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베라히뇨, 사코, 김진수, 데파이, 슈나이덜린, 요베티치

왼쪽부터 베라히뇨, 사코, 김진수, 데파이, 슈나이덜린, 요베티치 ⓒ 방가온


팀 내에서 어려운 위치에 있는 선수는, 그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크게 두 가지 노력을 할 수 있다.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방법은  동료 선수와 계속해서 주전 경쟁을 펼치는 것이다. 이 방법이 출전 시간을 더 늘리지 못하고 팀 내에서 자신의 위치를 변화 시키지 못한다면, 최후의 수단은 타팀으로의 이적이다. 자신에게 향후 '득' 이 될지 '실' 이 될지는 누구도 보장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더 나빠질 수 없는 상황에 있다면 이 선택은 충분히 해볼 만한 도전이다.

32일간 열렸던 겨울 이적시장에서  주요 5개 리그인 프리미어리그(EPL), 라리가, 분데스, 세리에, 리 그 안에서 총 554건에 이적이 이루어졌다. 그 554명의 선수들 모두 각자 더 나은 팀으로 가기 위해 이적을 택한 선수가 있는 반면에 쫓겨나듯 이적을 택한 선수들도 역시 있다. 이번  글에서는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택한 6인에 이야기를 써보도록 하겠다.

멤피스 데파이 :  네덜란드 출생(1994년 2월 13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올림피크 리옹(이적료 약 314억 원)


 리옹으로 떠난 데파이.

리옹으로 떠난 데파이. ⓒ 리옹 공식SNS


반할 감독이 야심 차게 영입했던 네덜란드 리그 득점왕 출신의 데파이는 맨유에 입단한지 1시즌 반 만에 맨유를 떠나 프랑스 명문팀 리옹으로 이적하게 됐다. 지난여름 이적시장에서부터 맨유와 데파이의 결별은 이미 예고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지난 시즌 맨유를 이끌었던 마르시알 마져도 현재 맨유의 베스트 일레븐에 들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시즌 기대에 몸 미치는 활약을 보인 데파이 에게는 자리가 있을 리 없었다.

네덜란드 득점왕 출신의 선수가 타 리그에서 득점왕다운 모습을 보인 사례는 수아레스 이후에는 드물었다.  데파이 역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인 선수에 해당한다. 하지만, 그는 94년생으로 아직 축구선수로서도  충분히 더 발전할 수 있는 나이이고, 잠재력이 있는 선수이다. 맨유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계약조건에 바이 백 조항을 삽입시켜  복귀에 여지를 남겨두었다.

모르강 슈나이덜린 : 프랑스 출생(1989년 11월 8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에버턴(이적료 약 320억 원)


 에버턴으로 떠난 슈나이덜린.

에버턴으로 떠난 슈나이덜린. ⓒ 에버턴 공식SNS


데파이 뿐만 아니라  슈나이덜린 역시 무리뉴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 했다.  시즌 전 슈나이덜린의 입지는 데파이 보다는 좋았다. 하지만  슈나이덜린 보다 한 시즌 먼저 반할 감독의 부름을 받고 맨유에 온 에레라가 3선에서 좋은 활약을 뽐내며 새로운 포지션에서의 자리를 굳혔다.

그리고 캐릭 역시 베테랑 다운 모습을 보이며 슈나이덜린은 설자리를 잃었다. 맨유의 3선 위치에는 여러 조합을 시도해 볼 수 있었다. 포그바-캐릭, 펠라이니, 에레라, 슈나이덜린, 슈바인 슈타이거까지 다양한 조합을 맞출 수 있는 맨유였다.

전반기 많은 조합을 맞춰 봤지만,슈나이덜린은  끝내 어떤 조합에도 선택받지 못했다. 이 상황에서의 이적은 출전 시간을 보장을 위한 필수적이었다. 사우스햄튼 시절 쿠만 감독 체제 아래에서  활약이 가장 좋았던 슈나이덜린은  그때의 기억을 되살리기를 원했다. 결국 슈나이덜린은 쿠만 감독이 이끄는 에버턴으로 떠났다.

마마두 사코 : 프랑스 출생(1990년 2월 13일)
리버풀 FC -> 크리스탈 팰리스(임대료 약 25억 원)


 크리스탈 팰리스로 떠난 사코.

크리스탈 팰리스로 떠난 사코. ⓒ 사코 공식 SNS


지난 시즌 리버풀이 유로파 준우승을 이뤄낼 때만 해도 사코는 리버풀의 수비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 들어서는 완전히 뒤집혔다. 도핑 사건이 발단이었다. 결국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그 시기부터 사코의 팀 내 입지는 흔들렸다. 지난 여름 훈련 기간에 지각을 하는  등 팀 내에서 규율을 어겨  벌금 징계를 받았다. 이후 센터 백 마티프,클라반 이 영입되면서 사코는 클롭 감독의 눈 밖에 났다.

결국 사코는 리버풀 U-23 경기에서만  6경기를 나섰을 뿐 공식 경기 출전을 단 한 차례도 나서지 않았다.

이런 사코를 가만히 지켜볼 주변 팀들이 아니다.  사코 정도면 EPL 중하위권 팀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선수이다.  크리스탈 팰리스, 사우샘프턴, 본머스 등 여러 팀이 사코에게 관심을 보낸 결과 크리스탈 팰리스로 임대를 떠났다. 강등권에 머물러 있는 크리스탈 팰리스 로서  충분히 필요한 영입이기도 했다. 클롭 감독은 사코가 경기력을 되찾는다면 임대 종료 이후 리버풀에 잔류할 수 있다고 밝힌 만큼 사코의 동기부여 역시 충분하다.

사이도 베라히뇨 : 잉글랜드 출생(1993년 8월 3일)
WBA-> 스토크 시티(이적료 약 173억 원)


 스토크 시티로 떠난 베라히뇨.

스토크 시티로 떠난 베라히뇨. ⓒ 스토크 시티 공식SNS


잉글랜드 차기 9번 자리로 꼽혔던 베라히뇨가  그토록 원했던 WBA 탈출을 이뤄냈다. EPL 2014-2015시즌 WBA 소속으로 14골을 터트린 베라히뇨는  자신의 몸값을 당시 이후 한껏 끌어올렸다. 토트넘, 스토크 시티,크리스탈 팰리스 가 구체적인 이적료까지 제시했었다.

하지만  WBA가 이적을 허락하지 않으면서 구단과 선수 간의 갈등이 깊어졌다. 베라히뇨는 태업까지 선언하며 경기력까지 하락하게 됐다. 베라히뇨의 가장 최근 EPL 득점 경기는 2016년 2월 28일 크리스탈 팰리스 와의 경기 일정도로 약 1년간 EPL 무득점에 그치고 있다.  WBA도 경기력이 하락한 베라히뇨를 더 이상 붙잡지 않았다.

결국 스토크 시티로  이적료 약 173억 원으로 떠나보냈다. 한창 폼이 좋았던 시기 베라히뇨를 이적시켰다면 173억 원의 두 배 가까이도 받을 수 있었지만 폼이 하락한 베라히뇨를 그 정도 몸값으로 데려갈 팀이 없었다. 마침 스토크 시티의 보얀이 독일 분데스리가의 마인츠로 떠나면서 생긴 공격수 공백을 매울 수 있고, 맨시티에서 임대로 데려온 공격수 윌프레드 보니가 2016년 11월 1일 스완지시티와의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트린 것이 임대 이후 득점의 전 부인 것을 감안한다면 스토크 시티 입장에서도  괜찮은 영입이다. 베라히뇨가 부디 이곳에서는 열심히 경기를 나서는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

스테판 요베티치 : 몬테네그로 출생(1989년 11월 2일)
인터밀란 ->세비야  임대 이적(약 177억 원 완전이적 조항 삽입)


 세비야로 떠난 요베티치.

세비야로 떠난 요베티치. ⓒ 세비야 공식SNS


요베티치의 현재까지의 활약을 살펴보면  겨울 이적시장 이적생들 중 가장 활약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데뷔전부터 심상치 않았다. 지난 1월 13일 레알 마드리드 와 세비야 간의 코파 델 레이 32강전에서 교체 출전으로 데뷔전에 나선 요베티치는 후반 8분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득점에 성공하며 최종 스코어 3:3 팀의 무승부에 기여를 했다.

3일 뒤  리그에서 다시 만난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이번에도 득점을 성공 시켰다. 심지어 90분 추가시간에 나온 결승골로 2:1 패배를 당한 레알 마드리드는 40경기 무패 기록을 요베티치의 골로 인해 멈추고 말았다. 이후 에스파뇰  상대로도 골을 터트리며, 이적 온 지 한 달도 안돼서 3골을 기록하며 후반기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김진수 : 대한민국 출생(1992년 6월 13일)
TSG 1899 호펜하임 -> 전북 현대(이적료: 약 17억5000만 원)


 전북현대로 떠난 김진수.

전북현대로 떠난 김진수. ⓒ 전북현대 공식SNS


김진수가 고향 전주로 돌아왔다.  프로 데뷔를  일본 J리그에서 한 김진수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5년간의 해외 선수 생활을 멈추고 국내 K리그 첫 데뷔를 2017시즌 치르게 됐다. TSG 1899 호펜하임에서 첫 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꾸준히 출전 기회를 잡은 김진수이지만, 분데스리가 최연소 감독인 니겔하스만 감독  3백 체제 아래에서 리그는 물론 컵 대회에서조차도 출전하지 못했다.

결국 잔류보다는 이적을 택한 김진수는, 해외 무대 보다 자신에게 편하고 익숙한 국내 팀 중 전북 현대를 택했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김창수를 트레이드로 울산으로 보낸 전북은 국가대표 풀백을 보내고 다른 국가대표 풀백을 데려온 셈이다. 김진수와  같은 전북 소속 선수 김보경은 해외 무대에서 어려움을 겪고 국내 무대로 온 케이스이다.

김진수 역시 이와 같은 케이스로 볼 수 있다. 김보경은 해외 무대에서 경기 감각이 낮아진 상태에서 지난 시즌 전북의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우승에 큰 기여를 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김보경과 김진수는 일본에서 프로 데뷔를 한 후 유럽 무대를 거쳐 국내로 왔다는 점에서 비슷한 길을 걸었는데, 국내 무대에서  김보경처럼 좋은 활약을 펼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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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방가온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bgaon02)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해외축구 겨울이적시장 마감 도전 6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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