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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포의 꿈 화이트 와인'은 2015년과 2016년에 열린 '광명동굴 대한민국 와인 페스티벌 와인품평회'에서 대상을 수상, 2연패를 했다.
 '여포의 꿈 화이트 와인'은 2015년과 2016년에 열린 '광명동굴 대한민국 와인 페스티벌 와인품평회'에서 대상을 수상, 2연패를 했다.
ⓒ 윤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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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영동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포도산지다. 전국에서 생산되는 포도는 3만3천여 톤에 이르는데 이 가운데 13% 정도가 영동에서 생산된다. 이런 포도산지에서 와인이 생산되는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 포도가공 산업이 발달할 수 있는 입지 조건을 갖췄으니 말이다.

2017년 3월 현재, 영동군에는 42개의 와이너리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와이너리가 가장 많다. 영동이 '한국의 보르도'로 불리는 이유다. 그 때문에 영동은 유일하게 포도와 와인특구로 지정돼 있다.

영동의 42개 와이너리 가운데 가장 먼저 찾아간 와이너리는 여포와인농장.

2015년, 광명시는 '광명동굴 대한민국 와인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이 때 와인품평회가 열렸는데, 여포와인농장에서 생산한 '여포의 꿈 화이트와인'이 대상인 마루상을 받았던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 와인은 2016년에 열린 와인 페스티벌 와인품평회에서도 대상을 수상, 2연패를 기록했다. 영동에서 <여포와인농장>을 가장 먼저 방문한 이유다.

그렇다고 다른 와이너리들의 와인 품질이 낮다는 의미는 아니니 오해하지 마시길. 영동의 와인코리아, 컨츄리와인, 도란원, 원와인, 월류원 등을 포함한 많은 와이너리에서도 좋은 와인을 생산하고 있으며, 다양한 술 품평회에서 여러 차례 수상한 경력을 갖고 있다. 이들 와이너리들도 기회가 닿는 대로 방문할 예정이다.

여행을 많이 했지만 영동은 처음 간다. 와인이 없었다면 영동에 관심을 갖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와인은 새로운 인연을 이어주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하는 아주 특별한 능력을 지녔다. 영동은 버스보다 기차를 이용하는 게 편리하다. 거의 1시간 간격으로 열차가 운행된다. 서울역에서 영동역까지 무궁화 열차를 타면 2시간 반이면 갈 수 있다.

여포와인농장 와인이 전시돼 있는 식당. 와이너리가 있는 지역마다 이런 식당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여포와인농장 와인이 전시돼 있는 식당. 와이너리가 있는 지역마다 이런 식당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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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를 타고 떠나는 영동여행은 충분히 매혹적이다. 영동에서 열리는 포도축제나 와인축제에 갈 때, 영동 와이너리 투어를 할 때 기차를 타고 가면 좋을 것 같다. 부담 없이 와인을 시음할 수 있을 테니까. 시음만 하고 오는 건 매너가 아니란다. 한 병쯤은 사자.

영동역에서 여인성 여포와인농장 대표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우리를 가장 먼저 안내한 곳은 영동 중심가에 있는 고기 전문식당이었다. 그가 우리를 이곳에 데리고 온 이유가 있다. 이 식당 3층에 여포와인농장 와인 전시장이 있기 때문이다.

이 식당은 와인을 전시만 하지 않고 판매도 한다. 식사를 하면서 와인을 곁들여 마실 수 있다. 이런 식당, 처음 봤다. 그래서 더 반가웠다. 와이너리가 있는 지역마다 이런 식당들이 많이 생겨 한국와인이 대중화되기 바란다. 

영동에 가면 꼭 들러야하는 곳은 '영동와인의 거리'. 영동읍 거리 한쪽에 영동와인을 소개하는 거리를 조성해 놨다. 영동군에 있는 와이너리들을 소개하고, 와인도 전시한다. 와인특구답다. 이곳에 들른다면 영동 와이너리 투어를 하고 싶어질 것 같다. 42개 와이너리마다 다른 맛을 지닌 와인을 생산할 테니, 둘러보면서 시음하는 재미가 있으리라.

여포와인농장에서 여인성 대표의 안내로 가장 먼저 와인생산 시설을 둘러보았다. 여포와인농장은 소규모 농가형 와이너리에 속한다. <여포와인농장>은 여인성, 김민제 대표가 공동 운영한다. 남편이 와인을 만들고, 아내가 파는 가족경영체제다. 생산규모는 연간 10톤~15톤 정도. 1만 병~1만2천병의 와인을 만들 수 있다. 여 대표는 와인제조장 외에도 와이너리 방문객들이 와인을 마시면서 즐길 수 있는 공간 조성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여인성 여포와인농장 대표와 최정욱 소믈리에. 영동군 와인의 거리에서.
 여인성 여포와인농장 대표와 최정욱 소믈리에. 영동군 와인의 거리에서.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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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포와인농장은 '여포의 꿈' 브랜드로 레드와인, 화이트와인, 로제와인을 생산한다. '초선' 브랜드로는 로제와인이 있다. 여포는 여인성 대표, 초선은 김민제 대표의 닉네임이다. 여포와 초선이 사이좋게 와인을 만들면서 대한민국 최고의 와인을 만들겠다는 '꿈'을 키우는 곳이 바로 여포농장이다.

"여포의 꿈 시리즈를 계속 만드니까 아내가 내 와인은 없느냐고, 서운하다고 해서 특별히 만든 와인이 로제와인 초선입니다. 달콤하면서도 감칠맛이 나는 와인인데, 내가 마셔도 맛이 있어요."

여인성 대표의 설명이다. 옅은 분홍빛이 감도는 로제와인에서는 감미로운 포도향이 은은하게 퍼져 나온다. 마시면 마실수록 더 마시고 싶어지는 와인이다. 숙성이 아주 잘 됐다고 최정욱 소믈리에가 평가한다.

여포와인농장 최고의 와인은 광명시 와인품평회에서 2년에 걸쳐 대상을 받은 '여포의 꿈 화이트와인'을 꼽지만, 캠벨 포도로 만든 레드 드라이 와인과 스위트 와인도 그에 못지않은 맛과 품질을 자랑한다. 이 와인들, 우리 땅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들어서 우리 음식과 아주 잘 어울린다. 특히 떡과 같이 먹는 와인 맛은 일품이다. 언제부터 떡이 와인과 찰떡궁합이었지? 이런 생각이 저절로 들 정도로.

여인성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와인메이커지만 그의 본업은 따로 있다. 철도공사 직원이다. 그는 철도공사에서 근무하면서 포도 재배를 시작해, 와인생산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그게 20여 년 전이다. 두 가지 일을 하는 건 결코 쉽지 않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잘 버텨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와인메이커가 되었다.

그는 철도공사에서 정년퇴직할 때까지 근무할 예정이지만, 그렇다고 와인 만들기도 소홀히 할 생각이 없다. 와인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와인이 있어 행복했고, 와인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삶이 풍요로워졌다고 믿기 때문이다. 비록 돈은 벌지 못했으나. 그런 그를 보고 있노라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여포와인농장에서 생산하는 와인들
 여포와인농장에서 생산하는 와인들
ⓒ 윤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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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욱 광명동굴 소믈리에의 와인 팁

여포의 꿈 화이트 와인 : 아카시아향이 화사하게 감도는 알렉산드리아 품종을 사용한 화이트와인입니다. 와인만 즐겨도 충분히 좋지만, 매콤한 한국요리와 함께 하면 전혀 다른 매력을 맛볼 수 있는 와인입니다. 고추장 소스를 베이스로 한 코다리찜, 순대볶음, 쭈꾸미볶음, 떡볶이 등과 함께 마시면 좋습니다. 음식의 맛을 살려주는 어울림이 멋진 와인이기 때문입니다.

초선의 꿈 로제 와인 : 테이블 포도로 많이 친숙한 델라웨어 포도를 사용해 만든 와인으로 향긋한 포도향과 색감, 부드러운 맛이 일품인 와인입니다. 어느 음식에나 잘 어울리는 와인으로 과실이나 향이 세지 않은 치즈, 가벼운 크래커 등 와인의 화사한 향을 해치지 않는 음식을 추천합니다.

여포의 꿈 레드 스위트 와인 : 스위트 와인은 달기만 할 것이라는 편견을 깨주는 와인입니다. 균형감이 좋고 우수해 와인과 어울리는 다크 초콜릿과 함께 마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양념된 고기구이 등 정찬과의 어울림도 좋고 한과, 떡 등 한식 디저트와도 잘 어울리는 와인입니다.

여포의 꿈 레드 드라이 와인 : 캠벨 포도 특유의 깔끔하고 깨끗한 맛이 잘 살아있는 와인으로 순대나 수육, 고기찜 요리나 양념된 나물 음식이 곁들여진 한식 정찬과도 잘 맞습니다. 최근에는 캠벨 품종에 MBA와 머루를 블랜딩 하고 있어 바디감이 더 묵직해지고 균형감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빈티지별로 재배된 포도 품종과 블랜딩 비율이 달라 매년 달라지는 맛을 기대하는 것도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어지는 기사 : 여포농장 ②



태그:#와인기행, #여포농장, #광명동굴, #최정욱, #여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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