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2위 도약을 노리던 LG 트윈스가 최근 4연패에 빠졌다. 26일 잠실 SK 와이번스전에서 4-7로 패했다. 이날 가장 큰 패인은 선발 켈리의 난조였다. 켈리는 5이닝 8피안타 5사사구 6실점으로 무너져 패전 투수가 되었다. 4개의 몸에 맞는 공이 말해주듯 제구가 좋지 않았다. 특히 변화구 제구가 흔들렸다. 

LG가 1회말 3점을 선취했지만 켈리는 2회초 2피안타 1사구로 만루 위기를 맞이한 끝에 2실점했다. 득점 직후 이닝에서 실점해 아쉬웠다. 3회초에는 1사 후 최정과 로맥에 연속 안타를 맞고 3-3 동점을 허용했다. 

승부는 5회초에 갈렸다. 이닝 시작과 함께 켈리는 한동민과 최정에 연속 사구를 내줘 무사 1, 2루 위기를 자초하더니 2피안타 1볼넷을 묶어 3실점했다. 켈리가 3-6 역전을 허용한 뒤 LG 타선은 1점 추가에 그쳤다.  
   
최근 LG는 소위 '윌켈차'로 불리는 1, 2, 3선발 윌슨, 켈리, 차우찬의 동반 부진으로 인해 4연패에 빠졌다.

23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는 차우찬이 5.2이닝 8피안타 5사사구 5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되었다. 25일 잠실 SK전에는 1선발 윌슨이 5이닝 11피안타 1피홈런 6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되었다. 믿었던 원투쓰리 펀치가 동반 붕괴한 것이다. 

문제는 이들의 부진이 단지 한 경기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윌슨은 이전 등판이었던 6월 1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6이닝 5피안타 1피홈런 3사사구 4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실패했다. 타선의 지원으로 승리 투수가 되었지만 투구 내용은 만족하기 어려웠다. 윌슨은 시즌 피홈런이 3개에 불과하지만 그 중 2개가 최근 2경기에서 기록된 것이다. 

켈리는 20일 대구 삼성전에서 6이닝 8피안타 2사사구 3실점을 기록했다. 역시 타선 지원으로 승리를 챙겼지만 10명이나 출루를 허용한 투구 내용은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시즌 중반을 넘기며 피로가 누적된 탓인지 두 외국인 투수 모두 제구의 정교함이 초반만 못하다. 
   
차우찬은 18일 대구 삼성전에서 6이닝 7피안타 3피홈런 6실점(5자책)으로 패전 투수가 되었다. LG 타선이 초반에 벌어놓은 4-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을 허용했다. 구속이 떨어진 차우찬은 완급 조절에 의존하는 투구 내용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가다. 윌슨, 켈리, 차우찬 모두 시즌 초반의 강력함과는 거리가 있다. 

LG는 선발 투수들이 부진할 경우 타선으로 상쇄할 능력은 갖추지 못했다. 팀 타율 0.261로 9위, 홈런 48개로 8위, OPS(출루율 + 장타율) 0.696으로 10위다. 리그 최하위권의 타선에도 불구하고 선발 투수들의 호투로 버텨온 LG이지만 이제는 선발진이 지친 기색을 노출하고 있다. 

최근 LG 류중일 감독은 선발 투수들에게 돌아가며 휴식을 부여하고 있다. 베테랑 류제국이 열흘 휴식 후 1군에 복귀했고 그간 잘 던져준 이우찬은 지난 22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었다. 하지만 선발진의 기둥인 윌슨, 켈리, 차우찬에 휴식을 부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내심 2위 도약을 노리던 LG는 4연패를 당하며 3위 싸움에도 적신호가 들어왔다. 이제 3주 앞으로 다가온 올스타전 휴식기까지 윌슨, 켈리, 차우찬의 선발진이 잘 버티며 LG의 순위를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외인타자 악몽' 반복 LG, 조셉의 미래는?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