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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나카를 얼굴에 바른 미얀마 어린이
 타나카를 얼굴에 바른 미얀마 어린이
ⓒ 이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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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나카를 아십니까?

미얀마 현지에 가면 어린 여자 아이들부터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여성들 얼굴 양볼에 하얀 가루가 발라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남자들 일부도 바른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이 바로 타나카입니다.

타나카는 미얀마의 만달레이(Mandalay)를 비롯한 중북부 지역에서 주로 나는 나무입니다. 그 나무의 껍질을 곱게 간 가루를 물에 섞어서 얼굴에 바릅니다. 
 
거리 곳곳에서 타나카를 파는 가게를 쉽게 만날 수 있다.
 거리 곳곳에서 타나카를 파는 가게를 쉽게 만날 수 있다.
ⓒ 이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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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를 여행하다 보면 나무를 장작처럼 쌓아 놓고 파는 가게가 많은데 그게 바로 타나카입니다. 타나카 나무토막 한 개에 500~1000짯 정도 합니다. 1000짯이 우리나라 돈으로 800원가량 하니 400~800원 정도 되지요. 이 나무를 사서 벼루처럼 생긴 돌판에 대고 갈아서 가루로 만든 후, 물에 개어서 바릅니다. 그런데 이 과정이 귀찮으면 2,000~3,000짯 하는 가루 분말로 포장한 제품을 사서 물에 개어서 사용하면 됩니다.

그렇다면 미얀마인들은 왜 타나카를 얼굴에 바를까요? 타나카는 미얀마인들의 오랜 전통이라고 합니다. 2천 년 전 베익따노 왕국의 왕비가 사용했다는 기록도 있고, 5세기에 바고 왕의 딸이 이용했다는 기록도 석판에 남아 있다니 수천 년을 이어온 미얀마인의 풍습입니다. 

그토록 오랜 풍습을 유지할 수 있었던 까닭은 타나카가 천연화장품으로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첫째, 자외선이 차단되어 얼굴이 타지 않고 피부가 탄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둘째, 보습효과가 좋아 여성들은 잠자기 전에 바르고 잔다고 합니다. 
셋째, 은은한 향기를 내어 향수를 뿌리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넷째, 시원한 느낌을 준다고 합니다.

이러한 타나카의 효능에 주목해 한국의 모 화장품 회사에서도 타나카를 수입해 화장품으로 제조·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양곤 시내에 타나카를 바르지 않은 여성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답니다. 그 까닭은 현대식 화장품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실제 한국 화장품 회사 여러 곳이 양곤 시내를 중심으로 진출했다고 합니다.

오랫동안 폐쇄 사회였던 미얀마가 아웅산 수치 정부 이후 개방 정책을 취하면서, 더불어 한류의 물결 속에서 한국 화장품 등이 많이 소개되며 전통적인 타나카 대신 현대적인 화장법이 더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쩌면 수년 후에는 얼굴에 흰 분칠을 한 미얀마인들을 쉽게 찾아보기는 어려울지 모른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타나카는 외국인들에게는 얼굴에 팩을 하는 효과가 있어서 상품화되어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타나카가 단지 과거의 유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질지 아니면 오히려 미얀마를 넘어 세계인들의 피부 건강을 지키게 될지 그 향배가 궁금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태그:#미얀마, #타나카, #다나카, #화장품, #양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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