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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식이법' 국회 본회의 통과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에 과속단속 카메라 설치를 의무화하는 '민식이법' 중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242인 중 찬성 239인, 기권 3인으로 통과되고 있다.
▲ "민식이법" 국회 본회의 통과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에 과속단속 카메라 설치를 의무화하는 "민식이법" 중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2019년 12월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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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7일 오전 11시 20분]
    
어린이 교통사고 소식은 새로운 뉴스가 맞나 싶을 만큼 과거 사건과 비슷한 경우가 많았다. 아이가 차량에 갇히고 어린이 보호구역 내 교통법규 위반 차량에 사고를 당한다. 뉴스를 접할 때마다 "또? 대체 언제까지"하는 한탄이 새어 나온다.
   
그때마다 새로운 법안이 발의됐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시행 중인 것들도 있고 여전히 계류 중인 법안도 있다. '세림이법'에 따라 어린이 통학차량은 일정 요건을 갖춰 관할 경찰서에 신고하고, 보호자가 탑승해 어린이의 안전을 점검해야 한다. '한음이법'은 어린이 통학차량 운전자는 운행을 마친 뒤 차량 내부에 어린이가 남아 있지 않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하준이법'은 경사진 주차장에 미끄럼 방지를 위한 고임목과 안내표지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으며, '민식이법'은 어린이 보호구역 내 규정 위반으로 사망이나 상해 사고를 일으킨 자에 대한 가중처벌, 과속단속카메라 설치를 골자로 한다.

그런데 보자. 통학차량에 아이가 치이면 차량 안전장치 보강 및 보호자 탑승을 의무화한다. 아이가 갇히면 차량 내부를 확인하라 한다. 주차장에 세워둔 차가 굴러와 사고가 나면 고임목과 안내표지를 설치한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법규 위반으로 아이가 사망하면 과속단속카메라를 설치하고 가중처벌하겠다 한다.

사고가 날 때마다 관련 규정이 추가되는, 언뜻 당연해 보이는 그게 바로 문제 아닐까? 이 사건이 터지면 이 규정이, 저 사건이 터지면 저 규정이 추가된다. 그렇게 꽃같은 아이들의 이름을 단 법이 하나둘 늘어간다. 그러나 한쪽 보가 터지면 달려가 틀어막고 또 다른 쪽이 터지면 그쪽을 틀어막는 식으로는 앞으로 또다시 터져나올 사고를 막을 수 없다(틀어막고자 개정한 법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전체적으로 보가 낡은 것은 아닌지, 또 다른 문제는 없는지 총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정부의 지침 받아들이는 시민의식, 어린이 교통안전 선진국 만들다
    
 캐나다 스쿨버스를 '달리는 빨간 신호등'이라는 일컫는 데는 한치의 과장도 없다. 스쿨버스가 아이들의 승하차를 위해 정차할 때는 3가지 안전장치가 동시에 작동한다.
 캐나다 스쿨버스를 "달리는 빨간 신호등"이라고 일컫는 데는 한치의 과장도 없다. 스쿨버스가 아이들의 승하차를 위해 정차할 때는 3가지 안전장치가 동시에 작동한다.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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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는 어린이보호구역 내 사고나 스쿨버스 관련 사고율이 낮을 뿐더러 어린이의 심각한 상해나 사망사건은 매우 드물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오랜 세월 공고히 자리 잡아온 제도와 어린이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시민의식이다.

캐나다 스쿨버스를 '달리는 빨간 신호등'이라고 일컫는 데는 한치의 과장도 없다. 스쿨버스가 아이들의 승하차를 위해 정차할 때는 3가지 안전장치가 동시에 작동한다. 우선 버스 앞뒷면 총 4개의 경광등이 번쩍인다. 운전사 쪽 버스 측면에 붙어 있는 빨간색 '정지' 표지판이 열린다. 버스 앞 하단에 있는 '안전바'도 날개처럼 길게 펼쳐진다.

'안전바'는 아이들이 길을 건널 때 뒤에서 차가 올 경우 사각지대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아이들은 안전바가 펼쳐진 만큼 버스와 떨어져서 도로를 건너게 되고 뒤에서 오는 운전자에게 더 잘 보여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어린이 교통사고는 보행 중 사고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사실을 떠올린다면 안전바의 존재 이유가 더 확실해진다.

스쿨버스가 경광등을 켜고 정차하면, 뒤따라 주행하던 차는 20m 이상 거리를 두고 멈추어 선다. 길 건너 보행하는 아이들 보호를 위해 반대 차선의 차들도 반드시 정지해야 한다. 이제 아이들은 안전히 등교 혹은 귀가할 만반의 준비가 된다. (만 10세 미만 정도 어린아이들의 경우는 보호자가 기다리고 있지 않으면 다시 학교로 데려간다.)

온타리오주의 경우 스쿨버스 정차 시 주행을 계속하거나 스쿨버스를 추월하면 400달러(약 35만 원)에서 2천 달러(약 180만 원)까지의 벌금뿐 아니라 벌점 6점까지 부과된다. 사고 현장 이탈 시 벌점이 7점으로 가장 높고, 총 15점이면 30일 면허정지가 됨을 감안하면, 6점은 매우 높은 벌점임을 알 수 있다. 이는 주요 위반사항으로 취급돼 자동차 보험료 또한 무섭게 치솟는다. 5년 이내 추가 적발 시 1천 달러(약 89만 원)에서 4천 달러(약 355만 원)까지의 벌금에 벌점 6점이 부과된다. 이렇다 보니 캐나다 운전자들은 경찰차보다 스쿨버스를 더 무서워한다는 말 역시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스쿨버스는 명실공히 도로 위 0순위다.

온타리오주만 해도 약 1만 8천 대의 스쿨버스가 매일 2백만 킬로미터를 주행하므로, 등하교 시간에 스쿨버스 주변에 차들이 일시에 늘어서는 것은 흔하게 펼쳐지는 광경이다. 하지만 경적을 울린다거나 불평하는 사람은 15년간 단 한 번도 본 일이 없다. 미간을 찌푸리는 사람도 없다. 지극히 당연한 일상이기 때문이다. 높은 시민의식이 엄격한 제도를 만들어낸 걸까, 제도가 시민의식을 높인 걸까. 중요한 것은 제도와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시민의식이 '어린이 교통안전 선진국'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캐나다 스쿨버스는 별도로 마련된 차대 및 몸체 제작 기준과 안전장치 요건에 철저히 맞춰 제작되기 때문에 모든 스쿨버스가 동일한 내부와 외관을 지닌다. 스쿨버스는 각 학교가 아닌 지역 교육청이 스쿨버스 전문 운행업체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재정은 교육부에서 충당한다. 아이들의 안전을 정부와 지역사회가 책임져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인 셈이다.

캐나다 스쿨버스는 주로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의 공공기관 학생들이 이용하지만, 한국의 어린이 통학차량은 공공 어린이집 외에도 학원 같은 사설 교육기관에서 이용하는 경우가 많으니 단순비교할 수는 없다.

그러니 스쿨버스 일괄제작이나 공공 운영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법의 테두리 안으로 모든 통학차량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019년 4월 29일 통과한 '태호·유찬이법'은 어린이 통학버스에 대한 정의를 '어린이들이 탑승하는 모든 통학차량'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어린이 통학 차량의 안전 규정이 더 강화됐지만, 사각지대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법안 통과 후 당시 이정미 의원실의 정송도 노동정책보좌관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법이 교육환경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앞으로 법 밖에 있는 다른 교육 시설이 또 생기면 사각지대는 계속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어린이 통학버스에 대한 신고제가 의무화됐음에도 미등록 상태로 운전하다가 적발되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만큼, 미등록 차량이 발생하지 않도록 당국은 엄격히 단속해야 한다.  
  
현재 안전장치 설치의 재정적 부담이 운전자 개인에게 지워져 있기 때문에, 설치비 절감을 위해 불법 개조업자를 찾는 일이 많다는 사실도 간과할 수 없다. 또다시 아이들의 안전이 목적 아닌 담보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

정부는 현재 어린이 통학버스의 안전 확인 장치 설치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어린이집과 유치원 외 어린이 대상 학원들은 민간 영역이라는 이유로 제외된 상태다. 각 지자체에서 지원하곤 있으나 해당 업체에 대한 설치비 역시 정부가 보조해 어린이 통학차량 관리를 공적 영역으로 끌어들여야, 위험으로부터 아이들이 더 안전해질 수 있다.
  
충분한 지식과 경험은 존재하지 않는다
 
 운전자는 응급처치술과 심폐소생술, 소화기 사용, 대피 방법 등을 포함한 사고 및 위급상황 대처법을 '본능'과도 같이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특히 운전자가 교육과정을 반드시 이수하고 정기적으로 재시험을 봐야 한다. '어린이 안전이 관련될 경우, 충분한 지식과 경험이란 결코 있을 수 없습니다'를 못 박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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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전자는 응급처치술과 심폐소생술, 소화기 사용, 대피 방법 등을 포함한 사고 및 위급상황 대처법을 "본능"과도 같이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특히 운전자가 교육과정을 반드시 이수하고 정기적으로 재시험을 봐야 한다. "어린이 안전이 관련될 경우, 충분한 지식과 경험이란 결코 있을 수 없습니다"를 못 박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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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는 운전경력이 많거나 대형면허 소지자라 해서 스쿨버스를 운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별도의 '스쿨버스 운전면허증'을 따야 한다. 총 7가지로 구분된 온타리오 운전면허 중 두 번째로 고난도의 면허증인데, 이는 시내버스나 일반 트럭보다 상위 수준이며 취득을 위해서는 매우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도로 시험과 시력검사는 물론 의료기준 및 범죄경력 조회를 통과해야 하고 교통부 공인 교육과정도 이수해야 한다. 운전경력 조회 역시 고려 항목이 한두 개가 아니다. 벌점이 6점을 넘어선 안 되고 심한 과속이나 면허정지, 추월 경쟁 기록이 없어야 한다. 심지어 차 사고 현장을 그냥 지나친 기록도 있어서는 안 된다.

훈련과정에는 안전 운행뿐 아니라 방어운전과 학생 관리까지 포함돼 있다. 온타리오 스쿨버스 협회에 따르면, 사고를 막기 위해 운전자가 준수해야 할 안전 수칙에는 버스 운행 전 학생 파악, 가까이 운행하는 운전자 및 위험 요소 경계, 뒤에 남겨진 학생 혹은 장애가 있는 학생에 대한 인지, 날씨 관련 상황에의 적절한 대응, 스쿨버스 안전 규칙 교육하기 등이 있다.

또한 운전자는 응급처치술과 심폐소생술, 소화기 사용, 대피 방법 등을 포함한 사고 및 위급상황 대처법을 '본능'과도 같이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특히 운전자가 교육과정을 반드시 이수하고 정기적으로 재시험을 봐야 한다며 다음과 같이 그 이유를 못 박고 있다.

'어린이 안전이 관련될 경우, 충분한 지식과 경험이란 결코 있을 수 없습니다.'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제도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어린이 보호구역 내 과속에 대해서는 60%까지 벌금이 늘어나고 벌점 3점이 부과된다. 또 스쿨존 시작을 알리는 표지판, 속도를 줄이고 차량 정지를 준비하도록 하는 표지판, 정지 표지판, 제한속도 표지판, 스쿨버스 승하차 구간 표지판, 주차단속 표지판 등이 늘어서서 주의 운전을 이끈다.

'슬리핑 차일드 체크'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스쿨버스 안전장치다. 이는 미처 내리지 못한 학생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로, 운전자가 통학차량 맨 뒷좌석에 설치한 버튼을 눌러야 차량 시동을 끄고 문을 닫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캐나다에서는 STOP&CHECK라 부른다.) 아이들은 해마다 학교에서 안전교육을 받는데, 어린아이들의 경우에는 움직이고 말하는 스쿨버스 로봇 '버스터(Buster)'를 이용해 흥미를 높인다.

도로교통법과 공공차량법을 통해 세심한 부분까지 어린이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제도가 마련돼 있고, 대부분의 시민은 자연스러운 일상처럼 그 제도를 따른다. 스쿨버스 운전자는 단순히 운전하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교육자의 일원으로 여겨진다. 캐나다가 '어린이 교통안전 선진국'인 것은 이 세 박자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어린이 교통사고가 나고 이슈가 되면 어김없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법이 마련돼 왔다. 하지만 그마저도 제대로 된 시행과 단속이 뒷받침되지 않아 비슷한 사고가 이어지곤 한다. 사고 만큼이나 반복되는 말이 있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 캐나다의 경우가 좋은 본보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해맑게 뛰놀고 있어야 마땅할 아이들이 법 이름으로 남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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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째 손 맞잡고 함께 걷는 한 남자, 그리고 꽃같고 별같은 세 아이들과 함께 캐나다 런던에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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