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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뷰(artiview) 프로젝트>는 문화예술단체 'Art&Culture Story 문밖세상'의 비영리사업으로, '예술가, 그리고 삶 : 예술로 살다'라는 주제로 예술가로의 길을 선택한 이들의 삶의 방식과 작업세계를 들여다보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돈걱정, 집걱정, 작업걱정, 세상걱정에도 불구하고 전국 각지에서 열심히 자기 뜻을 펼치고 있는 청년 문화예술인들을 조명하고자 합니다. - 기자 말

'먹고사는 것 말고 뭣이 중한디?'

한국전쟁 이후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70~80년대에는 경제 대국을 일궈나가기 위해 항상 '먹고 사는 문제, 경제 살리기'만을 외쳐대던 우리 사회. 21세기로 접어든 지 오래인 지금도 여전히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자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자본이 우선시 되는 경제성장만을 강조해온 부작용이 사회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이러한 자본주의가 갖는 각종 문제점과 빈부 격차 등을 해소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대안 모델로서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협동조합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경기침체가 악화되고 있는 요즘, 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의 사회적 목적과 경제적 목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조직형태이기 때문에 몇 년 전부터 국내외에서 협동조합 설립 바람이 크게 일고 있다.

이는 문화예술계도 예외가 아니며, 전국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문화예술 협동조합 설립이 늘어나는 추세다. 어느 분야보다도 경제적 자립이 힘든 문화예술인들에게 협동조합은 어려운 현실을 극복해나갈 수 있는 돌파구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조직형태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목포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화예술협동조합 나무숲'의 소식이 멀리 서울까지 들려와 지난 7월 중순에 직접 현장 취재를 다녀왔다.

문화예술협동조합 '나무숲'의 조직이사 박영도(좌) / 이사장 김호원(우)
 문화예술협동조합 '나무숲'의 조직이사 박영도(좌) / 이사장 김호원(우)
ⓒ 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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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의 자립을 꿈꾸는 '나무숲'

여러 사람이 모여 협동조합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순조롭지만은 않았을 터. 목포에 자리한 '나무숲'은 어떠한 과정을 통해 탄생하게 됐는지, 그리고 그들이 꿈꾸는 바가 무엇인지를 들어보았다.

- '문화예술협동조합 나무숲'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호원(이사장) : "나무숲은 자주적이고 자립적인 협동조합 활동을 통해 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고 지역의 커뮤니티를 활성화해 예술인의 경제적 자립과 건강한 지역공동체의 발전을 목표로 2015년 6월에 설립한 문화예술협동조합입니다. 현재 목포와 전남지역에 기반을 둔 28명의 작가(나무회원)와 예술을 좋아하는 시민(숲회원) 62명, 총 90여 명의 조합원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 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된 계기와 과정이 궁금합니다.
김호원(이사장) : "저희가 갑자기 협동조합을 설립한 것은 아닙니다. 준비과정이 상당히 길었습니다. 초기에 가장 중점을 둔 것은 동질성을 갖고 있고 뜻을 같이할 수 있는 사람들을 모집하는 것이었습니다. 주요 대상자는 지역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들이었습니다. 사람이 모인 후에는 매주 한 번씩 만나서 협동조합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2년여 간의 준비과정을 거친 후에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2015년 6월 18일에 창립대회를 하고, 임시 사무실을 거쳐서 문화예술회관에서 창립전을 개최했습니다. 이후에 지금의 공간을 마련하면서 12월에 개관하게 되었습니다."

최응재(재무이사) : "예술가들이 한데 모여서 즐겁고 재미난 상상을 공유하고, 지역에서 자립하면서 목포의 문화를 활성화해나갈 수 있는 조직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도시재생, 공공미술, 마을미술 등의 사례를 살펴보았고, 그 과정에서 사회적경제 조직인 협동조합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협동조합이야말로 공공성을 실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조직형태라는 것에 서로 뜻이 맞아서 오랫동안 준비한 끝에 지금의 나무숲이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리모델링 과정 사진(좌) / 리모델링 완료 후 건물 외관(중) / 뒷마당 사진(우)
 리모델링 과정 사진(좌) / 리모델링 완료 후 건물 외관(중) / 뒷마당 사진(우)
ⓒ 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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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한의 시대를 살아온 오래된 폐가의 변신

인터뷰를 위해 찾은 '나무숲 창작센터', 평범한 외관과 달리 내부 구조가 상당히 특이하다. 건축에 문외한인 사람이 봐도 지금 시대의 건물이 아니라는 것쯤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독특한 건축 양식과 곳곳에 남아 있는 옛 흔적들이 눈길을 끈다. 공간조성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 '나무숲 창작센터'는 어떤 곳인가요?
최응재(재무이사) : "나무숲은 지난해 말, 만호동(번화로 62)에 자리 잡은 오래된 폐가를 임차해 작가들이 직접 공간을 리모델링해 '창작센터 나무숲'을 마련하였습니다. 목조양식으로 2층 구조로 지어진 약 100년 정도된 이 건물은 근대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으며, 일제강점기에는 '동아부인상회'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나무숲은 이 창작센터를 미술작품의 상설 전시공간, 작가들이 창작한 작품을 판매하는 아트마켓, 주민들의 문화적인 꿈을 실현시켜나가는 예술교육공간으로 운영해나갈 생각입니다."

- 만호동에 공간을 마련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최응재(재무이사) : "나무숲은 문화와 예술을 통해 지역의 작가와 주민들이 문화적 공감대를 형성해나갈 수 있는 문화사업을 펼쳐나가기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따라서 예술인들만의 공간이 아니라 이웃과 어울려서 목포의 문화를 가꿔나가는 공간으로 조성해나가자는 관점에서 지금의 공간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즉, 주민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자 라는 생각에 목포의 역사와 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원도심인 만호동에 둥지를 틀게 되었습니다."

- 공간을 직접 조성해나간 과정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최응재(재무이사) : "운이 좋게도 3년간 무상으로 공간을 쓸 수 있게 됐지만, 100년이 넘은 공간이다 보니 손댈 곳이 너무 많았습니다. 처음엔 돈이 없다 보니 작가들이 직접 손을 대기 시작했습니다. 적게는 하루에 5명에서 많게는 10명 이상씩 작가들이 나와서 공간을 오픈하기 전까지 약 한 달간 작업해나갔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꾸며나가야 할 공간이 많습니다. 체험 및 교육 공간, 레지던시 공간, 회의공간, 뒷마당, 부엌, 작은 카페 등의 공간들을 지내면서 천천히 만들어나갈 생각입니다."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사업 ‘목포 근대의 추억을 그리다’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사업 ‘목포 근대의 추억을 그리다’
ⓒ 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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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로 원도심의 변화를 이끄는 '나무숲'

일제 강점기 상류층들이 살던 일본식 가옥과 상점들이 그대로 자리하고 있는 목포의 원도심에 둥지를 튼 나무숲 창작센터. 주민들이 '예술인들끼리 모여서 뭘 하나보다'라며 달갑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공간이 아닌, 그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동네 사랑방'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는 그들. 나무숲에선 어떤 일들이 이뤄지고 있을까.

- 현재 나무숲이 진행하고 있는 사업은 무엇인가요?
최응재(재무이사) : "첫 번째는 문화예술교육 사업입니다.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회화, 도예, 서예 등 기능 중심의 교육을 할 수 있는 문화강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공간에 모이고 창작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며, 운영 수익을 통해 단체의 운영비를 확보하고자 합니다.

다른 하나는 지역을 특성화할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 사업입니다. 목포는 역사적 배경, 근현대 문화유산이 풍부한 지역입니다. 따라서 지역 주민들이 간직하고 있는 항구도시 목포의 특성을 스토리텔링을 통해 예술적으로 표현해 내보자 라는 목표를 가지고 '목포 근대의 추억을 그리다'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남문화예술재단의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 5~60대 지역주민 10여 명 정도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아트마켓의 개최입니다. 미술관에서 작가의 작품을 만나는 것 이외에 일상 속에서도 작가와 혹은 작가의 작품과 만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열고자 했습니다. 또한, 작가들이 직접 제작한 목포의 지역적 특성을 담은 아트상품을 개발해서 판매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작가에게는 경제적 이익에 도움을 주고,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관광 상품의 개발과 판로개척을 통해 목포의 문화관광사업의 활성화를 꾀하고자 합니다."

만사형통 레지던스 프로그램, '6월 덕자 병어’전
 만사형통 레지던스 프로그램, '6월 덕자 병어’전
ⓒ 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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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응재(재무이사) : "세 번째는 전시사업입니다. '만사형통 레지던스 프로그램'으로 '만사형통'은 일이 잘 풀린다는 뜻도 있지만 '만호동 사람들의 문화형성 북새통'이라는 말의 줄임말이기도 합니다. 손암(巽庵) 정약전(丁若銓)이 지은 『자산어보(玆山魚譜)』에 나오는 생선 중에 목포의 지역적 특징, 계절적 특징에 맞는 생선을 주제로, 그 생선이 담고 있는 문화적 코드와 의미를 발견해서 작품으로 구현해내는 프로그램입니다.

그리고 목포의 맹점 중의 하나가 청년작가가 없다는 것이므로, 대학생 또는 청년작가를 발굴해내는 것을 목표로 산학협력의 형태로 사업을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즉, 목포에 있는 대학의 미술전공자들과 조합원 작가가 만나 협업으로 전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6월의 '덕자 병어' 전시를 시작으로 7월엔 '민어'를 주제로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후에도 올해 말까지 매달 생선을 주제로 작가와 청년작가의 해석을 반영한 전시를 개최할 계획입니다.

네 번째는 지역 언론에서 매우 좋은 호응을 얻은 '아트캠핑' 프로젝트입니다. 얼마 전에 1차 진행을 했으며, 2차로는 8월에 신안 증도 우전해수욕장에서 1박2일로 아트캠핑 진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먹고 노는 캠핑을 넘어 가족들이 문화예술을 즐기고 다 같이 어울릴 수 있는 형태의 캠핑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자연과 어우러져서 체험부스, 놀이, 공연, 장기자랑, 작품경매 등을 한꺼번에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앞으로 해나가고 싶은 사업은?
최응재(재무이사) : "지역주민들과 교류할 수 있는 문화프로그램을 더 많이 만들어나가고 싶습니다. 처음에 개관하면서 '만사형통 페스티벌'이라는 마을잔치를 열었습니다. 그때 지역주민들이 "내가 여기서 5~60년째 살고 있지만, 이렇게 사람들이 모여서 공연을 하고 굿을 하고 잔치를 연 것은 처음 봤다."라며 무척 좋아하셨습니다. 이것을 계기로 앞으로도 작든 크든 문화마당을 계속 열어나갈 계획입니다."

김호원(이사장) : "앞서 공간소개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나무숲 창작센터 중심의 기본 활동을 바탕으로 목포지역의 문화예술 매체(Art Guide Book) 발간과 지역의 역사와 예술을 주제로 하는 여행 테마 상품의 개발 등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문화예술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려고 합니다.

향토사학자의 역할이 지역의 역사를 발굴하고 연구하는 것이라면 예술가의 역할은 그 역사를 새롭게 재해석하고 예술의 옷을 입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목포의 개항을 통해 형성되었으며 목포의 번영을 이끌어왔고 쇠락한 현재에도 근대적인 문화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된 만호동은 예술인들의 눈에는 매우 매력적인 공간입니다. 지속적인 예술 활동을 통해 만호동, 유달동, 서산동, 온금동, 목원동 등 꺼져가는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어 생기가 넘치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고자 합니다."

2016 1차 아트캠핑 장면
 2016 1차 아트캠핑 장면
ⓒ 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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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조직을 위해 '나무'보다는 '숲'이 먼저

어느 조직이든 '지속가능성'이 가장 큰 숙제일 것이다. 조합이 설립된 지 채 1년이 되지 않은 나무숲은 어떤 고민을 안고 있을까. 그리고 그들이 단체의 지속을 위해 풀어나가야 할 숙제는 무엇일까.

- 현재 조직이 안고 있는 문제나 고민거리는 없나요?
박영도(조직이사) : "아무래도 나무숲이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최소 3년 정도는 지나봐야지만 스스로를 평가하고, 우리 조직이 안고 있는 문제를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그 부분에 대해선 향후 2~3년 후에 생각해도 늦지 않다고 봅니다. 그리고 현재 가장 큰 고민거리는 바로 지속성에 대한 문제입니다. 앞으로 10년 20년 후에도 지속할 수 있게 하려고 조합원 모두가 함께 고민을 풀어나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그럼 나무숲이 풀어나가야 할 가장 큰 숙제는 무엇인가요?
박영도(조직이사) : "문화예술협동조합 하면 흔히들 작가들의 이익단체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조직은 작가 개개인의 이익이 우선시되기 보다는, 예술을 통해 지역문화를 일궈나가기 위해 모였습니다. 따라서 나무숲(조합원 전체)이 있어야만 나무(작가)가 있을 수 있는 형태입니다.

그러므로 현재 나무숲의 가장 큰 숙제는 작가들이 나무숲을 통해 무언가를 얻어가려고 하기보다는 조직이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도록 조직력 강화에 먼저 힘을 쏟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나무숲이라는 조직이 먼저 잘된 후에 작가들에게도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나가야 하겠죠. 따라서 나무숲의 지속성을 높이기 위해 각자가 맡은 포지션에서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우리의 행보와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스스로 관망하며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2015 만사형통 페스티벌(창작센터 나무숲 개관 기념 지역행사)
 2015 만사형통 페스티벌(창작센터 나무숲 개관 기념 지역행사)
ⓒ 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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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숲'은 젊은 지역작가에겐 '희망의 숲'

예술가가 예술을 하며 자립하기 힘든 세상에서 지역작가로 활동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어쩌면 애를 써보기도 전에 포기의 수순을 밟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 일지도 모른다. 그런 와중에 나무숲에서 유일한 20대 작가로 활동을 하고 있는 이가 있다고 하여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간단한 자기소개와 나무숲에서 활동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강지수(조합원) : "안녕하세요. 저는 나무숲에서 유일한 20대 작가인 강지수입니다. 청년작가 육성사업인 '만사형통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나무숲을 통해 작가로서의 첫발을 디딜 수 있게 되었고, 이른 나이에 개인전을 할 수 있는 기회도 갖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기가 잘 맞아떨어져서 운이 좋게도 훌륭한 선배작가님들이 있는 곳에서 활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활동하면서 느낀 점이 있나요?
강지수(조합원) : "예술을 하는 사람들도 이제는 좀 더 진취적이고 조직적으로 체계화 된 곳에서의 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작가 개인이 단지 전시회를 개최하는 것만을 목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재능으로 지역사회의 발전에도 기여하고, 또한 그러한 활동에 대해 정당한 보수를 받을 수 있게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곳이 나무숲이라고 생각합니다.

짧은 기간에 겪은 나무숲은 계속 그러한 모습으로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 여러 지역 사업에 대해 관심을 두고, 연계된 사업을 기획해냈으며, 또 그에 맞는 역량과 실행력을 갖춰나가려고 노력하는 집단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특히 이사님들과 작가님들 모두가 함께 고군분투하며 서로 협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생생한 문화예술 현장에서 살아있는 기획과 예술 활동을 배우고 있습니다."

- 청년작가로서 나무숲에 바라는 점과 나무숲을 통해 꿈꾸는 미래가 있나요?
강지수(조합원) : "지금과 같은 열정이 유지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또 저와 같이 작가의 꿈을 가지고 있지만,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할지 모르는, 특히 대학 졸업과 동시에 취업 앞에서 고민하고 좌절하고 있는 청년작가들의 영입이 조금 더 활발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원래 갤러리 큐레이터이자 작가가 꿈이었습니다. 그런데 나무숲에 와보니 어느 한정된 곳에서의 전시기획보다는 넓은 관점에서 목포라는 지역을 무대로 하는 기획과 생동감 있는 기획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점이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선배작가님들을 보고 배우며 작가 생활을 지속해 나가는 것이 제가 꿈꾸는 미래입니다."

강지수 작가와 그녀의 작품
 강지수 작가와 그녀의 작품
ⓒ 강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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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나무숲과 마주했을 때 오래된 건물이 가져다주는 운치 이외에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것이 있었다. 그건 바로 나무숲 공간과 그 주변에 걸려있는 현수막들이었다. 설립된 지 불과 몇 개월밖에 되지 않은 단체가 하고 있는 사업들이라고 하기에는 그 숫자와 규모가 상당해 보였기에 그들의 성과를 보며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들과의 대화 속에서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이유를 곧 찾아낼 수 있었다. 단순히 실적을 쌓고자 전속력으로 내달렸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 아니라, 지역에 대한 오래된 애정과 지속적인 고민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가장 인상 깊게 들린 단어가 있다. 그건 바로 '의미, 관계, 가치'의 세 단어였다. 그들이 얼마나 진심을 다해 나무숲을 만들고 일궈나가고 있는지, 얼마나 함께 하고 있는 이들을 중시하는지, 얼마나 진정성 있는 기획으로 지역문화 사업들을 펼쳐나가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단어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십 년이 넘는 기간 동안 문화예술 현장에 몸을 담고 있으면서 항상 마음을 다해 사람들과 마주하고 일을 해나가려고 애썼던 나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은 왠지 모르게 스스로가 작아짐을 느꼈다. 그만큼 나무숲이 결코 작지 않은, 문화예술을 통해 목포의 문화를 선도해나갈 수 있는, 지역을 대표하는 큰 숲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은 아닐까.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Art&Culture Story 문밖세상' 대표입니다. 본 기사는 변희정의 브런치 매거진을 통해서 동시 발행됩니다.



태그:#문밖세상, #아티뷰프로젝트, #변희정, #문화예술협동조합 나무숲, #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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