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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5일 구미에서 진행된 "4.16세월호사건기록연구-의혹과 진실-북콘서트장에서의 수현아빠 .
ⓒ 공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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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구미에서는 '수현아빠' 박종대씨의 <4.16세월호 사건 기록연구-의혹과 진실> 북콘서트가 진행됐다. 그는 각 지역에서 진행된 북콘서트에 참여해주신 시민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저의 책이 공식적으로 서점에 배포되기 시작한 것은 7월 16일부터였다고 기억이 됩니다. 그리고 7월 17일부터 구미 북콘서트가 진행됐던 9월 5일까지 안산에서 8번, 서울에서 1번 이렇게 총 9번의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폭염에, 태풍에, 코로나 정국에… 정말 마련하기 힘든 자리였고, 참석자들도 참석을 결정하기에 쉽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힘든 자리에 참석해 우리 유가족들을 응원해 주신 시민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것은 아들이 나에게 준 숙제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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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현아빠 박종대씨의 저서 "4.16세월호사건기록연구-의혹과진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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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쓰게 된 이유는?
"제가 책을 쓰게 된 이유는 첫째, 아들에 대한 약속입니다. 세월호 침몰 당일 매스컴의 전원구조 보도를 보고 살아있다는 아들을 한시라도 빨리 데려오기 위해 무작정 차를 몰고 진도를 향해 달렸습니다. 이동 과정에 mbc 뉴스를 주목하고 있었는데 구조자 숫자가 오락가락함을 느꼈지만 그래도 방송을 믿고 싶은 감정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하지만 진도체육관에 도착해서 생존자 명단에 아들이 없음을 확인하고 그곳의 여성 안내자에게 물어봤더니 190명 탑승한 행정선이 팽목항으로 들어 온다하여 그곳으로 달려갔고, 그것 또한 거짓말임을 확인했습니다. 이어서 무수한 국가의 거짓말을 접하면서 진상규명이 필요한 사건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습니다. 아들의 장례식을 치르고 아들의 휴대폰에서 발견된 '가만히 있으라'는 동영상을 보는 순간 '이것은 아들이 나에게 진실을 밝히라고 준 숙제가 틀림없다'고 생각했으며, 그때부터 진상규명에 대하여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둘째는 명지대학교 김익한 교수님과 수현이 엄마의 강력한 권유였습니다. 사실 저는 <오마이뉴스> 등에 몇 편의 기사를 기고한 것 외에는 글을 써본 경험이 없는데, 두 사람이 강력히 권유하고 용기를 주었기 때문에 감히 용기를 낼 수가 있었습니다.

셋째는 이 나라 진상규명의 환경이라고 해야겠습니다. 현재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와 검찰의 세월호특별수사단이 활동하고 있지만, 이들이 온전한 진상규명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또 많은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하나도 밝혀지지 않았다'고 이야기 하지만, 정작 뭐가 얼마만큼 밝혀지지 않았는지를 명쾌하게 알고 있는 사람도 없습니다. 더 불행한 것은 이런 척박한 환경에서 침몰 원인 등을 제외하면 일반 국민이 세월호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따라서 제가 직접 이 부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면 공소시효 도래가 눈앞인 현시점에서 영원히 진실이 묻히게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많이 부족하지만, 감히 용기를 낼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공격이나 분열로 보일 수 있어 조심스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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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5일 구미북콘서트에서 시민들에게 진상규명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 박종대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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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번의 북콘서트를 진행하면서 시민들과 주로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했는지?
"약 10번의 북콘서트를 진행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매우 많은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래도 특별하게 기억이 나는 것은 세월호 사건의 실체적 진실과 관련된 부분과 현재 진상규명 진행현황과 관련한 문제였습니다.

저의 책이 세월호 사건 의문 사항 49개 주제를 다루었기 때문에 진상규명 주제와 관련된 부분은 비교적 쉽게 설명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공소시효 종료와 관련하여 현재 진상규명 방향의 문제점 및 앞으로의 대책 등을 물을 때는 좀 당황스럽기도 조심스럽기도 했습니다.

현재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정답이 전혀 없다는 부분입니다. 이 부분은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와 결단이 필요한데, 그분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오직 할 수 있는 것은 진상규명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하나로 뭉쳐 문재인 정권의 결단을 촉구해야 하는데, 사실상 결정권을 가진 사람들이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을 현상 그대로 이야기 할 수도 없고, 조심스럽게 얘기한다 하더라도 시민들이 보기에는 공격 또는 분열로 인식할 수 있기 때문에 화끈하게 얘기할 수 없는 애로점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 세월호참사가 발생한 지 7년이 되어가는 지금, 시민들 역시 답보상태의 진상규명 상황을 우려하고 있는데?
"저는 진상규명과 관련한 공소시효의 도래의 문제점을 시민들에게 정확히 이해시키기 위해 기회가 될 때마다 세월호 침몰 또는 기울기에 비유하곤 합니다. 현재 상황은 세월호 침몰 당시 9시 45분경에 해당합니다. 탈출할 수 있는 방송을 할 수 있었고, 구조를 할 수 있는 해경의 구조세력이 도착해 있어서 충분히 구조를 할 수 있는 상황이란 얘기입니다.

문제는 지금 당장 구조하지 않으면 불과 1~2분 후에는 구조가 불가능해지죠. 재수사를 하고 공소장을 작성하는 시간을 감안하면, 올 년말 이전에 재수사에 착수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세월호 사건의 진상규명은 물 건너 간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7주기까지 진상규명'이라고 외치는 사람들은 진상규명에 대해서 한번도 고민을 해보지 않았거나, 진상규명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외치는 주장이라 생각합니다. 그 시점은 세월호가 완전히 침몰하는 시점으로 구조에 착수해 봤자 생존자를 구조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얘기입니다."

- 책을 출간하고 나서 달라진 점은?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듯이 저는 세월호 사건 발생 직후부터 진상규명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2015년 초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의 진상규명 분과장 직을 사임한 이후로 모든 대외활동을 접고 오직 실체적 진실을 찾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했습니다. 따라서 언론의 인터뷰 등을 할 때 진상규명과 관련한 얘기를 하고 싶었던 때가 너무 많았는데, 언론들은 유가족의 눈물을 보고 싶어 했지 진상규명을 논할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비록 보잘 것 없지만 책이 출간되자 비로소 언론도 내가 희망하는 부분을 조금씩 물어보는 것 같아 조금 안심은 되었고 유가족이 직접 진상규명의 현실과 문제점을 알릴 기회가 조금은 생겼다는 점에서 책을 쓰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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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에서 책을 구입한 시민들에게 자필사인을 해주고 있는 박종대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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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시효가 7개월 남짓 남은 상황에서 이날 참석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진상규명을 할 수 있을까였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현재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에 대한 진행내용,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방식이 피켓팅 등의 소극적인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는 점 그리고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해내기 위해 어떻게 투쟁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시민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태그:#세월호참사진상규명골타임, #대통령직속특별수사단, #문재인대통령 책임과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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