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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부 보도외압 및 왜곡편파보도 증언대회
 박근혜정부 보도외압 및 왜곡편파보도 증언대회
ⓒ 김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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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

지난 29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국회 언론공정성실현모임(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과 전국언론노동조합 등이 주최한 언론 피해자 전국 증언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성주군 농민회장과 상지대 총학생회장 등 여섯 명이 증언자로 나와, 언론이 제대로 보도하지 않아 하소연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토로하며 정치권력 앞에 무너진 언론의 현실을 설명했다.

먼저 장훈 세월호 유가족대책위원회 진상조사분과장은 언론이 "거짓말하기, 절반만 말하기, 보도하지 않기"로 세월호 보도를 왜곡해왔다고 말했다. 언론은 특히 자식이 죽은 원인을 밝힐 수 있도록 정부 시행령을 폐기하라는 유가족들의 목소리 대신, 유가족들의 요구로 배·보상금을 지급하게 되었다는 내용을 담았고, 그 액수를 부풀리는 데 중점을 두었다는 것이다.

장훈 분과장은 세월호 구조과정에서도 유가족들이 분노하고 있는 모습이나 유가족을 감시하는 사복경찰들의 모습은 보도되지 않았다고 분노했다. 청문회에서도 해경 경비국장의 발언을 비롯해 주요 증언들은 보도되지 않았다. 지난 17일부터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 보장 등을 요구하며 2주일 가까이 진행 중인 유가족의 단식 농성조차 외면하는 언론이 많다.

이재동 성주군 농민회장은 언론이 "자신들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자신들이 하고 싶은 말만 인용해서 보도한다"고 증언했다. 언론이 유도 질문을 하고 그중 필요한 말만 옮긴다는 것이다. 사드 배치에 반발하는 사람들을 친북, 외부 시위꾼으로 몰아 이재동 회장 자신조차 외부 시위꾼, 불순세력이 되었다.

이 회장은 또 다른 왜곡보도의 예로 지난 7월 21일 서울에서 열린 사드 반대 시위에 대한 언론 보도를 들었다. 당시 성주군민은 시민들과 함께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파란 리본을 만들었지만, 일부 언론은 파란리본이 성주 군민들이 일반 시민들과 구분해 '불순세력과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성주 군민들이 사드 찬성 입장 시위대를 차단하기 위해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집회 보호를 요구한 것도 외부인을 차단하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보도하였다.

최석환 백남기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백남기 농민 사건에 대한 언론 보도에 대해 증언했다. 최 사무국장은 언론이 정부의 발표를 받아쓰는 데 그친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민중총궐기를 IS에 비교하면서까지 불법시위로 규정하자, 많은 언론은 시위대가 시위하게 된 이유는 제외하고 정부 의견만 담았다는 것이다. 언론이 사실 확인 과정을 거치지 않고 정부의 입장만을 받아썼다고 말했다.

최 사무국장이 꼽은 언론의 다른 문제점은 '무관심'이었다. 언론사들은 민중총궐기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보도한 후, 더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봤다. 후속 시위나 활동에 대해선 눈을 감았고, 심층보도는커녕 단신보도도 제대로 하지 않았고 비판했다.

상지대 총학생회장 정성훈씨는 언론에 소외를 당한 현실을 증언했다. 학교 측에서는 학교를 비판하는 학생들을 '학교 사냥꾼, 전문 시위꾼'으로 표현하였다. 정씨는 일부 언론사가 사실 파악을 하지 않은 채 학교의 입장만을 보도했고, 돈 없고 힘없는 학생들이 받는 탄압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정성훈씨는 "'상지대는 더 이상 쓸 이야기가 없다, 더욱더 자극적인 기삿거리가 필요하다'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손지승 민주노총 교육선전실 부장은 '노동'에 대한 언론의 보도가 얼마나 심각한지 얘기했다. 언론이 '귀족노조 프레임, 불법 프레임, 종북 프레임' 등을 이용해 노동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현 정부와 노동자 사이를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평가하면서 공정한 보도를 통해 기울어진 권력이 바로 세워질 수 있길 바랐다.

마지막 발언자인 정수영 언론노조 KBS본부 공정언론추진위원회 간사는 언론사 내부의 공정성이 악화되는 실태를 보고했다. 보도 책임자들이 편향돼 보도의 객관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 간사는 궁극적으로 공영 방송의 지배구조 개선이 되지 않으면 이런 보도행태는 지속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시민사회취재단이 작성했습니다. 참언론아카데미 수료생들로 구성된 시민사회 취재단은 시민사회 이슈를 취재하는 활동을 합니다.



태그:#증언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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