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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초구에 있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의 모습.
 서울 서초구에 있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의 모습.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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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고 교무부장이던 아버지로부터 유출된 정답을 받아 총 5번의 시험을 치른 혐의를 받았던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가 법원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2단독 송승훈 부장판사는 12일 오전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쌍둥이 자매 선고공판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현씨 자매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 형을 내리되, 위 형의 집행을 3년간 유예한다고 선고했다.

앞서 쌍둥이 자매의 아버지 현아무개씨는 지난 3월 두 자녀에게 시험지 및 답안지를 유출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을 확정받고, 현재 복역 중에 있다. 이날 판결에서도 아버지 현씨의 앞선 판결 결과가 상당수 고려됐다.

재판부는 "현씨(쌍둥이 자매 아버지)는 출제 시험 서류에 접근했으며, 초과 근무를 신청할 사유가 없었음에도 학교에 늦게 남아있거나 주말에 출근하기도 했다"면서 "현씨의 간접증거가 인정된다"고 했다.

이날 재판부는 쌍둥이 자매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먼저 이전까지 중상위권에 속했던 쌍둥이 자매의 성적은 범행이 이뤄졌다고 추정되는 2017년 2학기부터 2019년 1학기 동안 각각 문이과 전교 1등을 기록하는 등 이례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이를 두고 재판부는 "통상적으로 중상위권에서 최상위권으로 올라가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을 고려하면 (중략) 피고인들의 상황은 이례적"이라고 판단했다.

이들이 학교 정기고사(내신)가 아닌, 전국단위 모의고사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성적을 보인 것도 유죄 판단의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내신성적 최상위권 학생이라면 전국단위 모의고사에서도 어느정도 비례하는 성적이 나와야 한다"면서 "교내 최상위권 1등이었다는 교내 정기고사 성적 대비 전국단위 모의고사 성적의 차이가 지나치게 크다는 게 충분히 인정된다"고 했다.

사전에 정답을 미리 알았던 쌍둥이 자매가 이를 외우고서 시험지에 적어놨다는 정황도 받아들여졌다.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전 과목 답안이 모두 적힌 메모카드와 포스트잇이 쌍둥이 자매 집에서 입수된 점, 시험지 여백에 작고 연한 글씨로 4줄의 숫자 열을 적어둔 것 등이 그것이다.

쌍둥이 자매는 재판 과정에서 "반장이 불러주는 답을 받아 적은 것"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하지만 재판부는 "반장이 실제로 불러준 답과 피고인들이 적은 숫자가 일치하지 않기도 했다"면서 "(자매 측 설명보다는) 피고인들이 시험 전에 알게된 정답을 외워뒀다가 시험지에 게재했다고 보는 게 더 합리적이라고 판단한다"고 일갈했다. 

그밖에 자매들이 기재한 정답 대부분이 정정되기 전 정답에 해당했던 점, 풀이과정 하나 없이 수학·과학 문항을 모두 맞힌 점, 그나마 시험지에 기재했던 계산식 중 일부는 결코 정답이 나올 수 없는 풀이과정이었던 점 등도 유죄 판단의 근거로 고려됐다.

"피고인들, 지금까지도 잘못 뉘우치고 있지 않아"

재판부는 "이 사건의 공소사실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면서 "피고인들과 변호인들이 편 주장은 논리와 경험칙에 비춰볼 때 합리적인 의문이라기보다 추상적인 가능성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어 "(자매들은) 일련의 기간 동안 5회에 걸쳐 (아버지의) 위계를 이용해 숙명여고의 학업성적 관리 업무를 방해했다. 숙명여고 내부의 공정 경쟁을 방해했을 뿐더러, 공교육과 관련해 다수 국민들의 신뢰를 무너뜨렸다"면서 "사안이 매우 중하고 죄질이 좋지 않다. 그럼에도 피고인들(자매들)은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도 잘못을 뉘우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들은 이 사건 범행당시 각각 15세, 16세의 미성년자였고 현재까지도 이들은 소년법 제2조(에 해당한다)"면서 "소년이기 때문에, 현재의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소년법 제2조에 따르면, 법에서 규정하는 소년에 대한 정의는 '19세 미만인 자'다.

이밖에 자매들이 이 사건 이후 숙명여고에서 퇴학 처분을 받은 점, 아버지 현씨가 관련 사건으로 징역 3년이 확정돼 현재 복역 중인 점, 자매 모두 아무 범죄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이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돼, 최종적으로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재판 이후, 쌍둥이들의 변호인은 기자들과 만나 "(재판부가) 도피성 판결을 한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유감"이라며 변호인 측은 "(쌍둥이들의) 의견을 고려해 항소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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