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정치

포토뉴스

[취재] 장윤선 소중한
[사진] 유성호
[영상] 취재: 정교진, 이승열, 정현덕 / 그래픽 : 박소영 / 편집 : 이승열
정세균 국회의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오마이TV>와의 인터뷰에서 대한민국의 정치 미래와 개헌, 국내정치 현안인 최순실게이트와 우병우 수석 의혹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으며 사드논란과 관련 국회비준은 필요하다는 견해를 전했다. ⓒ 유성호
정세균 국회의장은 17일 오후 3시 30분 서울 국회의사당 사랑재에서 <오마이TV>와 한 단독인터뷰를 통해 대한민국의 정치 미래와 개헌, 국내정치 현안인 최순실 게이트와 우병우 수석 의혹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으며 사드논란과 관련 국회비준은 필요하다는 견해를 전했다.

정 의장은 "21번의 국감 중 이번 국감이 최악의 흉작이었다"고 평가하고, 그 이유로 "증인채택 불발 등 제기된 의혹에 어느 것 하나 확실히 규명된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정 의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국회의장에 당선된 후 첫 번째 오마이TV 단독 인터뷰입니다. 먼저 시청자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오마이TV 시청자들은 저와 생각이 같은 분들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말씀 드리기가 편할 것 같기도 하고 또 오히려 더 어려울 거 같기도 한데요. 그래도 저는 이 시대에 소통이 제일 소중하다고 생각하고, 또 오늘 이렇게 소통할 기회가 만들어진 것이 굉장히 기분이 좋습니다. 여러분과 진솔하게 대화 나누고 싶습니다."

- 오늘 원래 인터뷰가 국회의장실이었는데 급하게 사랑재로 바뀌면서 저희가 의장실 소품을 좀 빌려왔습니다. 이 인형, 설명을 좀 부탁드릴게요.
"제 별명이 세균맨인데요, 사실 세균맨은 좀 거시기하죠. 한데, 누리꾼들이 저를 좋은 세균이라고 불러주셨어요. 저 인형은 한 젊은 누리꾼이 이걸 어디서 구해서 직접 국회로 가지고 오셨는데 저는 못 뵈어서 좀 아쉬워요. 그러나 이렇게 의장실에 놓아두었습니다."

- 이 자리를 빌려 그분께 한 말씀 하시지요.
"네, 이 세균맨이 사실 강력한데요. 진짜 꼭 필요한 힘을 제대로 쓰라는 이런 취지로 제게 이런 캐릭터 인형을 주신 것 같아요. 사실 국회의장이 상당히 높은 자리입니다. 그런데 국회의장의 열정과 의욕에 비해,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더군요. 그럼에도 용기를 내서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 민생 안정, 국민들의 미래 희망, 특히 청년들에게 희망 주는 대한민국 만들기 위해 세균맨과 함께 열심히 하겠습니다. (웃음)"

"21번째 국정감사 중 최악의 흉작...시민들도 F학점"
정세균 국회의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오마이TV>와의 인터뷰에서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제가 21번째 국감을 했는데 참 부끄럽지만 이번 국감이 최악이다"며 "그래서 많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 유성호
- 국정감사가 마무리됩니다.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민생국회를 열겠다고 하셨는데요. 국감을 마무리하는 지금, 국감을 자평하신다면 어떠십니까.
"시민단체에서 학점을 줬는데 에프 학점을 줬습니다. 국민들께서 평가하신 바 F학점이기 때문에 이를 겸허히 수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저 스스로 평가를 해봐도 형식과 내용면에서, 국감은 정부를 견제하고 비판하는 건대 제대로 된 성과를 냈느냐... 실제 형식과 내용 면에서 흉작이다 이렇게 봅니다. 제가 21번째 국감인데요. 참 부끄럽지만 이번 국감이 최악입니다. 그래서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 이번 국감은 초반부터 논란이 컸습니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문제로 촉발된 정국 때문인데요.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정세균 의장 물러나라 단식도 했잖아요. 당시 좀 어떠셨나요?
"이번에 볼썽사나운 상황이 벌어졌죠. 그래도 저부터 먼저 반성해야하지 않겠어요? 제 부덕의 소치입니다. 그런데 왜 이런가 제가 곰곰이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정치의 실종이라고 봅니다. 의회주의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서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정말 이제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그런 정치가 되살아나야 합니다. 경제도 외교안보도 어느 것 하나 국민 마음 편할 것이 없는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위안이 되고 젊은이들에게 희망이 되는 그런 국회를 꼭 만들어야 합니다."

- 앞서 최악의 국감이라고 하셨는데요. 어떤 측면에서 그렇게 보셨습니까.
"파행이 됐지요. 증인채택도 거의 안 됐죠. 계속 공방만 했고 여러 의혹이 제기됐는지만 어느 것 하나 확실히 원인규명이 되지 못했고 대책도 안 나왔습니다. 손에 잡히는 성과가 없었기 때문에, 국회의장 스스로 국감을 박하게 매기고 싶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다고 보는 겁니다. 정말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이정현 단식, 행정부 일원으로서 표출된 행동이었나"

-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증인채택 뿐만 아니라 차은택 감독 등 제대로 증인채택이 되지 않았는데, 국회법을 바꿔서라도 나오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냐 이런 비판도 있습니다.
"국회가 특권 내려놓기 추진위원회 발족도 했고 실제 특권 내려놓기를 하겠지만 국민의 대변기관인 국회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국회에 꼭 필요한 권한은 줘서 국회가 제 기능을 하도록 해야 합니다.

국회는 엄연히 국회고 행정부는 엄연히 행정부지요. 국회는 야당이고 여당은 행정부의 일원인 것처럼 잘못 표출되는 것은 문제입니다. 어느 정파 소속이건 입법부 일원이 되어야지, 행정부의 일원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대통령이나 행정부는 국회의 독립성 인정해주고 국회를 파트너로 인정해줘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아직도 부족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또 어느 정파가 여당일 때는 이렇게 하다가 또 야당이 되면 같은 당인인데도 전혀 다른 사람처럼 처신이 수시로 바뀌는데 그런 걸 보면 아직도 매우 후진적이다 이렇게 볼 수밖에 없어요."

- 이정현 대표의 단식이 행정부 일원으로서의 표출된 행동이었다 이렇게 보시는 건가요?
"그렇지는 않겠지요? 그렇진 않은데, 아무튼 국회에 일원이라는, 또 여당의 대표 아닙니까? 여하간 제가 지금은 뭐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하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 말씀을 좀 아끼시는 겁니까?
"네. (웃음)"

- 많은 국민이 최순실씨 딸과 관련된 것들, 또 우병우 수석과 관련된 의혹들에 대한 진실규명을 원합니다. 그런데 규명이 안 됩니다. 정확한 진상파악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것 아니냐, 특검을 해야 한다 이런 주장은 어떻게 보십니까.
"저는 이제 우리 국민들께서 이미 알 건 다 아신다고 봅니다. 뭘 감춘다고 해서 감춰지지 않는다고 봐요. 과거와 달리 SNS의 역할도 굉장히 커졌잖아요. 그러니까 이제 정치권이 성실해져야 합니다. 잘못했으면 잘못했다, 책임질 것은 책임지고 이렇게 문제를 해결해야지, 점점 문제만 키우면 어떻게 합니까. 정치가 제대로 작동했으면 좋겠습니다. 더 이상 불필요한 데 힘을 낭비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 국회 주요 현안 중 하나가 우병우 수석의 출석문제입니다. 오늘(17일) 아침 청와대 입장을 보면 관례에 따라 하겠다, 우병우 후임여부를 보도한 <중앙일보> 보도는 오보다 이런 입장을 내놨습니다.
"여당 원내대표도 출석해야 한다고 얘기한 것 같은데? 이러면 청와대는 국회의 요청을 좀 존중해주는 것도 방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국회가 청와대 수석을 놓고 마구 윽박지르거나 없는 것을 만들어 내거나 그러지는 못할 거 아닙니까. 그러면 오히려 당당하게 입장을 밝히고 진실을 드러내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 얼마나 많은 사회 갈등요인이 되고 있습니까. 불필요한 부분은 얼른 정리해야지요."

송민순 회고록 파문... "북풍과 NLL대화록, 효과가 있었던 모양"
정세균 국회의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오마이TV>와의 인터뷰에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비리 의혹에 대해 "국회에 출석해 당당하게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 유성호
- 우병우 수석이 현재의 자리를 지키면서 수사를 받는다는 것이 문제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제가 그 이야기를 했다가 굉장히 힘들었잖아요. (웃음) 저는 그런 주장이 옳다고 해서 그 이야기를 했다가... 사실은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한 것이지 정파를 대변한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제가 그래야 할 입장도 아니고요. 달리 어떤 의도를 갖고 한 것은 아닌데 오해들이 있어서 논란이 있었죠. 하여튼, 빨리 정리해주면 좋겠습니다. 우선 국민들이 불편하지 않습니까. 기분도 안 좋고. 국민들 좀 편하게 해드리면 안 될까?"

- 송민순 회고록 파문이 상당합니다. 남북관계를 국내정치에 또 다시 정쟁화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국방 외교 안보는 초당적으로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과거 북풍사건이 많이 있었죠. 그래서 국민들이 '야 이제 무슨 북풍이 효과가 있냐' 했는데 지난 번 대선 때 NLL 대화록 파문으로 좀 효과가 있었던 모양이지요. 그러니까 아직도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죠. 그렇지만 저는 외교.안보.국방은 초당적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합니다."

- 국정감사가 끝나면 이제 예산국회인데요. 세법개정안을 둘러싸고 신경전이 치열합니다.  여야 합의가 원칙이지만 안 되면 국회법 원칙대로 하겠다고 선언하셨어요.
"여야 합의가 원칙이에요. 그리고 국회선진화법 이전에는 합의를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아직 세법 심사 착수도 안 했는데 국회의장을 압박하려고 하고, 예산 부수법안을 국회의장이 지정해서 하는 걸 정상인 것처럼 착각하고 있어요. 그건 정상이 아닙니다. 지금은 여야 3당체제가 우리 국회의 지형입니다. 국회의장이 그런 지형을 무시하고 일방통행 하겠습니까. 여야가 합의를 해줘야 해요.

그런데, 합의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국회의장이 예산처리를 안 하고 새해를 맞이할 수는 없잖아요. 그러면 국회의장이 국회법에 따라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게 자기들 마음에 맞지 않는다고 국회의장을 상대로 정쟁을 한다? 이건 안 되는 겁니다. 예산 부수법안 지정에 기대거나, 선진화법에 기대지 말고 국회가 정치력을 발휘해서 제대로 예산을 통과하는 모범적 국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 법인세 논란만 예각화 해서 여쭙겠습니다. 야당은 정상화를, 여당은 비판을 합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원래 우리나라 법인세가 28%였습니다. 그런데 한 15년 전쯤에 여야 합의로 2%를 내리겠다고 한 거예요. 그래서 제가 수정안을 냈습니다. 현행대로 28% 하자. 그런데 우리 당 원내대표가 와서 사정을 하는 겁니다. 여야 합의로 됐으니 그냥 좀 따라 달라는 거예요. 그때 제가 수용을 했습니다. 그게 의회주의고 콤프로마이즈(compromise 협상)지요.

그 다음에는 또 25%로 내린다는 거예요. 그때는 제가 찬성을 했습니다. 국제적 상황, 경제상황을 종합한 판단이었습니다. 여야는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고 협의하고 논의해서 타협하고 합의해야 합니다. 이걸 하기만 해봐라, 그러면 되겠습니까. 예의와 품격에 전혀 맞지 않아요. 또 그런 것을 당하는 사람 심정은 어떨까 그런 것도 생각을 좀 해봐야지요."

- 법인세도 쟁점이지만, 백남기 어르신 특검 문제도 현안입니다. 어떤 해법이 있을까요?
"저는 세균맨처럼 누르면 더 세지는 좋지 않은 버릇이 있어요. (웃음) 백남기씨가 한국 사람이잖아요. 새누리당도 더민주도 국민의당도 다 한국의 정당이잖아요. 정부도 대한민국 정부고. 우리 국민이 그렇게 죽었어요. 그러면 거기에 대해서 원인을 밝히고 잘못된 것이 있으면 처벌하고 또 없다면 없는 대로 가는 것이지 계속 갈등만 하는 게 옳은 걸까요?

우리 국민이 돌아가셨으면 빨리 진상규명해서 잘못된 것 있으면 고치고 사과하고 빨리 정리를 해줘야지요. 그분이 돌아가신 마당에도 계속 이 문제를 갖고 논란을 할 정도로 우리 대한민국이 무능한 나라인가 싶습니다. 이런 상황을 보면 아주 절망적입니다. 우리 국민에 대한 애정을 갖고 이 문제를 빨리 매듭짓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사드 배치, 왜 의회와 일언반구 협의를 안 하나?"

- 작년에 담뱃세로 3조5000억 원을 거뒀잖아요. 올 8월 분담금까지 하면 총 8조 원의 담뱃세 세수가 걷힌다는 건대요. 정작 누리과정 예산은 아직도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국회가 해결을 좀 해줘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죠. 누리과정 예산. 이 예산이 중앙정부 주머니에서 나오면 어떻고, 지방정부 주머니에서 나오면 어떻습니까. 왜 그걸로 국민들 스트레스 쌓이게 합니까. 지방교육청과 중앙정부가 싸우는 모습을 보면 도대체 이게... 아니, 이 돈이 그 분들 주머니 같으면 제가 말을 안 하겠어요. 이건 국민세금으로 내는 건대 왜 국민들을 불편하게 합니까.

행정부가 알아서 정리를 잘 해주든지, 정리할 능력이 없으면 국회로 넘기세요. 그래서 국회가 어떤 결정을 하든 뒤에서 원격조종하지 말고. 또 어떤 형태로든 국회에 맡기면 해답이 나옵니다. 그런데 계속 뒤에서 이런 요구, 저런 요구를 하고, 되니 안 되니 원격조종을 하니 안 되는 것입니다. 이게 누구 돈입니까? 대통령 돈입니까, 국회의원 돈인가요? 교육감 돈이에요? 국민 세금입니다. 정쟁을 열심히 해서 국민세금 줄어들면 얼마든지 싸웁시다. 세금은 한 푼도 줄지 않으면서 국민들 불편만 하게 하고 조바심만 생기게 하는 걸 왜 자꾸 하냔 말입니다."

- 여전히 동북아 최대 이슈는 사드 배치 논란입니다. 정부는 국회비전 필요 없다는 입장인데 어떻게 보십니까.
"외교국방안보는 초당적으로 합시다. 사드와 관련 왜 국민들과 제대로 소통을 안 합니까. 왜 의회와 일언반구 협의를 안 하나요? 행정부 혼자 결정하는 건 초당적인 게 아니지요. 지금 굉장히 중요한 시점입니다.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했고 SLBM을 쐈고, ICBM도 실험 중이잖아요. 그런데, 행정부가 그냥 일방통행을 해요. 그러지 말고 초당적으로, 국회와 책임을 같이 집시다. 국회비준도 안 받겠다는 것 아닙니까. 초당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면 국회와 의논하고 국민과 소통하고 외교적 노력도 동시에 합시다. 그래야 부작용도 최소화 됩니다."

- 정부관계자들을 만나 숱하게 이 같은 문제에 대해 말씀을 나누셨을 것 같은데, 왜 박근혜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까요?
"국회에 대한 불신 때문인지 아니면 행정편의주의인지.... 설마 행정편의주의는 아니겠지요? (웃음) 또 시간을 너무 끌지 않을까 걱정을 할 수도 있지요. 그런데 급할수록 돌아가란 말이 있습니다. 벌써 위치도 한 번 바꿨잖아요. 처음 부지는 국민세금 안 들어가서 국회비준 필요없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부지가 바뀌어서 롯데 골프장을 사야 되는 상황이에요. 그런데 정부는 국유지와 바꾸면 된다 이러는데, 아니 우리 국민들이 바보입니까. 국유지로 땅 주는 건 돈이 안 들어가는 거예요? 도대체 이해를 할 수 없어요.

제가 정말 솔직히 말씀드리지만 어떤 방향성을 갖고 어떻게 하겠다는 생각은 이만큼도 없습니다. 국익보다 우선하는 일이 어딨겠습니까. 국회의원만 되어도 책임의 무거움 때문에 애국자가 되는데요. 대한민국 국민은 외국만 나가도 애국자가 되지 않습니까. 그런 책임감을 가진 사람들을 의심하면 안 됩니다."

- 개헌에 대해 여쭙겠습니다. 30년 전 옷은 이제 맞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내년 87년 6월 항쟁 30주년이 되는 해인데요. 어떤 방향의 개헌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개헌 논의가 시작된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2005년부터 시작했으니 12년이 됐네요. 그 사이에 강창일 의장, 김형오 의장이 국회에 자문기구를 둬서 연구 보고서가 많이 나와 있습니다. 지금은 국회의원 190명이 개헌하자는데 서명을 했습니다.

거기에다 우리 국민들도 이제 좀 30년간의 변화를 반영할 필요가 있겠다, 보십니다. 무엇보다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해서 비판이 많지요. 우리가 1948년 제헌의회 때부터 해서 지금까지 무려 9번 개헌을 했는데 7번은 권력자의 필요에 의해서. 2번은 혁명적 상황에서 됐습니다. 그러니 국민들은 개헌 그러면 나쁜 건 줄 알아요. 그러나 30년이면 꽤 긴 시간이고 30년간의 변화를 반영하는 개헌이 필요합니다. 지금은 더 이상 개헌논의만 무성하게 할 게 아니라 결론을 내릴 때라고 봅니다. 이번 국회 전반기에 이걸 매듭짓는 게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개헌, 주판알 그만 튕기고 결단해야"
정세균 국회의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오마이TV>와의 인터뷰에서개헌 문제와 관련해 "더 이상 개헌 논의만 무성하게 할 것이 아니라 결론을 내릴 때이다"며 "이번 국회 전반기에 매듭짓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 유성호
- 내용을 둘러싸고 여야가 동상이몽 아니냐 문제제기도 있습니다.
"저는 이상적으로는 대통령의 권한을 조정하면서 대통령제의 골격은 유지하는(이원집정부제), 국민의 기본권과 지방분권 등을 종합적으로 손보는 것을 좋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먄약 그렇게 광범위하게, 깊게 헌법을 개정하는 게 어렵다면 우리가 다 공감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대통령 권한을 좀 조정해야한다는 것, 그 점을 좀 반영해서 했으면 어떤가 싶습니다. 다른 문제는 행정부가 조종하다시피 하는데 이건 그렇지가 않아요. 권력구조 개편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맞추고 국회의원 선거는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으로 하면 됩니다. 내년과 후년에 각각 대선과 지방선거가 있는데 그 차이가 한 석달밖에 안 돼요. 그러니 이걸 맞추는 것도 자연스러울 수도 있어요. 무엇보다 이번 개헌은 권력자가 하는 게 아니고 상향식으로 해야 합니다."

- 야권 지지자의 경우, 지금과 같은 대한민국 지형이라면 이번 개헌이 혹여 보수정권 기득권정치를 장기화하는데 기여하는 게 아니냐 우려합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일본의 자민당체제처럼 새누리당 장기집권체제에 동조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지요.
"이해관계를 복잡하게 계산해도 그게 잘 맞아떨어지지 않더군요. 그러니까 지금은 마음을 비우고, 대한민국에 약이 되는 것이면 설령 내게 약이 아니더라도 한 번 해보자, 그래서 이해관계를 초월해서 해보자 이런 겁니다. 너무 주판알 튕기지 말고 필요한 것이면 결단해야한다고 봐요."

- 독재와 장기집권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어서 개헌 이후 정치상황이 민주주의 억압요소로 작용하는 거 아닌가. 특히 일본의 정치적, 경제적 장기침체를 보면서 우리가 일본 모델처럼 된다면 너무 암울하다 걱정하는 분들도 꽤 됩니다. 무엇보다 최근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현재로선 새누리당 후보로 대선 어렵다, 개헌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었습니다.
"정치는 일본보다 우리가 앞서 있다고 봐요. 민도도 결코 일본에 뒤지지 않습니다. 우리가 정권교체도 먼저 했어요. 아시아에서 평화적 정권교체를 한 최초의 국가가 우리 아닙니까. 그런 자부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요."

- 국회 개헌특위를 만들어 국민참여를 보장하겠다고 하셨는데요. 국민참여가 어떤 식입니까.
"우선 특위의 자문위원회든 어떤 형식으로든 특위를 뒷받침하는데 전문가들이 참여할 수 있습니다. 또 전국적으로 국민여론을 만드는 조직이 민간에 의해 만들어질 수도 있지요. 정례적으로 여론조사를 해서 반영할 수도 있고요. 하여튼, 이번에 개헌이 추진되면 결코 하향식은 안 됩니다. 상향식으로 돼야 합니다. 이번 헌법개정은 국민을 위한 개헌이어야지, 권력자나 특정정파를 위한 개정이 돼서는 안 됩니다."

- 국민투표 가결될까요?
"어느 정파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거나 특정 정치인의 이해관계가 걸린 것이라면 국민투표 가결이 안 되겠지요. 그러나 상향식으로 국민들이 참여하고 국회에서도 다수가 합의를 하면 국민들께서도 동의해주실 거라 생각합니다."

- 끝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그동안 국민들에게 힘이 되는 국회를 만들어야겠다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아직도 국민에게 짐이 되는 국회가 아닌가 걱정이 됩니다. 그렇지만 진정성을 갖고 우리 국민들을 잘 섬기는 국회가 되도록 정말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적극 참여해주셔서 대한민국 정치가 품격 있고, 제대로 국민을 섬기는 정치가 되도록 도와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태그:#정세균 , #이정현, #세균맨, #국회의장, #개헌
댓글17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