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 시각)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오른쪽)가 페루를 상대로 득점한 뒤 앙투안 그리즈만과 함께 자축하고 있다.

21일(현지 시각)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오른쪽)가 페루를 상대로 득점한 뒤 앙투안 그리즈만과 함께 자축하고 있다. ⓒ 연합뉴스/EPA


이번 월드컵의 유력한 '우승후보' 프랑스가 페루와의 경기에서 '효율적인 축구'를 바탕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1차전 호주와의 경기 때 졸전 끝에 상대의 자책골에 힘입어 힘겨운 승리를 거뒀던 프랑스였다. 때문에 이번 경기에서는 자신들의 수준을 보여주기 위해 조금은 조급해질 수도 있었던 프랑스였지만, 그들은 결코 다급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며 페루에게 가능성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날 프랑스는 전력의 우세를 앞세운 공격축구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수비 라인을 내리고 경기의 주도권 또한 페루에게 내주며 효율성 위주의 경기를 추구했다.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인 압박을 시도하는 페루를 상대로 수비 라인을 내려 침착한 대응을 보였고, 볼 점유율과 패스 횟수 또한 페루에게 내주었다. 이날 경기에서 패배할 경우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되기 때문에 적극적인 공격 축구를 펼칠 수밖에 없었던 페루를 상대로 맞불을 놓기보다는, 침착한 플레이 스타일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경기를 진행하겠다는 심산이었다.

프랑스가 이날 페루를 상대로 얻은 1-0 승리는, 어떻게 보면 우승후보 프랑스 수준에 맞지 않는 불만족스러운 결과였다. 볼 점유와 패스 횟수를 포함한 경기의 주도권도 모두 페루에게 있었다. 그러나 축구는 기록이 아닌 골로 말하는 스포츠이다. 프랑스는 누구보다 이를 잘 이해하고 경기를 진행했다. 경기의 주도권은 페루에게 내주었으나, 중거리 슈팅을 제외하고는 페루에게 결정적인 찬스를 내주지 않았던 것이 이에 대한 대표적인 증명이다. 또한 프랑스는 득점이 간절했던 페루를 상대로 전체적인 라인을 내려 진행하다가, 결정적인 공격 상황에만 라인을 올려 공격을 진행하는 등 뛰어난 경기조율도 보여줬다.

프랑스가 경기 조율에만 집중하느라 창의적인 공격을 하지 못했던 것도 아니었다. 전반 39분 포그바- 음바페- 그리즈만- 지루로 이어졌던 역습은 완성만 되었다면 연계 플레이로 만들어낸 이번 대회 최고의 골이 될 수도 있었고, 전반 42분 캉테- 음바페- 그리즈만- 에르난데스로 이어졌던 연계 또한 '아트사커'의 클래스를 보여준 한 장면이었다.

무엇보다 프랑스는 선수 개개인의 클래스도 차원이 달랐다. 지루, 그리즈만, 음바페, 포그바 이 4명만의 연계 플레이로도 프랑스의 공격은 상대방에게 위협을 주기에 충분했으며, 중원을 휩쓸고 다니는 캉테, FC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주전 센터백 듀오 바란-움티티로 대표되는 중앙 라인의 수비력은 월드컵 참가팀 중에서도 최상급 수준이었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 꼽히는 팀들은 보통 8강 이후를 내다보기 때문에, 방심하기 쉬운 조별리그에서 탈락의 위기에 몰리며 이변의 주인공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어쨌든 프랑스는 이 날 경기를 통해 16강 진출을 확정지으며 이러한 위험에서 벗어났다. 또한 우승후보 수준의 팀들은 월드컵에서 경기를 치르면 치를수록 조직력이 상승하며 더욱 강력한 모습을 보인다.

그러한 점에서 이 날 프랑스의 1-0 승리는 결코 나쁜 결과가 아니었다. 프랑스는 앞으로 경기가 진행될수록 더욱 완성되어 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과연 프랑스는 '황금세대'와 함께 맞이한 이번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까. 현재까지의 프랑스는 순항 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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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월드컵 프랑스VS페루 프랑스 16강 확정 페루 16강 좌절 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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