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혁 <1박2일-시즌3> 출연 모습.

김주혁 <1박2일-시즌3> 출연 모습. ⓒ KBS <1박2일 시즌3> 방송 캡처


'구탱이 형' 배우 김주혁이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경찰에 따르면 김주혁은 지난 30일 오후 4시 30분경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영동대로에서 벤츠 SUV를 몰다가 인근의 그랜저 차량을 들이받았다. 이후 김주혁의 차량은 인도로 돌진, 아파트 벽면에 부딪힌 뒤 2m 계단 아래로 추락했다. 김주혁은 사고 직후 건국대학교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6시 30분경 끝내 숨졌다. 향년 45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31일 부검 결과 사망의 직접 원인으로 즉사 가능 수준의 두부(머리)손상이 사인이라고 밝혔다. 최종부검결과는 일주일가량 소요된다고 덧붙였다.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에 차려졌다.

국민배우 김무생(1943년 3월16일-2005년 4월16일)의 아들이었던 김주혁은 탄탄한 연기로 대를 이어 명배우로 입지를 굳혔다. 1993년 연극배우로 데뷔한 뒤 1998년 SBS 8기 공채 탤런트로 방송활동을 시작했다. 대표작으로는 영화 <싱글즈> <아내가 결혼했다> <비밀은 없다> <방자전>, 드라마 <구암 허준> <프라하의 연인> <무신> 등이 있다.

김주혁이 대중과 더욱 가까워진 건 KBS 예능프로그램 < 1박2일>에 합류하면서부터다. 지난 2013년 12월 1일 < 1박2일 시즌3>에 고정멤버로 합류해 2015년 말까지 출연했다. '구탱이 형'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 1박2일 시즌1>의 김C와 비슷한 느낌을 주며 대중에 친숙하게 다가갔다. 조용하면서도 할 말은 하는 캐릭터로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2년간의 만남을 끝으로 이별을 예고했다. 영화에서 강렬하고 진중한 역할을 맡아온 김주혁은 예능에서 망가지는 게 쉽지 않았다. 어중간하게 있다간 오히려 프로그램에 민폐를 끼칠 수도 있다고 털어놨다.

1박2일 멤버들은 김주혁의 하차에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개그맨 김준호는 < 1박2일> 방송을 통해 "왜 떠나느냐, 남아 달라"고 부탁했고, 김종민도 "솔직히 말해 달라, 왜 갑작스럽게 하차를 결정했나"라고 물었다. 김주혁은 "예능이 주업은 아니다"라며 "적극적으로 나서고 싶은 순간에도 이상하게 참게 된다. 처음에는 1년만 도전하려 했지만 좋은 멤버들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고 답한 바 있다. 

구탱이 형은 < 1박2일>을 떠났지만 여운은 여전하다. < 1박2일>이 10주년을 맞은 가운데 많은 시청자들이 그리운 멤버 중 한 명으로 김주혁을 꼽았다. 

김주혁이 '1박2일 이멤버 리멤버 포에버'가 된 것은 그의 진솔한 모습을 대중이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의 차갑고 냉정한 이미지와 달리 실제 모습은 수더분함 그 자체였다. 순박하고 꾸밈없는 성격, 때론 부끄럼까지 타는 순둥이였다. 애틋한 감정까지 들게 했기에 < 1박2일> 하차 당시 스태프들마저 눈시울을 붉혔다.

정감이 가고 따뜻했던 '구탱이 형' 김주혁의 갑작스런 비보에 애도와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1박2일> 제작진은 지난 30일 "모든 출연진과 스태프들은 영원한 멤버 김주혁의 충격적인 비보에 애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라며 "마음을 다해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라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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