 왔다.

쿠팡 측은 산재 인정 뒤 "애도와 사과의 말씀을 전하고, 유가족에 대한 지원에도 적극 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족·대책위는 '진심 어린 사과'가 아니라고 보고 '진정한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며 지난 13일부터 전국 순회투쟁에 나섰다.

이들은 ▲ 고용 구조 개선 ▲ 심야 노동에 대한 대책 마련 ▲ 장기계약 일용직 근무자의 휴식과 안전 보장 ▲ 과로사 예방대책 마련을 위한 조사연구 용역실시 등을 제시했다.

고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대책위, 민주노총 경남본부 등과 함께 이날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종하 민주노총 경남본부 부본부장과 박봉열 진보당 경남도당 위원장, 황성욱 전국택배노조 경남지부장 등이 함께했다.

이들은 "고인이 쓰러진 지 7개월이 지나고 있다. 아들을 잃은 유가족의 슬픔은 아직도 사그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근로복지공단의 과로사판정전까지 쿠팡은 과로사를 아예 인정하지 않았다. 산재판정이 났지만, 이후 쿠팡의 태도는 유족들을 더욱 분노케 한다. 언론에는 이런저런 보도자료를 내면서도 유족에게 진심어린 사과조차 없다"고 주장했다.

유족·대책위는 "국회 산재청문회를 앞두고 그들이 내놓은 대책이라는 것은 지금도 물류센터에서 야간노동을 하고 있는 '덕준이'의 친구들에게는 일말의 도움이 되지 않는 변명 같은 이야기뿐이었다"고 했다.

이어 "산재청문회를 앞두고 유족과의 접촉을 시도하며 물타기를 시도하더니 산재청문회가 끝나고 나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유족에게는 진심어린 사과도, 재발방지 대책도 내놓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쿠팡에 대해, 이들은 "즉시 유족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일용직 중심의 고용을 정규직 중심으로 바꾸고, 야간노동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야간노동시에도 충분한 휴식시간을 보장하고, 쉴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마련해야한다"며 "일터에 냉난방 시설을 갖춰 노동자들이 추위와 더위에서 최소한 자신을 보호하며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쿠팡 측에 요구했다.

정부에 대해, 이들은 "일용직 중심의 고용구조, 제대로 된 휴게 시간도, 휴게시설도 없이 야간노동으로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기업이 성장만 한들 무슨 소용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정부는 쿠팡이 만들어 내는 질낮은 일자리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쿠팡에 대한 대대적인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고, 법을 우회하는 쿠팡의 사업 확장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규제하고 관리 감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와 고 장덕준 유족들은 20일 오후 창원고용노동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와 고 장덕준 유족들은 20일 오후 창원고용노동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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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무팡, #장덕준, #과로사, #민주노총 경남본부, #전국택배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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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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