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새로운 홈구장, DGB대구은행파크

대구의 새로운 홈구장, DGB대구은행파크 ⓒ 강의택

 
정말 지금까지 K리그에서 이런 분위기를 찾기 힘들었다. 아니 거의 없었다. 모든 관중이 하나가 되어 같은 목소리를 내고 발을 굴러 다 같이 선수들을 지지하는 이 분위기는 쉽게 볼 수 없었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축구 전용구장으로 알려진 포항 스틸야드에서도 인천 숭의아레나에서도 쉽게 찾아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큰 울림이 있는 곳 바로 대구FC(이하 대구)의 새로운 홈구장 DGB대구은행파크다.

'쿵쿵 골' 대구 팬들만이 할 수 있는 응원
 
 에드가의 두 번째 골 이후 환호하는 대구팬들

에드가의 두 번째 골 이후 환호하는 대구팬들 ⓒ 강의택


다른 구장들과는 다른 DGB대구은행파크 만의 특징을 찾으라고 한다면 바로 이 부분이다. 경기장 바닥을 알루미늄으로 제작한 것이다. 그리고 이 특징은 대구만의 문화를 만들어냈다. 경기 중 세트피스 상황에서 장내 아나운서의 리딩과 전광판에 '쿵쿵 골'이라는 자막이 뜨면 모든 관중이 하나가 되어 발을 두 번 구르고 골 이라 외쳤다.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바닥에서 나오는 큰 울림과 DGB대구은행파크를 찾은 1만 2000여 명의 대구 팬들의 목소리가 합쳐져서 엄청난 장면을 연출했다.

DGB대구은행파크 공식 개장 경기였던 제주와의 리그 개막전 에서부터 경기장을 울린 이 응원은 광저우 헝다(이하 광저우)와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2차전에서도 어김없이 경기장을 울렸다. 대구 팬들이 '쿵쿵 골'을 외칠 때마다 광저우 헝다 팬들이 외치는 '짜요' 소리를 덮었고 DGB대구은행파크은 더욱 뜨거워졌고 팬들은 하나가 됐다.

모든 관중이 일어났다
 
 교체 아웃되는 에드가를 향한 관중들의 기립박수

교체 아웃되는 에드가를 향한 관중들의 기립박수 ⓒ 강의택

 
지난 12일 광저우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2차전을 보기 위해 DGB대구은행파크를 찾은 대구 팬들은 다시 한 번 하나가 됐다. 그 순간은 바로 ACL 대표 강호 광저우를 3-1로 격파하는데 일등공신을 한 에드가와 김대원이 100% 그 이상의 활약을 펼친 뒤 교체되어 나가는 순간이었다.

전반에만 멀티골을 기록함과 동시에 최전방에서 광저우 수비수들과 열심히 싸워준 에드가 그리고 경기장 곳곳을 누비며 엄청난 활동량과 동시에 번뜩이는 돌파와 크로스로 1골 1도움을 기록한 김대원에게 DGB대구은행파크를 찾은 팬들이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를 친 것이다. 이 박수는 단순한 의미를 넘어서 모든 관중이 좋은 활약을 펼친 에드가와 김대원에게 존경심을 담아 박수를 보낸 것이기에 더욱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DGB대구은행파크 연속 매진 행렬
 
 리그 개막전에 이어 연속 매진을 기록한 DGB대구은행파크

리그 개막전에 이어 연속 매진을 기록한 DGB대구은행파크 ⓒ 강의택

 
이제는 보고 싶다고 마음대로 볼 수도 없다. DGB대구은행파크가 계속해서 매진 행렬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DGB대구은행파크 개장 경기였던 제주와의 리그 개막전에 이어서 광저우와의 조별예선 2차전 역시 비가 내리고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매진이 됐다. 여기에 17일 펼쳐지는 울산과의 리그 3R 경기 역시도 경기 하루 전에 이미 모든 표가 팔리면서 DGB대구은행파크 3경기 연속 매진을 기록하게 되었다. 현재 대구FC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지표이다.

이러한 매진 행렬은 작년 대구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엄청난 활약으로 인기가 급상승한 대구 대표 골키퍼 조현우 그리고 후반기 연승행진과 함께 2018 FA컵 우승을 차지하면서 많은 팬들이 대구의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대구는 그리 관중이 많은 팀도 축구의 인기가 높은 도시도 아니었다. 그렇기에 이러한 매진행렬은 대구 역시도 쉽게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ACL 대표강호 광저우를 3-1로 완벽히 제압한 대구

ACL 대표강호 광저우를 3-1로 완벽히 제압한 대구 ⓒ 강의택

 
분위기뿐만 아니라 성적도 좋다. 대구는 팀 역사상 ACL 첫 경기였던 멜버른 전, 제주와의 리그 개막전, 강호 광저우와의 조별예선 2차전까지 모두 승리를 가져오면서 3연승을 달리게 되었다. 성적과 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말 그대로 계속해서 상승곡선을 그려나가고 있다. 

이제 시작이다. 분명히 지는 경기도 있을 것이고 외적으로도 압박이 들어올 수 있다. 그렇지만 그럴수록 구단, 선수, 팬 모두가 하나가 된다면 이 분위기를 오래 이어갈 수 있다. 유례없는 기록을 세워가고 있는 대구가 앞으로는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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