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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구름다리 건설 시 환경영향 검토를 위한 현지조사에서 담비의 서식 흔적이 발견되었다.
▲ 담비분변 팔공산 구름다리 건설 시 환경영향 검토를 위한 현지조사에서 담비의 서식 흔적이 발견되었다.
ⓒ 한도엔지니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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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부터 2020년 현재까지 대구시는 지역의 명산 팔공산에 구름다리를 짓지 못해 안달이다. 지역 시민단체가 환경파괴와 예산낭비를 이유로 5년째 한 목소리로 반대하고 있지만 들은체만체다.

사업부지 내 토지 소유주인 조계종에서도 수행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구름다리 수용불가 의사를 공문을 통해 전달했고, 시민사회도 경제성 부풀리기, 케이블카업체 특혜,  환경파괴 및 생태계 교란의 문제제기를 하고 있음에도 대구시는 시민을 위한 일이며, 시민들의 찬성여론이 높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조계종이 반대를 한다는 것은 불교계 전체의 결정이라 봐야하고, 영역별 시민단체의 주장은 각 단체를 움직이는 회원 전체의 결정이라고 봐야하는데 이런 의견에 귀를 닫겠다면 도대체 대구시가 주목하는 대구시민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조계종과 시민단체 반대... 대구시, 법정보호종 동식물 발견되지 않았다?

대구시는 지난  8일 시민단체와의 간담회와 15일 기자간담회에서 구름다리로 인한 환경훼손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지상에 접하는 교각면적을 349제곱미터로 최소화했고 구름다리 개발면적 역시 2147제곱미터에 불과하기 때문에 생태계 훼손이 미미한 수준이고, 사업구역 내 법정보호종인 동식물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공사면적이 크지 않기 때문에 소규모환경영향평가 대상도 아닌데 환경단체 우려를 생각해서 환경영향성 검토를 했다는 식의 시혜성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하지만 환경영향검토 보고서를 보면 대구시의 주장은 사실 관계를 본인들 입맛에 맞게 해석한 수준에 불과하다.

대구시는 사업구역 내에 법정보호종 동식물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보고서를 보면 현지조사 시 공사구간에서 232미터와 239미터 떨어진 곳에서 담비의 변흔을 발견한 것을 알 수 있다.  
   
현지조사시 담비의 서식을 확인할 수 있는 분변이 발견되었다.
▲ 담비 발견위치도 현지조사시 담비의 서식을 확인할 수 있는 분변이 발견되었다.
ⓒ 팔공산 구름다리 환경영향성 검토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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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비는 주행성 동물이다. 낮에 활동한다는 뜻이다. 또한 활동반경이 매우 넓다. 대구시가 용역발주한 보고서에도 담비의 활동반경이 평균 35.9제곱킬로미터라고 적혀있다. 그렇다면 이 말은 어떻게 해석되는가?

첫번째, 담비가 주행성 동물인 것은 "팔공산에 구름다리는 야간운영을 하지 않고 조명설치도 없기 때문에 동식물 생태계 교란은 없을 것"이라는 대구시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게된다는 뜻이다.

두번째, 담비의 활동반경이 평균 35.9제곱킬로미터라는 것은 팔공산 구름다리 사업구역 뿐 아니라 팔공산 전체를 담비의 생활권으로 보아도 무방하다는 말이 된다.

그렇다면 대구시가 법정보호종이 없다고 하는 주장의 근거는 어디 있는가?

대구시가 발주한 환경영향성 검토 보고서를 보면 "담비의 생활반경이 넓기 때문에" "사업구간을 피해서 서식할 수 있고" "구름다리 사업구간 주변으로 담비가 이동할 수 있는 능선이 다수 분포하기 때문에" "사업시행으로 인한 영향이 미미하며" "담비의 생활권에도 문제가 없다"고 기술되어 있다.

짧게 말하면, 담비는 원래 잘 돌아다니는 동물이니까 2147제곱미터 정도의 구름다리가 설치된다고 해도 그 구간을 알아서 피해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게 정말 세금을 들여 만든 환경영향성 검토의견이란 말인가? 지나치게 발주처의 입맛에 맞춘 이 해석을 대구시민들은 어떻게 봐야 할까.

전 세계가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12월 17일 오늘만해도 대구시 확진자가 21명이라는 문자가 와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가 야생동물 서식지 파괴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사실은 이제 상식이 되었다. 그럼에도 대구시는 지방채를 발행해서 멸종위기종 2급 야생동물 담비의 서식지를 파괴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팔공산 구름다리 건설과 관련한 인터뷰에서 한 담당공무원은 코로나로 힘든 대구시민들을 위로하기 위한 사업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이쯤되면 대구시의 빈약한 행정 철학에 실소가 터진다. 

대구시는 코로나 펜데믹 시대에 역행하는 구름다리 사업 추진을 당장 중단하고 멸종위기에 몰린 담비의 서식처를 보존하는데 예산을 사용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입니다.


태그:#팔공산구름다리, #대구시, #대구환경운동연합, #서식지파괴, #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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