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회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대통령에 전하는 편지 발표를 마치고 문 대통령이 피해자를 안아 주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회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대통령에 전하는 편지 발표를 마치고 문 대통령이 피해자를 안아 주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회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대통령에 전하는 편지 발표를 마치고 문 대통령이 피해자를 안아 주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회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대통령에 전하는 편지 발표를 마치고 문 대통령이 피해자를 안아 주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회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대통령에 전하는 편지 발표를 위해 피켓을 펼치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회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대통령에 전하는 편지 발표를 위해 피켓을 펼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아이 잃고 부모 잃고 아내 잃고 남편 잃은 피해자들이 7년 동안 싸우는 겁니다. 그거 하나 못 들어줍니까."

가습기 살균제로 아내를 잃은 최주완씨가 경찰에게 외쳤다. 5일 오전 11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과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 등 4명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님 살균제 가습기 참사 꼭 해결해주세요'란 피켓을 든 채 연좌농성을 벌였다. 청와대 분수대 앞 돌바닥은 뜨겁게 달궈져있었지만 이들은 개의치 않았다.

당초 이들은 문재인 정부에 가습기살균제 참사 책임 인정, 진상 규명을 위한 재조사, 재발 방지책 수립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다. 하지만 경찰이 막아섰다. 경찰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는 1인 시위만 허용되고 집회는 안 된다. 피켓도 발언도 안 된다"라고 밝혔다. 40분 간 협의 끝에 피해자 가족들은 손팻말과 발언 없이 편지만 낭독하고 청와대에 편지를 전달하는 문화행사 형식으로 대체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회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대통령에 전하는 편지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하려다 경찰에게 가로 막혀 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회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대통령에 전하는 편지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하려다 경찰에게 가로 막혀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회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대통령에 전하는 편지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하려다 경찰에게 가로 막혀 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회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대통령에 전하는 편지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하려다 경찰에게 가로 막혀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기자회견은 누구에게나 보장되는 권리다. 하지만 경찰과 대통령 경호실은 대통령 관저로부터 100m 이내의 장소에서 집회를 막을 수 있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11조를 근거로 청와대 분수대 앞 기자회견을 막고 있다. 펼침막, 팻말 등을 준비하는 기자회견은 집회라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이 가능하다는 소식을 듣고 왔는데 아니었다. 편지 낭독과 전달만 하는 문화행사로 열게 됐다"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목도 아프고 폐도 아픈 피해자분들이 마이크도 없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편지를 읽겠다"라고 전했다.

피해자, 마이크도 없이 아픈 목으로 편지 낭독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회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대통령에 전하는 편지 발표를 하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회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대통령에 전하는 편지 발표를 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회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대통령에 전하는 편지 발표를 하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회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대통령에 전하는 편지 발표를 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우여곡절 끝에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 등 5명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다섯 통을 낭독했다. 가습기 살균제와 증상의 인과관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3·4단계 피해 판정을 받은 이들이 많았다.

2009년 옥시 가습기살균제로 아내를 잃은 왕종현씨(70)도 손을 덜덜 떨며 가습기살균제로 아버지를 잃은 김미란씨의 편지를 대독했다. 왕씨도 아내와 함께 가습기살균제를 오랜 시간 썼기 때문에 어지럼증과 비틀거림 등을 앓고 있다.

김미란씨는 편지에서 "3·4단계는 증상이 경미한 것으로 잘못 알려져 여전히 피해자로 인정받지 않고 있다"며 "3·4단계 폐섬유화도 1·2단계 폐섬유화와 같다. 단지 급성이 아닌 만성이란 이유로 똑같이 폐섬유화로 죽고 병들고 폐이식까지 해야 하는 3·4단계 피해자들도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로 인정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3·4단계 피해자들도 개·돼지가 아닌 대한민국의 국민임을 느낄 수 있게 해주시길 바란다"며 "평범하게 행복하게 살고 싶었고 살아왔던 국민들을 죽이고 병들게 한 가해기업들을 재수사 해주시고 처벌 받게 해 주셔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김옥분씨도 "폐 이외의 장기에도 손상이 있을 수 있음에도 이런 부분들은 간과한 채 보건복지부에서 피해자들에게 등급을 매긴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피해 경중에 따라 피해보상을 달리 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아무런 보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전했다.

10년간 가습기살균제를 쓰다가 3차 피해자로 신고한 이재성씨는 마스크를 낀 채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이씨는 "판정조사의 개선과 함께 지연된 이유에 대해 재조사를 해달라. 3·4단계의 피해 인정범위도 확대해 달라"라고 촉구했다.

편지 낭독이 끝난 후 최예용 소장은 문재인 대통령 가면을 쓰고 피해자 가족들을 위로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편지를 읽은 가족들을 최 소장이 문 대통령 가면을 쓴 채 일일이 안아주며 "죄송합니다. 국가가 책임지겠습니다"라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최 소장은 문 대통령을 대신해 가족들에게 절을 하기도 했다.

강찬호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가피모) 대표는 편지를 청와대에 전달하며 "피해자 가족들이 가장 원하는 건 진정 어린 사과다. 완벽한 건 아니더라도 정부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다국적 기업들은 물론 나머지 기업들이 문제를 해결해 나갈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 차원에서 책임지고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꼭 해주시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아쉬움 남은 환경의 날..."정부, 책임 인정해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회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대통령에 전하는 편지 발표를 하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회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대통령에 전하는 편지 발표를 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환경의 날을 맞이해 가습기살균제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적극적 조치를 기대한 피해자와 시민단체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 했다. 최예용 소장은 "5일 환경의 날을 맞이해 문재인 대통령이 가습기 살균제 관련된 발언을 하길 기대했다. 하지만 환경의 날을 맞아 열린 기념식에 참석한 이낙연 총리는 '가습기 살균제, 학교 우레탄 트랙 등과 같은 생활주변의 화학제품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크다'라고만 이야기했다"라며 "아무 이야기도 안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피해자들도 가습기 살균제 참사에 대한 정부 책임을 인정하고 3·4단계의 피해자들도 적극 구제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강 대표는 "지난 1월 만들어진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법은 정부 책임이 빠져있다. 이 상태에서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반쪽짜리 밖에 안 된다. 여전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처음부터 단추를 제대로 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 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으니 이를 제대로 꼈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강 대표는 "엄격한 피해 기준을 적용해서 하려고 하다 보니 많은 피해자들이 피해자가 아닌 것처럼 되고 있다"며 "정부가 책임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태그:#문재인, #청와대, #대통령, #가습기살균제, #환경의 날
댓글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