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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불참해 자리가 비어 있다.
 6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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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이른바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기나긴 논의를 했지만 논의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나도록 통과되지 못했다. 바로 야당의 한 의원이 소속 상임위 법안소위에서 홀로 반대 의견을 고수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국회법 규정에 의하면, 법안소위 회의는 다수결 의결을 하도록 명문화되어 있다. 그럼에도 우리 국회는 관례상 '만장일치 합의 처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겉으로만 보면 이러한 '만장일치'의 관행은 그야말로 협치의 상징이며 타협과 협상을 최고의 가치로 하는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본질을 살펴보면, 이는 국회의원이라는 특권적 신분의 권한을 그야말로 "특권적으로" 보장해주는 것이다.

법안소위 만장일치 관행은 국회의원의 특권을 보장해주는 만능 열쇠로서, 결국 특권 나눠먹기의 노골적인 모습이다. 그리고 이는 여야 '적대적 공존'의 물적 토대로 기능한다.

 87 체제의 유산 '특권 동맹'

이러한 법안소위 만장일치의 관행은 '87 체제'인 여소야대 4당의 13대 국회부터 시작된 것이었다. 이 13대 국회는 우리 국회사에서 주목해야 하는 시기다.

본래 우리 국회도 상임위원장은 다수당이 독점했다. 이것은 어느 국가 의회든 의회의 일반적 형태다. 그런데 우리 국회는 1987년 6월 항쟁으로 탄생한 이른바 '87 체제'의 여소야대 4당 체제 정국에서 상임위원장을 의석 비율에 따라 배분하게 되었다.

긍정적 측면에서 평가하자면 이는 의회 상임위 활동에서 독점을 해소하고 공존과 균형 그리고 타협을 추구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객관적인 측면에서 평가한다면, 여야 나눠먹기의 전형적 형태라 할 수 있다.

13대 국회 당시 여소야대 4당 체제에서는 교섭단체 정책연구위원 조항도 신설되어 각 당이 정책연구위원을 '나눠 갖게' 되었다. 그리고 줄곧 여당의 몫이었던 국회도서관장 자리도 제1야당의 몫으로 가져가기로 되었고, 이 관행은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당시 제1야당으로 올라선 평민당의 의도가 관철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물론 이는 김대중의 구상과 '철학'이 반영된 것이었다. 이러한 김대중식 정치는 "상인적 현실감각"에 대한 강조에서 드러나듯, 독점 권력을 분배해 균점하는 계기가 됐지만 '나눠먹기', '기득권의 공존'이라는 우리 국회 폐단의 기원이 되기도 했다. 이로부터 우리 국회의 고질적 폐단인 여야 간 '적대적 공존'이 확고한 '관행'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적대적 공존, 우리 국회의 가장 특징적인 관행

우리 국회는 정작 나눠야 할 것은 나누지 않고, 나누지 말아야 할 것은 기꺼이 나눈다. 또 정작 협치해야 할 일은 결사적으로 협치하지 않으면서 협치해서는 안될 것은 힘을 합해 협치한다.

결국 이러한 관행은 현재 우리 국회가 보여주고 있는 중요한 폐단인 "나눠먹기" 혹은 "적대적 공존", 결국 국회의원의 "특권 동맹"을 구축하는 중요한 토대로 작동하고 있다. 그리하여 결국 "적대적 공존", "특권 동맹"은 우리 국회의 가장 전형적인 관행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이제 "적대적 공존" 혹은 "특권 동맹"에 토대한 국회의 무원칙한 나눠먹기 관행이 청산되어야 할 때다. 그래야만 우리 국회도 비로소 의회다운 의회, 의회의 기본에 충실한 의회로서의 위상을 갖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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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푸단대학에서 국제관계학 박사를 받았고, 그간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왔다.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 <논어>, <도덕경>, <광주백서>, <사마천 사기 56>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유신과 전두환정권에 반대해 수배, 구속된 바 있으며, 시민이 만들어가는 민주주의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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