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홍성규 민중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
 홍성규 민중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
ⓒ 장명구

관련사진보기


"열심히 써 주셨는데, 죄송합니다."
"그게 죄송할 일인가요,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요."

홍성규 민중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43)와의 인터뷰는 이런 대화로 시작됐다. 경기도 기초의원 4인 선거구를 늘리기 위해 민중당 등 소수정당은 열심히 싸웠고 기자인 나는 열심히 취재했는데, 그 결과가 좋지 않아 미안하다는 말이었다.

경기도의회는 지난달 15일, 시민단체와 민중당, 정의당 등 소수정당이 강력하게 요구한 기초의원 4인 선거구 확대를 외면하고, 오히려 겨우 2곳이었던 4인 선거구마저 2인과 3인 선거구로 쪼개 버렸다.

[관련 기사]
경기도 기초의원 4인 선거구 '0', 의회 문턱 못 넘었다
"4인 선거구, 2인 선거구로 쪼개는 민주당과 한국당 규탄"
"10만 인구도 4만 인구도 똑같이 시의원 2명이라고요?"

그를 4일 오전 수원 화성 인근 작은 커피숍에서 만났다. 그는 기초의원 선거구 문제와 관련 "민주당도 이 문제에서는 적폐 정당인 자유한국당과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이) 촛불 정신을 이어갈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라고 쓴소리를 던졌다.

홍 후보는 또한 "생각해 보면, 촛불 국민 요구 중 그 무엇도 속시원하게 풀린 게 없다. 개혁 입법을 하라고 했는데, 국회는 단 하나도 하지 않았다. 왼쪽정치(진보정치)의 부재가 큰 원인이다. (국민들이) 왼쪽의 부재와 공백에 대한 갈증이 분명 있을 것"이라며 진보 정당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홍 후보는 지난 2월 20일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등록 직후 경기도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중당은 "촛불 혁명이 만들어낸 새로운 진보정당"이라 소개하며 "민중당의 목표는 단언컨대 집권이다. 가장 많은 유권자가 모인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 경기도에서 시작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민중당은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새로운 진보정당이다"

홍성규 민중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 인터뷰 모습.
 홍성규 민중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 인터뷰 모습.
ⓒ 장명구

관련사진보기


홍 후보는 (구)통합진보당(2014년 해산)의 마지막 대변인이다. 2010년 지방선거 민주노동당 화성시장 후보, 2012년 총선 진보당 화성갑 예비후보, 2016년 총선 무소속 화성갑 후보로 출마한 바 있다.

다음은 홍 후보와 나눈 일문일답.

- 박근혜 정부 때 해산 당한 통합진보당이 민중당 전신이라는데, 맞나?
"민주노동당-통합진보당 정신을 계승한 것은 맞다. 하지만 민중당(2017년 10월 창당)은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새로운 진보정당이다. 현재 당원(약 5만 명) 절반 이상이 민주노동당이나 통합진보당과 관계가 없는 분들이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현재 당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통합진보당과 이석기 의원 이름도 모르는 분들이 태반이다.

- 촛불 혁명으로 새 정부가 들어섰는데도, 이석기 의원 등 구속자 석방 안 되고 있다. 이 문제 어떻게 생각하는지?
"솔직히, 원통하고 억울한 게 사실이다. 빨리 석방해야 한다. 통합진보당 강제 해산의 진상을 규명하고 양심수를 석방하라는 게 민중당의 공식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이 문제를 중점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이건 적폐청산의 문제다. 이번 선거에서 민중당의 핵심 슬로건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촛불 혁명에 성공했음에도 촛불 국민이 요구한 것 중 그 무엇 하나 속 시원하게 풀린 게 없다. 선거 연령을 만 18세로 줄이라는 등의 개혁 요구를 국회는 단 한 건도 처리하지 않았다. 이게 모두 왼쪽정치(진보정치)의 부재와 공백 때문이다. 진보정당이 없어서 그런 것이다. (이 때문에) 국민들도 왼쪽정치에 대한 갈증을 느끼리라 생각된다."

- 출마했으니 목표는 분명 당선일 텐데, 솔직히 어렵지 않나?
"물론이다. 목표는 당선이다. 난 당선하기 위해 뛰고 있다. 그런데, 김종훈 민중당 공동대표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3% 득표가 목표라고 말해서 하하하, 그래도 저는 분명 당선이 목표다. 하지만 (당선이 어렵다면) 최소한 김 대표가 말한 당의 목표는 훌쩍 뛰어넘을 수 있으리라 본다. 아니 꼭 뛰어 넘겠다."

"지방자치 잘 되면 대학 서열화도 해결할 수 있어"

홍성규 민중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
 홍성규 민중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
ⓒ 장명구

관련사진보기


- 경기도에 가장 필요한 정책은 무엇인가?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유권자가 있는 곳인 만큼, 대한민국 미래상을 제시할 통 큰 정책이 필요하다. 경기도만 잘 살 수 있는 정책을 펴면 안 된다. 그래서 대한민국 미래방향을 제시할 경기도 3대 진보비전을 준비했다.

3대 진보비전은 ▲서민 살림살이 걱정 끝 ▲동북아 평화의 중심, 한반도 통일의 중심 경기도 ▲직접 참여 주민자치 100%다. 구체적인 내용은 모든 노동자의 최저임금 1만 원,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실시, 접경지역에 남북의 농민들이 함께 농사 지을 수 있는 남북농업협력지구 건설, 수원 전투비행장 폐쇄 검토 등이다."

- 지방분권과 지방자치 강화가 이번 선거 핵심 이슈로 뜨고 있다. 지방자치 강화를 위해 어떤 제도가 필요하다고 보는지?
"재정과 인사권이 지방정부로 대폭 넘어 와야 한다는 데 기본적으로 동의한다. 특히 공무원 임용권을 비롯한 인사권이 중요하다고 보는데, 그 이유는 지역에서 지역 인재를 채용할 권한이 있어야 인재가 중앙으로 집중되는 현상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에 있는 인재가 지금도 서울만 가면 돌아오지 않는데, 만약 지역에서 이런 인재를 공무원이나 교사로 채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 이거 선거 이후에 시범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 지방자치 잘 돼서 지방 정부에서 그 지역 대학 나온 인재를 많이 뽑게 된다면 대학 서열화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 현직 시장 등은 지방분권형 개헌을 주장하는데, 홍 후보 견해는?
"개헌 이야기가 나왔으니 자유한국당 반대로 개헌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 안타깝다는 말부터 해야겠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할 때 국회의원들도 과감히 배지 던지고, 국민 신임을 다시 물어야 했다. 그렇게 했다면 이번 개헌에 더 많은 것이 담겼을 것이고, 적폐세력인 자유한국당과 개헌을 논의해야 하는 참담한 일을 겪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들은(자유한국당) 개헌에 대해서 한마디도 하지 말아야 한다.

정당을 만들기 쉽게 하는 방향의 법 개정이 필요하다. 이게 지방자치 발전에 꼭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정당을 만들려면 수도 소재 중앙당을 구성하도록 하고 있고, 5개 이상의 시도당을 가져야 한다고 정해져 있어, 중앙당이 없으면 지역당을 만들 수 없는 구조다. 이걸 뜯어고쳐서 지역에 필요하고 지역에서만 활동하는 예를 들면 '경기 진보당', '화성당' 같은 지역당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지방자치가 획기적으로 발전할 거다.

선거 연령을 혁신적으로 개정해야 한다. 민중당 공식 입장은 선거연령을 16세로 낮추자는 것이다. 그리고 피선거권도 국회의원은 25세 이상, 대통령은 40세 이상인데, 이것도 선거연령과 같아야 한다. 선거권이 있으면 당연히 피선거권도 있어야 한다."


태그:#홍성규, #민중당
댓글18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