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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학순 할머니가 1991년 8월 14일에 "내가 '위안부'이다"라 밝힌 후 열린 수요시위도 지난 10일에 어느덧 1356회를 맞이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공식 사죄하지 않는 가운데, 전라남도 순천의 평화의소녀상은 두 돌을 맞이해 공공조형물로 등록, 민관 모두의 축하를 받으며 기념식을 가졌다.

지난 토요일 13일 오후 3시에 순천 조례호수공원에서 순천평화의소녀상 제막 2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이번 2주년은 순천의 소녀상에 어느 때보다 더욱 뜻깊은 해이다. 작년 하반기에 학교에서 강의를 시작하며 '위안부'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평화의 중요성을 알리는 평화인권 강사들에 이어 올해는 89명의 청소년 자원봉사 평화나비도 결성되었다.
 
10월 13일 조례호수공원에서 순천평화의소녀상 제막 2주년을 맞이하여, 이번에 공공조형물로 승인한 허석 시장과 서정전 의장 그리고 2016년 당시 건립에 힘쓴 이들이 함께 축하하고 있다.
▲ 평화의소녀상 제막 2주년 10월 13일 조례호수공원에서 순천평화의소녀상 제막 2주년을 맞이하여, 이번에 공공조형물로 승인한 허석 시장과 서정전 의장 그리고 2016년 당시 건립에 힘쓴 이들이 함께 축하하고 있다.
ⓒ 배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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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순천시와 시의회가 9월 19일 공유재산 심의위원회에서 심의완료, 10월 4일에 "순천시 여성가족과-1"로 공공조형물로 소녀상을 최종 등록했다. 앞서 순천평화의소녀상은 순수하게 시민들의 성금을 모아 전국에서 51번째로, 공론을 통해 선정된 조례호수공원에 2016년 10월 15일에 건립되었다.

이번 2주년 기념식에는 새로 취임한 허석 시장과 서정진 시의장, 시의원들과 2016년 당시 건립추진위원회 상임대표였던 임한섭 목사, 원국 스님, 오옥묵 상임대표, 최미희 사무총장 및 올해 취임한 문수경 순천평화나비 사무국장 및 '평화나비'라 불리는 활동가, 시민들이 참석했다.

특히 기념식만 거행했던 작년과 달리, 평화인권 강사와 청소년 평화나비 등의 도움으로 세계의 외침 1억인 서명 캠페인, '위안부' 할머니께 보내는 편지쓰기, 평화의소녀상 종이접기, 소녀상 해설과 '위안부'에 얽힌 역사교육, 축하 노래 등 부대행사가 마련되어 시민들의 참여도를 더욱 높였다. 

임한섭 목사는 "이 땅에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나라가 실현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하나가 되었다"며 "순천시 공공조형물로 등록이 되었다"고 기쁜 소식을 전했다. 이는 "평화의소녀상 건립 의도를 순천시가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할머니의 명예 회복과 인권 보호를 위해 시민들이 더욱 실천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환영했다.
 
평화인권 강사로 활동하는 평화나비가 시미들에게 소녀상에 대해 담긴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 소녀상에 대해 설명하는 평화나비 평화인권 강사로 활동하는 평화나비가 시미들에게 소녀상에 대해 담긴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 배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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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석 시장은 "소녀상이 전국 각지, 세계 각지에 만들어진 것은 평화를 바라는 대한민국 국민, 세계인의 염원이 늘어나는 것"이라 평가하며, 원나라 침략기의 공녀와 조선시대 양란에 희생된 여성들도 언급하며 평화의 중요성을 알렸다.

이어 "역사에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병을 배출하고, 동학혁명 때 동학군이 많이 나선 것도 순천, 일제치하에서 소작쟁의가 활발했던 곳이 순천 서면"이라며, "순천시는 뛰어난 한 명보다는 군중이 매우 중요한 도시"라 강조했다. 그래서 "평화의소녀상을 통해 평화를 바라는 것과 동시에 그동안 이름 없이 스러진 의병들과 의로운 분들을 기리는 사업들이 앞으로 추진"되어, "국가정원에 군중의 동상이 순천의 조형물로 생기길" 바란다고 피력했다.

서정진 의장은 미국 43대 조지 부시 대통령의 "역사는 움직인다. 그것은 희망으로 나아가거나 비극으로 나아간다"라는 명언을 인용하며, "역사를 성찰하여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는다면 희망을 이어갈 수 있지만, 흘러간 과거로만 치부해 버린다면 비극을 맞이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평화의소녀상이 "모두가 알아야 할 역사, 우리가 바로 잡아야 할 역사"로, "자랑스러운 상징으로 거듭나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알렸다.

현장에서 소녀상과 함께 함께 인증샷 행사를 돕던, 매산여고 2학년 구 아무개, 황 아무개 학생은 학교 공문을 통해 '평화나비 청소년 자원봉사단'에 지원했다고 한다. "중학교 때부터 영화 등을 통해 '위안부' 할머니에 대해 알긴 했다"며, "평화나비 활동으로 더 많이 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순천평화나비 제막 2주년을 맞이하여 청소년 평화나비들이 부대행사로 마련된 부스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 청소년 평화나비 순천평화나비 제막 2주년을 맞이하여 청소년 평화나비들이 부대행사로 마련된 부스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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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둔덕동에서 여행을 왔다가 행사에 와서 1억인 서명 캠페인에 동참한, 28살과 26살 박 씨 자매는 "<허스토리>를 보고 울분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이에 "평화인권 강사들이 학교 등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데 알고 있나?"라 묻자 "몰랐다"라며, "직장인이라서 따로 교육을 받거나 시간을 내기 어렵다. 인터넷 교육 영상이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영화 <허스토리>는 1992년 12월에 위안부 할머니 10명이 일본 야마구치 지방재판소 시모노세키 지부에 일본 정부를 상대로 공식적인 사죄와 배상을 청구한 관부재판 사건을 바탕으로 했다.

사실을 토대로 한 영화의 파급력이 커서 일본 우익들이 영화 상영을 방해하기도 한다. 위안부 할머니 15명의 투쟁 기록을 다룬 재일교포 박수남 감독의 다큐 <침묵>은 오는 16일 일본 가나가와현 지가사카시에서 시민상영회를 앞두고 있는데, 우익들이 상영회를 후원한 지자체에 거세게 항의해서 귀추가 주목된다.

태그:#평화의소녀상, #일본군 '위안부', #'위안부' 명예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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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어로 '좋아할, 호', '낭만, 랑',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이'를 써서 호랑이. 호랑이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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