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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하는 유동수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참석해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은 2018년 10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참석해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에게 질의하고 있는 모습.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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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다리가 잘린 것 같다. 아무것도 못하게 만들었다."

전직 국회 인턴 비서 A씨가 <오마이뉴스>를 찾아와 내뱉은 말이었다. 자신을 고발한 이들을 향해 "미안하지도 않은가"라며 "사람이라면 이러면 안 되는 것 아니냐"라고 한탄했다.

A씨가 기자에게 처음 연락했던 건 19개월 전이었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계양갑)의 보좌진으로 일했던 그는, 의원실로부터 고발당했다. 의원실을 그만두기 직전, 정책개발비 980만 원 중 818만 원을 본인의 개인 계좌로 되돌려 받아 이를 횡령했다는 혐의였다.

A씨가 유 의원실에 근무했던 건 2016년 5월부터 12월까지였다. 의원실로부터 고발을 당한 건 2018년 11월이었다. <뉴스타파>가 연속보도한 '세금도둑 국회의원 추적' 시리즈를 통해 유동수 의원실의 정책개발비 유용이 드러났고, 이후 유 의원실의 서아무개 보좌관과 인턴 비서 A씨 사이의 '진실 공방'이 벌어졌다. 

디자인 업체로부터 되돌려 받은 818만 원의 행방은 의원실 매식비 통장으로 사용하던 인턴 비서의 계좌에서 현금으로 인출된 게 마지막이었다. A씨는 이를 서아무개 당시 보좌관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했고, 서 보좌관은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맞섰다(관련 기사: 818만원 세금 빼돌렸던 유동수 의원실, 인턴에게 뒤집어 씌웠나).

A씨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언론과 접촉한 건 영등포경찰서의 수사가 시작된 후인 2019년 2월이었다. 몇몇 매체의 보도가 나간 뒤, A씨로부터 1년 7개월 만에 다시 연락이 왔다. 그는 "지옥 같은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파혼에 입사 취소까지... A씨 "내가 뭘 그렇게 잘못 살았나" 
 
 A씨가 관리한 통장에서 818만 원을 인출한 내역.
 A씨가 관리한 통장에서 818만 원을 인출한 내역.
ⓒ NH농협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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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경찰서는 조사 끝에 A씨에게는 혐의가 없다고 판단하고 불기소 의견으로, 반면 서 전 보좌관은 '기소 의견'으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송치했다. 경찰은 서 보좌관의 지시로 A씨가 돈을 인출해 봉투에 담아 그에게 전달했다고 봤다.

경찰이 서울남부지검에 이 사건을 보낸 건 2019년 4월이었다. 이때만해도 A씨는 몇 달 내에 검찰이 결론을 내려줄 것이고, 최대한 빨리 이 사건이 마무리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고 한다. 하지만 헛된 기대였다. 1년 5개월 동안 검찰은 A씨나 서 전 보좌관을 불러 조사하기는커녕 그 어떤 절차도 진행하지 않는 것 같았다.

경찰 수사가 끝난 뒤, A씨는 유동수 의원실에 고발을 취하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 그러는 사이, A씨는 '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사람'으로 남았고, 삶은 피폐해져 갔다. 그는 "살과 머리카락이 빠지는 등 극심한 스트레스로 몸이 많이 안 좋아졌다"라며 "내가 그렇게 잘못 살아왔는지, 내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라고 하소연했다.

검찰에 사건이 묶여 있는 동안, A씨는 결혼을 약속했던 연인과 헤어졌다. 연인 측 가족에서 이 사건을 이유로 혼인을 반대하고 나선 것. 나름대로 새 출발을 해보려고 했던 A씨는 입사가 결정됐던 한 회사로부터 입사 취소 통보까지 받았다. 업무상 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는 그에게 회사 업무를 맡길 수 없다는 이유였다. 어떻게든 일상을 버티고자 찾아간 커뮤니티에서는, 도움을 호소했던 이들에게 오히려 안 좋은 소문이 돌아서 관계 단절을 겪었다.

A씨는 "하루는 괜찮다가도, 또 어떤 날은 극단적인 생각을 할 만큼 너무 힘들고 괴롭다"라며 "잘못된 일을 지시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믿고 열심히 일했는데 한순간에 범죄자로 몰고 가니 너무 억울하다"라고 토로했다. "하루 빨리 끝나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라는 이야기였다.

2019년 11월 "계좌추적·압수수색 했다" 이후 감감... "정치적 고려 때문?" 
 
심의위 마친 위원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사건과 관련해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열린 26일 심의위원회를 마친 위원들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건물을 나서고 있다.이날 심의위는 해당 사건에 대한 수사 중단과 불기소를 권고했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지난 6월 2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사건과 관련해 심의위원회를 마치고 나온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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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A씨는 검찰의 처분을 앞당기기 위해 시민단체의 도움을 받아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했다.

세금도둑잡아라, 좋은예산센터,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등은 앞서 2018년 10월과 11월, '입법 및 정책개발비' 유용과 관련해 유동수, 곽대훈, 조경태, 경대수, 박덕흠, 안상수, 이은재, 백재현, 황주홍, 강석진 등 10명의 의원들을 고발하고 서청원 의원을 수사의뢰했다. 그러나 검찰은 해당 사건들의 수사 역시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다.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가 지난해 11월, <경향신문> 칼럼을 통해 검찰의 늑장수사를 비판하자, 사건을 맡고 있는 서울남부지검은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계좌추적 및 의원실 압수수색 등을 진행했음을 알렸다. 그러나 이후로 다시 감감 무소식이다. 하승수 대표는 21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전화하면 검토 중이란 이야기밖에 하지 않는다"라며 답답해 했다.

A씨는 시민단체들과 함께 검찰수사심의위 소집신청서를 서울남부지검에 제출했다. 하지만, 돌아온 건 '심의위 구성 없이 절차를 종료'한다는 통보였다.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이 아니기에 "심의대상이 아닌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였다.

해당 사건이 왜 서울남부지검에서 1년 5개월 동안 별다른 진척 없이 묻혀 있었는지 그 이유는 밝혀진 게 없다. 통상 이런 종류의 사건은 3개월 내외로 결정이 난다고 한다.

당시 이 사실을 보도한 법조전문매체 <로이슈>는 "A씨가 무혐의로 확정될 경우, 유동수 의원실을 무고죄로 처벌해야 하는 것 때문에 사건처리를 미루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그 배경을 추측했다.

하승수 대표 역시 "정치적 고려가 없다면 사건을 이렇게 끈다는 게 말이 안 된다"라며 "고발인 조사도 마쳤고,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물적 증거도 확보돼 있는데, 사건을 이렇게 지연시키고 있다는 건 명백하게 정치적 고려를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치검찰의 행태로 선량한 시민의 인권이 짓밟히고 있다"라며 "인턴 비서의 경우 피의자 신분으로 거의 2년을 보내고 있는 셈인데, 검찰은 왜 이렇게 정치적으로 나오는 건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하 대표는 "국회의원들을 봐주기 위해 정치적으로 눈치를 보고 있거나, 아니면 사건을 쥐고 있다가 적절하게 이용하기 좋을 때를 기다리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라고도 의혹을 제기했다.

서 전 보좌관 "빠른 처리를 바라는 건 나, 경찰 수사는 편파부당"
 
 여의도 국회의사당.
 여의도 국회의사당.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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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서 전 보좌관 역시 <오마이뉴스>를 만난 자리에서 본인의 결백을 주장했다. 사건 처리로 인한 고통도 호소했다.

그는 "경찰이 편파부당한 수사를 했다"라며 자신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것을 납득하지 못했다. "죽을 생각까지 했다. 내가 죽으면 이 사람들이 나를 믿어줄까 싶었다"고 말했다.

의원실 보좌관 일을 그만둔 서 전 보좌관은 자신 역시 검찰 수사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물질적‧정신적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밤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불면에 시달리며 밥도 먹지 않으니 우습게 살이 빠지더라"라며 "그깟 818만 원 때문에 내 25년의 경력과 명예 등 모든 것이 날아갔다. 내가 왜 그랬겠는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변호인과 과거부터 나눈 카카오톡 대화 등을 보여주며 "검찰이 빨리 사건을 매듭지어주기를 누구보다 바라는 건 바로 나"라고 항변했다.

이 사건은 이달 초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으로 이첩됐다. 서씨가 자신의 주소지가 있는 고양지청으로 이관을 요청한 데에 따른 것이다. 서 전 보좌관은 "검찰 수사만 이뤄진다면, 내 결백도 증명할 수 있고 모든 게 다 깨끗이 끝날 것인데, 그렇지 못하니 마냥 예정 없는 수사를 기다려야 하는 게 참으로 견디기 어려웠다"라며 "다른 사건들과 묶여서 수사가 안 되고 있으니, 따로 떼어두는 게 훨씬 진척이 빠를 것이란 변호인의 조언을 듣고 결정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남부지검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고양지청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해당 사건이 넘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다른 사건도 워낙 많아서 아직 세밀하게 들여다보지는 못했다"라며 "개별 사건에 대해서 어떤 이야기나 약속을 할 수 없음을 이해해달라"라고 설명했다. 유동수 의원실 또한 "검찰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의원실이 특정한 입장을 밝히기 어려움을 양해해달라"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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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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