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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에서 일하다 해고된 청원경찰들을 원직복직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8일 거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더불어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위원장 문상모)는 각각 낸 자료를 통해 "대우조선해양의 해고 청원경찰 직접고용과 원직복직 이행"을 촉구했다.

거제경실련은 "해고 청원경찰 노동자들은 2019년 4월 1일 정리해고란 명목으로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고 길거리로 내몰린 지 670여 일 동안 해고철회, 직접고용,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힘겨운 투쟁을 이어오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들은 대전지법 판결 다음 날인 지난 4일,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어 원직복직과 직접고용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밝혔다"며 "밤새 내린 서리가 엉겨 얼음이 된 아스팔트 바닥에서 1인용 천막으로 버티며 부당해고라는 법원 판결문을 가슴에 품고 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거제경실련은 "부당해고를 철회해달라는 당연한 요구로 긴 시간 불법한 회사와 싸워야 한다는 현실이 끔찍하고 눈물겹다. 누군가 다치지 않을까 두렵다"고 했다.

이 단체는 "대우조선해양은 1973년 옥포만에 지어져 50여 년을 거제경제를 떠받혀온 향토기업이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국가기간산업의 중추이며 거제시민의 자부심이다"고 했다.

이어 "21세기 세계 조선산업 선도기업인 대우조선해양은 자존감 회복을 위해서라도, 노동과 노동자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회사의 항소 여부에 대해, 거제경실련은 "항소는 곧 해고 청원경찰과 가족들의 아사를 전제한다"며 "향토기업 포기 선언과 다름없다. 좌고우면할 겨를이 없다. 즉시 직접 고용하고 원직에 복직시켜라"고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산업은행이 대주주다. 거제경실련은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이며 국책은행이다"며 "사람이 먼저인 정부의 국책은행이 불법을 묵인하고 방조한다면 어떻게 거제시민이 정부를 신뢰할 수 있겠는가. 대우조선해양의 실질적 경영권을 행사하는 산업은행은 숨지 말고 나서라"고 했다.

이들은 "정치는 우리 삶의 전반을 관장한다. 거제지역의 정치권은 너나없이 힘을 모아 올바른 청원경찰법 개정에 나서라"며 "대우조선해양의 불법을 제재하고, 부당해고로 퇴로 없이 싸우는 노동자들을 살려라. 위정자의 최소한의 도리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거제지역위도 이날 "대우조선해양이 청원경찰 26명의 즉각적인 원직복직 협의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거제지역위는 "해고 노동자들과 대우조선해양이 주장하는 법리적 다툼은 여전히 남아있는 것은 사실이다"며 "그러나 거제 사회는 26명의 집단 해고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가정경제의 어려움과 고통을 외면하는 것은 도리가 아닐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대법원까지 법적 다툼이 이어진다면, 해고 노동자들이 감내해야 할 고통이 너무도 가혹하다"며 "대우조선해양 측이 거제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일류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청원경찰 해고자 복직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대우조선해양에서 일했던 청원경찰 26명은 2019년 4월 1일 해고되었다. 이들은 1988~2018년 사이 입사해 자회사였던 옛 웰리브와 근로계약을 체결했고, 웰리브는 이후 매각되었다.

경남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는 해고 청원경찰들이 낸 '부당해고 구제신청'에 대해 2019년 6월 5일 '부당해고'라 판정했지만, 중앙노동위(중노위)는 같은 해 9월 24일 재심에서 '부당해고가 아니다'고 판정했다.

대전지방법원 제1행정부는 지난 3일 중노위 판정을 취소하고, 청원경찰법에 따라 청원주(원청)가 직접 고용해야 하며, 대우조선해양과 해고 노동자 사이에는 근로계약 관계가 성립하고, 부당해고라고 판결하였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대우조선산업보안분회 소속인 해고 청원경찰들은 지난 4일부터 대우조선해양 서문 앞에서 농성을 해오고 있다. 해고자들 가운데는 올해와 2022년 정년을 앞두고 있는 청원경찰이 여럿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항소 시한은 오는 17일까지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대우조선산업보안분회는 4일 대우조선해양 서문 앞에서 '해고 청원경찰의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갔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대우조선산업보안분회는 4일 대우조선해양 서문 앞에서 "해고 청원경찰의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갔다.
ⓒ 금속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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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대우조선해양, #청원경찰, #거제경실련, #대전지방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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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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