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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코로나19 긴급사태 선언을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코로나19 긴급사태 선언을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 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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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다시 '긴급사태'를 선언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7일 오후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도쿄도, 가나가와현, 지바현, 사이타마현 등 수도권 지역 1도 3현에 대해 1월 8일부터 2월 7일까지 한 달간 긴급사태를 발령하기로 결정했다.

스가 총리는 "연말 연시에 감염자가 급증했고, 도쿄에서는 일일 신규 확진자가 2400명을 넘는 등 전국적으로 더욱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 강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라며 "국민 생활과 국가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 맞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생활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각 지역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은 6일 처음으로 일일 신규 확진자가 6000명을 넘어서며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긴급사태를 발령한 1도 3현은 전국 확진자의 절반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특히 도쿄도는 이날에도 현재까지 2447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면서 코로나19 발병 이후 처음으로 2000명을 넘어섰고, 전날 1591명에 이어 이틀 연속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도쿄도의 코로나19 모니터링 회의에 참석한 한 전문가는 "지금의 확산세가 계속되면 의료 체계가 파탄 날 것"이라며 "감염 경로 파악이 불가능한 확진자의 비율이 약 67%에 달하면서 역학 조사도 어려워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도쿄도 관계자는 "처음 1000명을 넘고 나서 너무 빨리 2000명에 도달해서 놀랐다"라며 "시민들이 이 숫자를 보고 위기감을 느껴서 행동을 바꿔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스가 총리는 경제적 타격을 우려해 긴급사태 선언에 매우 부정적이었으나, 지금의 확산세를 꺾지 못하면 불과 7개월 앞으로 다가온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개최마저 어려워진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입장을 바꾼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은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재임하던 지난해 4월 7일 도쿄와 오사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긴급사태를 선언한 뒤 이틀 만에 전국으로 확대했고, 한 달 넘게 유지하다가 5월 25일 해제했었다.

"한 달로는 어려워... 대상 지역도 확대해야"

그러나 이번에도 한 달간의 긴급사태로 확산세를 억제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오히려 기간과 지역을 확대해야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미 시게루 코로나19 대책 분과회 회장은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긴급사태를 1개월 미만으로는 끝내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이번 긴급사태 선언에 포함되지 않은 오사카부도 전날 역대 최고인 560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자 마츠이 이치로 오사카부 지사는 "도심뿐 아니라 교외 지역에서도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라며 "정부에 긴급사태 선언을 요청해야 할 때가 오고 있다"라고 밝혔다.

긴급사태는 총리가 기간과 지역을 정해서 선언하면 해당 지역은 음식점, 영화관 등 집합 시설에 영업 축소나 제한 등을 요청하거나 지시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긴급사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지시를 따르지 않는 사업자의 이름을 공개할 수 있도록 시행령을 개정했고, 협조하는 사업자에 대한 지원금도 확대하기로 했다.

음식점의 경우 영업 시간을 오후 8시(주류 제공은 오후 7시)까지 단축하고, 이에 응하는 점포는 하루 최대 6만 엔의 지원금을 받게 된다.

또한 임시의료시설이 필요할 경우 토지나 건물 소유주의 동의를 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으며, 의약품과 의료 장비에 대한 강제 수용이 가능하고 생산 및 납품을 지시할 수도 있다.  

다만 1차 긴급사태 때와 달리 이번에는 각급 학교의 휴교는 요구하지 않기로 했으며, 대학 입시 일정도 예정대로 진행한다. 스포츠 경기를 비롯한 대규모 이벤트의 경우 참석 인원을 수용 능력의 50%나 5000명 이하로 낮추기로 했다. 

이밖에도 기업들에게 재택근무를 확대해 출근하는 직원을 70% 이상 줄이도록 협조를 구하기로 했다.

특히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이 장관으로는 이례적으로 재택근무를 하기로 했다. 이는 정부가 솔선수범을 보이면서도 스가 내각의 주요 공약인 행정의 디지털화를 홍보할 수 있다는 전략이다. 

태그:#일본 긴급사태, #코로나19, #스가 요시히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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