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대한민국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에서 잉글랜드는 사상 최초로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잉글랜드는 조별리그 첫 경기 아르헨티나전 3-0 승리를 시작으로 개최국 대한민국을 1-0으로 물리치고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해 코스타리카(16강), 멕시코(8강), 이탈리아(준결승전), 베네수엘라(결승전)를 차례로 꺾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잉글랜드는 자국에서 열린 1966년 월드컵 이후 51년 만에 FIFA 주관 국제대회 우승이란 기쁨을 맛봤다. 자국에서도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대회였지만, 이 우승은 그동안 유망한 자국선수에 목말라있던 잉글랜드 축구에 세대교체에 대한 희망을 가져다 줬다(잉글랜드는 이어 같은 해 열린 FIFA U-17 월드컵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의 주역 솔랑케와 칼버트 르윈, 3년이 지난 지금은?

대회 우승의 주역은 '도미닉 듀오' 도미닉 솔랑케와 도미닉 칼버트-르윈이었다. 이 중 가장 주목을 받은 선수는 솔랑케였다. 그는 아르헨티나와의 개막전 득점을 시작으로 4골을 기록해 팀을 우승으로 이끌면서 대회 골든볼(최우수 선수)을 수상했다(이 대회 실버볼 수상자는 페데리코 발베르데(현 레알 마드리드)).

그와 호흡을 맞춘 칼버트-르윈은 아르헨티나와의 개막전, 베네수엘라와의 결승전에서 모두 결승골을 터뜨리며 이 대회의 첫 골과 마지막 골을 장식한 선수가 되었지만 솔랑케의 활약 속에 주목 받지 못했다.

솔랑케는 이 대회 활약을 바탕으로 위르겐 클롭 감독이 이끄는 리버풀로 이적하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큰 관심에 비해 활약은 미미했다. 입단 첫 시즌엔 디보크 오리기, 대니 잉스, 다니엘 스터리지를 제치고 피르미누의 백업요원으로 꾸준한 출전기회를 부여받았지만 특별히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그 다음시즌에는 부상과 경쟁에서 밀리며 출전기회를 부여받지 못한 채 2019년 겨울 본머스로 이적하며 리버풀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본머스에서도 솔랑케의 활약은 미미했다. 이적후에도 확고한 주전으로 올라서지 못한 그는 입단 후 1년 만인 올해 1월에야 루턴 타운과의 FA컵 3라운드에서 득점을 터뜨리는 등 U-20월드컵 당시 보여줬던 득점력을 전혀 선보이지 했다. 설상가상으로 그가 속한 본머스는 지난 시즌 EFL 챔피언십(EPL 2부 리그)으로 강등됐다.

3년 동안 제자리에 머문 솔랑케와 달리 칼버트-르윈은 매시즌 성장세를 보여줬다. U-20 월드컵 당시 에버턴 소속이었던 그는 로날드 쿠만-샘 앨러다이스-마르코 실바-카를로 안첼로티까지 팀의 잦은 감독교체 속에서도 꾸준한 출전 기회를 부여받았다. 

올시즌 칼버트-르윈은 성장세가 정점에 올랐음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하메스 로드리게스와 알랑이 가세하며 확실한 지원군을 등에 업은 칼버트-르윈은 토트넘 홋스퍼와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리그 5골, 컵 대회 3골 등 공식 6경기에서 8골을 터뜨리는 엄청난 골 폭풍을 휘몰아치고 있다. 더욱 눈에 띄는 건 6경기 중 해트트릭을 두 차례 기록했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시즌 후반부부터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던 골 결정력이 올시즌 정상궤도에 올랐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활약 속에 칼버트-르윈은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 선발되었는데 여기서도 그의 득점행진은 계속됐다. 9일 새벽(한국시각) 열린 웨일즈와의 친선경기에 선발출전한 그는 전반 26분 잭 그릴리쉬의 크로스를 받아 헤더골을 터뜨렸다. A매치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린 그는 잉글랜드의 3-0 승리에 일조했다. 

경사는 계속 이어졌다. 9일 밤 발표된 프리미어리그(PL) 9월 이달의 선수에 칼버트-르윈이 선정되면서 2017년 3월 로멜루 루카쿠(현 인테르 밀란) 이후 3년 반만에 에버턴 선수가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하는 기록을 남긴 것이다. 이는 그의 9월 활약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잉글랜드의 U-20 월드컵 우승을 이끈 두 선수의 위치는 3년 사이 많이 달라졌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소속팀에서의 꾸준한 출전이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칼버트-르윈은 1군 무대에서 부침을 겪으면서도 꾸준한 출전기회 속에 경험을 쌓을 수 있었던 데 반해 솔랑케는 쟁쟁한 선수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한창 성장할 때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다. 그렇다보니 본인의 장점마저 살리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솔랑케는 올시즌 본머스 소속으로 챔피언십 디비전(2부리그)에서 4경기 1골을 기록하는 등 소속팀의 승격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그와 별개로 현재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칼버트-르윈의 활약을 보면서 상당히 속이 쓰릴 것으로 보인다.

*도미닉 솔랑케, 칼버트-르윈 리그 성적(2017 U-20 월드컵 이후)

-도미닉 솔랑케-
2017~2018시즌: 리그 21경기 1골 1어시스트
2018~2019시즌: 리그 10경기 1어시스트(2019년 겨울 본머스 이적)
2019~2020시즌: 리그 32경기 3골 1어시스트
2020~2021시즌: 리그 4경기 1골 2어시스트(챔피언십 디비전 진행중)

-도미닉 칼버트-르윈-
2017~2018시즌: 리그 32경기 4골 6어시스트
2018~2019시즌: 리그 35경기 6골 2어시스트
2019~2020시즌: 리그 36경기 13골 1어시스트
2020~2021시즌: 리그 4경기 6골(시즌 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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