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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송영길의 지구본 외교-둥근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를 출간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 자신의 집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한반도를 둘러싼 4대 강국을 넘어서 세계 전체로 대한민국의 경제 영토와 문화 영토를 확장하는 ‘지구본 외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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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은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입니다. 저는 이 세 가지 정책이 성과를 내려면 '혁신'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낡은 관행에 얽매이지 않는 발상의 전환이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소득주도성장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도 최저임금 인상이나 이전소득 뿐만 아니라 혁신이 필요합니다. 혁신이란 눈에 거슬리는 것을 두들겨 고치는 것만이 아니라 잘 보이지 않는 곳까지 세심하게 살피는 것입니다. 그래서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최고이자율을 24%에서 10%로 낮추자는 이재명 경기지사 등의 주장에 반대하고 20%를 제시했던 것도 '현실적'인 이유 때문입니다. 당장 제2금융권이 신규대출을 중단하면 급하게 목돈이 필요한 저신용등급의 서민들은 불법적인 대부업체와 사금융의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으니까요. 혁신 없이 규제만 앞세워서는 현실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금융혁신을 통해 서민금융 대안을 제시하면서 규제를 해야 효과가 더 크지 않겠습니까?

제가 하루에도 10억 원씩 이자를 물어야 했던 부도 위기의 인천시를 맡았을 때 공무원들에게 강조한 말을 떠올려 봅니다. 
 
"국민 세금이나 재정으로 돈 퍼주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진정 유능한 공무원은 재정을 가능한 적게 쓰고 민간 투자를 유치하고 창조적 아이디어로 혁신을 통해 예산을 절약하고 시민들에게 복지 혜택이 가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 당연한 원칙이 문재인 정부의 혁신경제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금융은 우리 몸의 피와 같습니다. 혈액순환이 잘 안되면 건강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경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기초가 튼튼해도 유동성이 막히면 흑자도산이 되고, 가계도 신용공급이 막히면 파탄에 이릅니다.

이자 부담은 채무자에게 커다란 짐입니다. 잠수 다이버가 수심에 따라 압력의 차이를 느끼듯 같은 돈을 빌려도 신용이 7~8등급 아래인 서민들은 높은 금리 때문에 엄청난 압박을 견뎌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제안합니다.
 
 행인들이 서울역 인근의 한 대부업체 앞을 지나는 모습.
 행인들이 서울역 인근의 한 대부업체 앞을 지나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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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전세보증금담보 대출은 HUG(주택도시보증공사) 등 국가기관보증으로 담보가 되므로 신용등급에 따른 차별을 금지해야합니다.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몇천만원씩 올려달라고 하면 일반 서민들은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전세보증금 대출은 국가기관에 의해 반환보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국가기관의 보증이 아니더라도 일반적으로 전세보증금은 떼일 염려가 없는 돈입니다. 신용등급 1등급 수준의 채무입니다. 따라서 채무자의 신용이 아니라 채무의 성질을 보고 이자를 정해야 한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신용등급에 따라 보증금대출이자 차이를 두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신용등급에 따른 경제적 신분사회를 철폐해야 합니다.

이자율에는 빌린 돈을 받지 못할 위험에 대한 보상도 포함되어 있으므로 국가기관이 보증을 통해 서민들의 신용보증을 해주는 방식으로 차별을 없애는 게 옳지 않을까요? 전세보증금은 도망가는 돈이 아니기 때문에 국가도 손해볼 일이 없으니까요.

둘째, 보증금담보 대출제도를 통해 서민들에게 714조원 규모의 자금을 연 2~3%의 저금리로 급한 돈을 융통하게 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담보물이 없고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들은 지금 같은 저금리시대에도 20%가 넘는 금리를 부담합니다. 서민들은 대부분 부동산이 없어 전세금이나 임대보증금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기 돈을 임대물의 사용 대가로 임대인에게 맡겨놓고 있는 것입니다. 이 돈을 담보로 급전이 필요할 때 쓸 수 있게 하자는 것입니다.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들이 대부업체에서 20% 넘는 돈을 빌려 쓸 필요가 없게 하자는 것입니다.

간단하게 계산기를 두드려 보겠습니다. 우리나라 무주택자가 약 850만가구이고 평균주택가격은 4억 원입니다. 이 분들이 살고 있는 주택가액은 3400조 원이 됩니다. 보통 주택가격의 70%를 전세보증금으로 보면 그 총액은 2380조 원입니다. 이를 반전세(반월세)로 가정하면 1190조 원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 돈은 임차인들이 임대인에게 빌려준 돈입니다.

임차인이 급전이 필요할 때 이 돈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으면 어떨까요? 떼일 염려가 없는 돈이니 신용1등급에 해당되는 2~3%대의 대출금리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 서민들에게 1190조 원의 신용을 1등급 수준의 대출금리로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혁신이 아닐까요?

보증금을 몽땅 까먹으면 어떻게 하느냐고요? 저신용자가 20%가 넘는 대부업체 돈을 빌려 쓰다 전세보증금까지 압류당하는 것과 비교하면 당연히 보증금 담보대출이 유리합니다. 주택담보 LTV 60% 원칙을 전세보증금 담보대출에도 적용한다면 714조 원의 금융을 우리 서민들이 신용1등급의 이자율로 융통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약탈적 금리에 노출된 저신용자(7~10등급)에게는 금융의 포용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대부업 이용자 중 저신용자 비율이 70% 정도인데, 이들은 20%가 넘는 신용대출금리를 무릅쓰고 급전을 융통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이러한 대출이 왜 그동안 잘 활용되지 않았을까요? 임대차계약서 진위 확인, 보증금 액수 확인, 임대인 동의여부 등을 전자문서로 원스톱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이 안 갖추어졌기 때문입니다. 제가 인천시장시절부터 국토부에 강력히 요청하여 부동산 임대차 계약서 전자인증시스템이 갖추어졌습니다. 

또 이번에 주택임대차보호법, 부동산거래신고법 등 개정으로 전월세 신고제가 내년 6월1일부터 시행되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이른바 '송영길의 누구나 보증시스템'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수도권에 총 13만2천 가구 규모의 신규 주택을 공급하기로 했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의 참여를 전제로 재건축 단지가 주택 등을 기부채납하면 종상향 등을 통해 용적률을 500%까지 올려주고 층수도 50층까지 올릴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다. 사진은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 구축 아파트 단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 구축 아파트 단지 자료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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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LH공사, SH공사의 148만 임대주택(영구임대 15만 가구는 주거급여) 임차인들에게 1조 원 이상, 가구당 80만 원을 바로 돌려줄 수 있습니다.

LH가 제공한 통계에 따르면 임대주택의 평균주택가격이 1억3100만 원이라고 합니다. LH는 집값의 62.6%인 8230만원이 전세금액입니다. 그런데 LH는 일부보증금에 월세를 받고 있습니다. 전체 평균 임대보증금이 약 2874만 원이라고 하니 나머지 5360만원에 해당하는 월세를 받는 것이지요. 즉 영구임대주택 15만 가구를 제외하면, LH 임대주택 중 120만 가구는 평균 보증금 2874만원에 월임대료 21만원을 내고 살고 있는 것입니다.

또 LH에서는 임차인들의 임대료 경감을 위해 월세의 60%까지 전세보증금으로 전환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증금대출 방법 및 보증금전환 방법이 잘 알려지지 않아서 지금까지 월세 비율이 65.1%로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LH가 월세의 60%까지 보증금으로 전환을 허용해준다니, 1가구당 평균보증금 8230만원의 39.9%인 약 3210만원을 보증금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이를 2~3% 저금리의 보증금반환보증대출로 전환하면 월세를 반으로 줄일 수 있는 것입니다. 

현재 법정 전월세전환율 4.7% 대비 약 절반인 2.5%를 적용하면 1가구당 80만 원을 절약하게 되는 것입니다. 130만 가구로 계산해도 1조 원 이상의 돈을 국가예산 안 들이고 서민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 것입니다.

LH와 SH가 운영하는 공공임대의 자금조달구조가 ▲ 국민주택기금의 출자 융자 지원 ▲ 공사채 발행 ▲ 임대보증금 등 거의 대부분이 부채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부채의 이자비용 충당을 임차인에게 전가하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 보면 LH와 SH가 공공임대를 수행하기 위해 엄청난 부담을 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LH와 SH에 공공임대주택을 운영할 수 있도록 막대한 권한을 주었습니다. 바로 토지수용권입니다. 이 토지수용권을 이용해 엄청난 이익을 본 것 중 일부를 공공임대 또는 건설임대로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도록 활용해야 하는 것입니다.

LH는 120만가구의 임대주택을 운영하면서 주택을 망으로 연결시켜 협력적 소비조직을 통한 새로운 수익모델을 개발하지 못하고 오로지 임차인의 임대료에만 의존하는 운영구조를 탈피해야 합니다. 그 대안을 다음 글에서 제시하도록 하겠습니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서 '혁신'을 모색해야 합니다

2차긴급재난구호기금에 대해 이재명 지사의 100% 지급이냐, 아니면 선별지급이냐를 두고 의견이 분분합니다. 소요되는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창조적 고민이 필요할 때입니다. 우리나라 돈이 기축통화도 아닌데 마구 돈을 찍어낼 수도 없습니다. 국민세금 올려서 돈 나누어주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지금은 증세 없이 서민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송영길의 누구나 보증시스템'으로 국가재정 한 푼도 안들이고 714조 원의 금융지원, 120만 각 가구에 80만 원을 지급할 수 있는 이 대안이야말로 문재인 대통령이 애타게 바라는 혁신경제의 참모습일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송영길 기자는 현재 더불어민주당 의원(5선, 인천계양구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송영길 의원의 페이스북에도 게재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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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전 인천광역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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