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가재건을 향한 AC밀란의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2일 AC밀란은 곤살로 이과인과 마티아 칼다라를 유벤투스로부터 영입했다. 구단은 SNS를 통해 선수들의 합류 사진을 게시했다. 대신 지난해 영입한 수비수 레오나르도 보누치를 내주게 됐다. 이로써 보누치는 토리노를 떠난 지 한 시즌 만에 다시 돌아가게 된다.

밀란으로서는 만족하고도 남을 트레이드다. 지난 시즌 공격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밀란은 검증된 공격수인 이과인을 데려왔다. 거기다 마음이 떠난 주장 보누치의 빈자리를 리그 정상급 센터백 마티아 칼다라로 채워 넣었다. 지난해 모습으로나 미래로 보나 아쉬울 게 없다.

지난시즌 밀란은 모든 게 엉망이었다. 팀 성적은 개막 이전 영입들로 한층 높아진 기대치에 못 미쳤다. 목표였던 챔스는 고사하고 유로파 진출마저 확신할 수 없었다. 결국 시즌 도중 몬텔라 감독을 경질하고 가투소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가투소는 유로파 진출권을 따내며 소기의 성과를 이뤄냈다.

겪은 문제는 성적만이 아니었다. 지난 여름 중국 자본가 용홍리가 구단을 인수하며 새롭게 구단주 자리에 올랐다. 밀란은 그의 자본을 어깨에 지고 이적시장을 누볐다. 그러나 시즌도중 용홍리의 자산이 실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엘리엇 펀드가 구단을 인수하며 급한 상황은 일단락됐다.

안팎으로 시끄러운 일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지난 6월 UEFA는 밀란에 유럽대회 금지 결정을 내렸다. FFP(재정적 페어플레이) 규칙 위반에 대한 처분이었다. 밀란은 즉시 CAS(스포츠 중재 재판소)에 상고했다. 그 결과, CAS는 UEFA가 밀란에 내린 징계가 부당하다고 판단, 징계를 철회했다. 덕분에 밀란은 이번시즌 유로파대회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새로운 주인 엘리엇 펀드는 밀란을 장기적으로 운영할 계획이 없다. 단지, 구단의 가치를 끌어 높여 새로운 구단주를 모시는 게 그들 목표다. 실패를 겪은 밀란이 지난해 못지않은 이적시장을 보내는 이유다.

이웃리그 EPL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지난 시즌 리그 13위, 웨스트햄도 실패를 잊은 모양이다. 웨스트햄은 지난 여름을 알차게 보냈다. 수문장부터 최전방 공격수까지 전 포지션에 걸쳐 보강을 시도했다. 그러나 성적은 지지난 시즌보다 두 단계 떨어졌다. 신입생 아르나우토비치와 치차리토가 활약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번엔 '해머스'(웨스트햄의 별칭)를 쥘 사람부터 바꿨다. 지난해 빌리치 감독이 팀을 강등권으로 떨어뜨리자 모예스 감독이 소방수로 등장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19위까지 추락한 웨스트햄을 13위로 건져 올렸다. 재계약 가능성이 언급됐지만, 웨스트햄은 새 시즌을 맞이할 새 감독을 찾기 시작했다. 그 결과, EPL 우승 경험이 있는 페예그리니 감독이 팀을 쥐게 됐다.

페예그리니 감독은 빠르게 팀정비에 나섰다. 과거 함께 일한 후시요스 풋볼 디렉터를 영입하고 에브라와 콜린스를 내보냈다. 이 과정에서 구단은 오랜 기간 팀에 헌신한 콜린스에게 문자로 방출통보를 하여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시즌 웨스트햄은 수비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기대했던 조 하트와 조세 폰테는 수비불안은 떨쳐내지 못했다. 팀 실점(68점)은 리그 전체 1위로 강등팀 스토크시티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웨스트햄은 1부리그 승격팀 풀럼에서 라이언 프레데릭스를 영입했다. 지난 시즌 풀럼의 승격을 이끌어내며 PFA 챔피언쉽 올해의 팀에 선정되기도 했다. 웨스트햄은 젊은 피까지 더했다. 21살의 어린 나이로 리그1 툴루즈 주전 수비수로 활약한 이사 디오프가 팀에 합류했다. 웨스트햄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 중 하나다. 조 하트가 있어도 불안했던 골문은 루카스 파비안스키가 책임지게 됐다. 그러나 최근 수비라인을 보호하던 체이쿠 쿠야테가 크리스탈 펠리스로 떠나게 되며 불안은 남아있다.

 토트넘 홋스퍼의 해리 케인(왼쪽)이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14-2015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슛을 하고 있다. 이날 토트넘은 1-2로 뒤지던 후반 추가시간 케인이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2-2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2015. 2. 22)

지난 2015년 2월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14-2015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토트넘의 경기 장면. ⓒ 연합뉴스/EPA


매 이적시장 클럽 레코드를 새로 쓰는 웨스트햄이 또다시 기록을 세웠다. 라치오에서 약 626억 원을 들여 공격수 펠리페 안데르손을 데려왔다. 한때 많은 빅클럽팀이 눈여겨보던 선수가 웨스트햄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이밖에도 아스날의 잭 윌셔, 도르트문트의 안드레 야를몰렌코가 팀 득점 8위에 달할 정도로 수비와 비교하면 강한 공격을 가진 웨스트햄의 무게를 실을 전망이다.

AC밀란과 웨스트햄은 실패에도 굴하지 않는 칠전팔기(七顚八起) 정신으로 이적시장을 보내고 있다. 영입에 힘쓴 나머지 이들은 조화에 실패했다. 결국엔 조화가 이루어져야 성적이 나오는 법. 시즌종료 뒤 성적표를 꺼냈을 때 과연 이들이 남은 숙제를 해결했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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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시장 AC밀란 웨스트햄 이과인 보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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