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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칭) 금산군 화상 경마장 설치 반대 대책위'(아래 대책위)는 9일 오전 11시 금산군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가칭) 금산군 화상 경마장 설치 반대 대책위"(아래 대책위)는 9일 오전 11시 금산군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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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금산군(군수 문정우)이 화상 경마장(마권 장외발매소) 유치에 나서자 금산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반대대책위를 구성하고 대응에 나섰다.

'(가칭)금산군 화상 경마장 설치 반대 대책위'(아래 대책위)는 9일 오전 11시 금산군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책위는 금산군이 남일면 황풍리 35-4번지 일대에 추진 중인 화상경마장에 대해 "도박과 사행성이 강한 화상경마장과 레저시설을 누가 이용할지 뻔하다"며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군의 주장은 군민을 기망하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 환경영향평가, 교통영향평가 등도 거치지 않았다"며 "미비한 도시계획과 난개발로 지역 황폐화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금산군과 한국마사회는 민자 사업으로 남일면 황풍리 일대에 레저형 복합시설(화상경마장, 승마체험장, 복합 문화시설)과 강변승마코너, 워터 파크, 패밀리 테마파크 등을 갖춘 레저시설을 조성하기로 하고 오는 13일 주민공청회를 열 예정이다.

"세수 23억 원?  7, 8억에 불과....고용도 질 낮은 임시일용직이 대부분"

대책위는 이날 금산군과 한국마사회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23억 원의 세수가 증대된다는 주장에 대해 "각종 징수교부금과 조정교부금, 지방교육세를 합해도 7억~8억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금산군은 애초 세수증대액을 54억 원이라고 홍보하다 '최소 23억 원'으로 수정했다.

200~300명의 고용 창출을 한다는 홍보에 대해서는 "정규직 4~5명 외에 나머지는 질이 매우 낮은 임시일용직인데다 그나마 금, 토, 일 3일간만 운용되므로 일시적 한시적 고용"이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한국마사회 측도 '대전 월평동 장외발매소의 폐쇄로 그곳의 기존 인력이 재배치되는 것이지 정규직 고용 창출은 없다, 일용직에 한해 지역 인력을 고용한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연간 135만 관광객?  뜬구름 잡는 얘기"

금산군과 민간 사업자는 화장경마장이 들어서면 대도시 관광객 증가로 지역의 특산품 판매와 소비촉진으로 지역경제가 부흥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장외발매소 35만 명, 승마테마공원 20만 명, 워터테마파크 80만 명 등 모두 연간 135만 명이 찾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대해 대책위는 "운영 실적과 재정적 능력이 확인되지 않은 영세 소규모 사업자의 한 장짜리 엉터리 사업계획서를 근거로 뜬구름을 잡고 있다"며 "도박하러 온 사람들이 가족 나들이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마사회 측도 "화상경마장(마권장외발매소)과 승마테마공원은 마사회 관련 사업이지만 금산군과 민간사업자가 추진하는 물놀이 공원과 테마파크는 별개의 사업"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마사회 측이 제시하는 193억 원의 지원 계획도 논란이다. 마사회 측은 어린이회관과 스포츠파크(야구장, 궁도장), 장학금기탁으로 193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책위는 "지원계획도 불확실하고 생뚱맞아 진정성마저 의심스러운데다 누구를 위한 지원계획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지역주민의 이익에 부합하는 지원 사업으로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A업체, 전원주택지 → 공장용지 → 다시 화상경마장 부지 변경 중
 
반대대책위에는 정의당 충남도당 등 금산군에서 이례적으로 25개 단체가  참여했다.
 반대대책위에는 정의당 충남도당 등 금산군에서 이례적으로 25개 단체가 참여했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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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사업자의 그간 행적도 논란이다. 민간사업자인 A업체는 애초 해당 사업부지를 전원주택지로 개발하겠다며 분양광고까지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공장용지로 용도변경한 후 현재 부지조성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다 돌연 화상경마장으로 또다시 용도변경을 꾀하고 있다.

또 A업체는 예상 사업비로 모두 1350억 원(부지조성 130억, 온천워터파크 300억, 패밀리테마파크 320억, 화상경마장 550억, 기타 50억)을 제시했지만 금융대출을 뺀 자기자본 조달비용은 130억 원(총사업비의 9.6%)에 불과했다.

대책위는 "부동산개발 이익을 우선하는 업체라는 의심이 든다"며 "이를 의견 수렴도 없이 밀어붙이는 허가권자인 금산군청의 행정사무처리 과정도 의심하게 된다"고 밝혔다.

25개 단체 대책위 참여 "반드시 막겠다"

대책위는 "대도시 화상경마장도 중독피해로 주민 원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를 피해 설치 장소를 시군지역으로 옮기려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금산군에 대해서도 "주민의 거주 안정과 생활환경을 보호하고 금산의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며 "금산군이 포기할 때까지 지역 주민들과 화상경마장 설치를 막겠다"고 강조 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문정우 금산군수는 물론 김종민 국회의원(민주당)이 개입돼 있다"며 "김 의원이 화상경마장에 대한 의견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반대 대책위 참여단체는 전교조금산군지회, 금산참여연대, 금산자치연대, 수양회, 금산군친환경농민회, 금산군학부모연합회, 금산군네트워크, 정심회, 금산군장애인부모회, 금강유역환경지킴이, 금산사회단체연대, 금산살림, 늘품회, 정의당, 녹색당, 민중당, 금산군의료폐기물설치반대범국민대책위, 금산한국타이어민주노조, 금산천주교회, 받들교회, 대한불교조계종보석사, 어린이를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 한 살림금산모임쓰담북담, 디퍼러닝교사모임, 전환마을in금산 등이다.

금산에서 25개 단체가 참여하는 대책위가 꾸려진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태그:#금산, #화상경마장, #난개발, #도박 중독, #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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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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