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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8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진행한 팔레스타인 양심수 석방 캠페인에서 갓산 나자르(사진)의 석방을 기원하는 포스터를 들고 있는 스페인 국제활동가.
 지난 8월 8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진행한 팔레스타인 양심수 석방 캠페인에서 갓산 나자르(사진)의 석방을 기원하는 포스터를 들고 있는 스페인 국제활동가.
ⓒ Free Ghassan Najjar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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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나블루스(Nablus)의 부린(Burin)이라는 마을은 이스라엘 불법점령촌에 의한 가장 피해가 심각한 마을중 하나이다. 사단법인 '아디'가 지난 2017년부터 인권피해조사와 같은 현지 활동을 수행할 때 꼭 방문했던 마을이기도 하다. 그리고 아디의 방문 시마다 도움을 주었던 부린 마을 출신 활동가인 갓산 마자르(Ghassan Najjar)는, 지난 6월 말 이스라엘군에 의해 체포됐다. 그 뒤 두 달 반이 지난 현재까지도 그는 구금 상태에서 풀려나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6월 25일 한밤중에 마을에서 가족들과 함께 지내던 갓산을 체포해 알-잘리메(Al-Jalimeh) 심문 센터로 끌고 갔다. 이스라엘 군사법원은 갓산의 구금을 일주일 단위로 계속 연장했고, 그는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이어진 이슬람교 명절인 이드 알 아드하(Eid al-Adha) 기간도 가족들과 함께 보낼 수 없었다. 8월 중순이 되자 갓산은 다른 팔레스타인인 수감자들과 함께 알-잘리메 심문 센터에서 메기도(Megiddo) 감옥으로 이감됐으며, 이때부터 3일 단위로 구금이 연장되기 시작했다. 8월 27일에는 다음 재판 날짜를 10월 11일로 연기한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갓산이 언제쯤 석방될 수 있을지는 더욱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갓산의 체포와 구금은 어떠한 기소나 재판 절차도 없이 이뤄졌다. 현재까지도 그의 체포 사유는 명시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이 모든 것은 '행정 구금(administrative detention)'이라고 불리는 이스라엘의 독특한 제도 때문에 가능했다. 행정 구금이 뭘까.

이스라엘군, 지역·공공 안보 명분으로 사법절차 없이도 민간인 구금 가능  

행정 구금은 이스라엘군이 별도의 사법 절차 없이도 민간인들을 체포 및 구금할 수 있게 한 제도이다.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서 행해지는 행정 구금은 '군사 명령 1651'의 제285조에 근거하고 있는데, 이 조항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해당 지역 안보와 공공 안보를 위해서는 구금이 필요하다고 추정할 합리적 근거가 있는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을 사법 절차 없이도 구금할 수 있다.

구금의 타당성은 이스라엘 군사법원이 해당 민간인을 체포 및 구금한 뒤 8일 이내에 비공개 심리를 진행해 결정하는데, 통상 군 지휘관이 요청한 기간대로 승인이 이루어지며, 피구금인의 항소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스라엘 인권단체인 B'TSELEM에 따르면, 갓산처럼 행정 구금제도에 의해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 사람은 2020년 6월 기준 357명에 이른다고 한다. 가장 최근의 이스라엘 군사법원의 결정이 이행되더라도, 갓산의 유무죄를 다투는 재판은 10월 11일에야 시작되며 관련한 최종판결은 언제 확정될지 알 수조차 없는 상황이다.

그럴 동안 갓산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도,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도, 소중한 가족과 접견할 권리도 박탈된 채 최소한의 인간적 존엄성을 지킬 처우가 존재하지 않는 이스라엘 감옥 안에서 갇혀 있어야 한다. 이것이 중동에서 유일한 민주주의 국가라 홍보하는 이스라엘의 민낯이고 팔레스타인을 수십 년간 무력 점령한 이스라엘군의 지배정책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이동화님은 사단법인 아디 활동가로 활동 중입니다. 이 기사는 인권연대 웹진 <목에가시>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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