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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의원 29명이 지난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양승조 충남지사의 대선출마를 촉구했다.
 충남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의원 29명이 지난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양승조 충남지사의 대선출마를 촉구했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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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의원 29명이 지난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양승조 충남지사의 대선출마를 촉구했다. 하지만 도의원들이 도민 의견이 확인되기도 전에 앞서 나선 것은 의회의 책무를 저버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김명선 도의회의장 등 의원 21명이 참석했다. 김 의장은 이름을 올린 29명을 대신해 "2022년 대통령선거에 대한 550만 충청인의 희망과 자존감을 모아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충청권 정치의 대안으로 양승조 지사의 실천적 결단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문재인 정부와 함께 성공하겠다는 초심을 돌이켜 충청의 희망을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겠다는 결기로 단단하게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현재 충남도의회 의원은 모두 민주당 33명, 국민의 힘 8명, 정의당 1명 등 모두 42명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참한 29명은 도의원 70%에 해당된다. 도내에서 양 지사의 대선 출마와 관련한 공식의견을 낸 것은 이날 충남도의회 의원들이 처음이다.

정작 양 지사는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으며 내달 초순께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도의원들의 출마 촉구로 도내 각계에서 출마 촉구 선언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지난 29일에는 충남체육종목단체장 및 충남체육단체실무자협의회가 출마를 촉구하고 나섰다.

때문에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도의회 의원들의 너무 앞서 나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정에 영향이 큰 도지사 대선 출마 여부를 지방의원들이 도민의 의사가 확인되기도 전에 촉구선언부터 한 형국이기 때문이다.

안희정 경선 때도 논란... 도민 의견 수렴도 없어
 
양승조 충남지사
 양승조 충남지사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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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전 충남지사도 지사직을 수행하며 지난 19대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다. 이 때도 충남도의원들이 '안희정 충남지사 지지'를 선언했다. 하지만 이때는 안 지사가 민주당 당내 경선 후보로 나선 이후였다.

당시에도 충남도의회내에서 의견이 맞섰다.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안 지사의 대선 행보를 두고 "도민들이 도정공백으로 인한 도 살림살이를 걱정하고 있다"며 "안 지사가 대선출마로 도내 각종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시장·군수 또는 실·국장에 문제를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대선 경선에 실패하더라도 정당의 흥행과 차기 도지사 선거 전략 등을 이유로 한 정치활동이 예견돼 서민경제와는 무관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도청 공직자들이 분발해 열심히 할 것을 믿고 있다"라며 "비난 보다는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신뢰를 보내고 동반자로 봐 달라"고 요구했었다.

이번의 경우 도민들이 의견을 내거나 도의회 내에서 자체 논의가 전혀 없었다.  

충남 홍성에 사는 한 시민은 "충남도의원은 민주당 소속 정치인이기에 앞서 지역민의 의견을 대변해야 할 지방의원"이라며 "도의회 수장인 의장까지 나서 대선에 나가라고 등을 떠미는 모습을 보고 도의회인지 민주당 소속 산하단체인지 의아했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충남도당(정의당)도 지난 28일 논평에서 "도의회는 도를 견제하고 민주적 행정이 이뤄지도록 견인하는 역할을 부여받았다"면서 "참으로 낯 뜨거운 충성 경쟁이 아닐 수 없다. 도의원으로서 신분을 망각한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양 지사에게 던지는 충성 서약을 하려거든 제대로 된 이유부터 들고 나왔어야 했다"면서 "우리의 지방자치가 얼마나 지역주의라는 울타리 안에서 헤매고 있는지 확인하는 계기가 됐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충남도의회 국민의힘 소속 한 의원은 "도민들이 도지사를 뽑은 건 도정에 전념하라고 뽑은 것"이라며 "대선 출마여부는 도지사 본인의 선택이지만 민주당 지방의원들의 출마촉구는 성급했다"고 말했다.

태그:#충남도의회, #양승조, #충남도지사, #출마촉구,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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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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