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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클럽에서 코로나19환자가 다녀가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 일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이희훈
  
전국 6319 명 - 용인 66번 확진자가 클럽을 방문한 지난 2일 자정, 이태원이 속한 용산구를 제외한 타지역에서 클럽이 있는 이태원 1동을 방문한 사람들의 숫자다.

<오마이뉴스>는 서울생활인구데이터를 활용해 위와 같은 결과를 얻었다. 서울생활인구란, 서울시와 KT가 공공빅데이터와 통신데이터를 이용해 추계한 서울의 특정지역·특정시점에 존재하는 모든 인구를 뜻한다. 이때 사용되는 데이터는  대중교통 이용통계, 주민등록인구통계, 사업체조사자료, 건물 DB 등 서울시가 보유한 빅데이터와 KT 통신 빅데이터다. 00시~06사이에 4시간 연속 체류하는 날수가 14일 이상인 행정동을 거주지로 정의한다. 다만, 특정 통신사 사용자들을 표본집단으로 한 만큼 서울생활인구 데이터 값은 추정치에 해당한다. 위 데이터로 인구 이동 동향과 대략적인 인구 규모를 확인할 수 있다.

이태원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4일 낮 12시 기준 133명으로 서울 73, 경기 25, 인천 18, 충북 8, 부산 4, 충남1, 전북 1, 경남 1, 강원 1, 제주 1명이다. 특히 인천에서는 학원 강사가 클럽 확진자로 밝혀지면서 그의 접촉자 13명(학생 8, 학부모 등 성인 5)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가운데 일부는 3차 감염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울의 다른 구에서 3692명 유입] 강남구 〉 관악구 〉 송파구 〉 마포구 순
[서울 외 지역에서 2627명 유입] 경기도 1490명, 인천 177명, 충남 134명


 (* 아래 그래픽에 마우스를 갖다 대면 지역별 유입인구가 나옵니다.)
 
  
2일 0시 기준 이태원 1동으로 유입된 서울시 거주자는 이태원이 있는 용산구를 빼고 총 3692명이다. 강남구가 398명으로 가장 많았고, 관악구 275명, 송파구 268명, 마포구 265명, 서초구 246명, 동작구 219명 순이었다.

서울시 이외 지역에서는 총 2627명이 유입됐다. 이 중 수도권에서는 인천광역시 177명, 경기도 1490명이 유입됐다. 경기도에서는 성남시가 119명으로 가장 많았고, 남양주시 107명, 부천시 106명, 화성시 73명 순으로 높았다. 그 외 충남 134명, 경북 108명, 대구 106명, 강원 101명, 충북 83명, 경남 80명, 대전 76명, 부산 66명, 광주 48명, 울산 45명, 전북 38명, 전남 33명, 제주 24명, 세종 18명 순이었다.
 
 
이들 중 이태원 외 거주 장기체류 외국인 수는 582명이다. 강남구가 48명으로 가장 많았고, 마포구 42명, 서대문구 39명이 뒤를 이었다. (서울생활인구에서 추계하는 장기 체류 외국인은 90일 이상 체류 목적으로 국내에 입국한 외국인들 중 외국인등록증을 소지하고 KT 통신사에 가입한 등록외국인을 대상으로 한다.)

성별·연령 분포도에서는 남성과 여성 모두 20~30대가 높았는데 남성 2494명, 여성 1842명이다. 20~30대 유입 인구가 전체의 약 68.6%에 달한다. 40~50대의 경우 남성이 204명으로 동 연령대 여성 60명보다 높았다. 이밖에 15~19세의 경우 남성 103명, 여성 92명으로 나왔다.

이태원 외 거주 장기체류 외국인 582명 유입
전체 유입인구 중 20·30이 68.6%에 달해


현재 중대본은 4월 24일부터 5월 6일까지 이태원 소재 클럽과 주점 등을 방문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역학조사 및 익명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서울시도 용인 66번 환자가 지난 2일 다녀간 동선을 중심으로 코로나19 감염 의심자를 5517명으로 추려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 이 중 2000여 명 정도가 소재 파악이 안 된 상황이다. 

중대본에 따르면 13일 현재 서울·경기·인천·광주·부산·충북·대구 등 15개 시도에서 유흥시설 집합금지를 시행 중이다. 감염검사 시행 명령은 서울·경기·인천·광주 등 11개 시도에, 대인접촉 금지명령은 서울·경기·인천·세종·경북 등 9개 시도에 내려졌다.

윤태호 중대본 방역총괄반장은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태원 일대 클럽과 관련해서는 현재까지 총 3만5천 건의 검사가 시행되고 있다"라며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진단검사 받으라는 연락을 받고도 검사를 받지 않는다면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200만 원 정도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국장은 "데이터를 보면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태원에 왔다는 건데 여기서 조용한 전파(무증상)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다"라며 "지역사회 감염 위험성이 높아진 만큼 종교집회나 고밀도 시설 등의 운영을 다시 한번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국장은 이어 "당시 클럽, 종교시설을 포함한 집단 시설의 정상화를 (생활방역보다) 먼저 진행한 바람에 학교를 비롯한 교육 프로그램이 연기되고 있는 것"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할 때 순서가 완전히 어긋났다, 입이 열 개라도 누구나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클럽은 허용하고 학교는 나중에?... 전문가들 "순서가 어긋났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4월 8일 오후 8시부터 19일까지 룸살롱, 클럽, 콜라텍 등 422개의 유흥업소를 대상으로 집합금지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사실상 영업금지 명령이었다. 4월 2일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유흥주점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하면서 내린 조치였다.

하지만 집합금지 명령이 끝나자 유흥업소들은 곧장 영업을 개시했다. 현재까지 이태원 클럽이 영업을 재개한 첫 시점은 24일로 파악되고 있다. 황금연휴(4월 30일 ~ 5월 5일) 기간보다 앞선 시기에 영업이 재개된 것이다. 방역당국이 이태원 발 코로나19 검사 대상자를 24일부터 5월 6일까지로 특정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정 국장은 "(고밀도 시설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이 높은 만큼 제일 마지막에 운영 정상화를 해야 했다"라며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될 때까지 이러한 시설의 이용을 자제하게 하는 게 맞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처럼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동현 한국역학회 회장은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군데에서 확진자가 생겨날 경우 중대본이 이를 다루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 경우 각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확진자를 감당해야 하는데 현재 지역에 있는 역학조사관은 한 두명 정도뿐이고, 서울과 지역의 공공의료 격차가 매우 큰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김 회장은 "서울과 경기 정도는 인력 및 시설에서도 대응 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코로나19를 겪으면서도 다른 지역은 그 사이에 크게 달라진 건 없다"라면서 "만일 대구 같은 상황(대규모 집단감염)이 강원에서 터지면 대구보다 더 혼란스러운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원용남 한국방역협회 서울지회장은 "지역감염 우려가 있는 만큼 최대한 적극적으로 방역할 필요가 있다"면서 "코로나19에 노출된 업소에 (방역 업무를) 맡길 것이 아니라 지자체가 직접 방역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태그:#이태원, #코로나19, #클럽, #유흥업소, #확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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