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무대를 평정하고 나란히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박병호와 김현수가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홈런왕'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는 10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 주 센추리링크 스포츠콤플렉스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2016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미네소타는 최근 2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린 박병호를 이날 처음 4번 타자로 앞세우며 큰 기대를 걸었다. 박병호는 1회말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4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상대 투수 제이크 톰슨을 공략해 3루수 방면 내야 안타를 터뜨렸다.

박병호는 6회말에도 톰슨의 초구를 과감하게 받아쳐 중전 안타를 터뜨렸다. 시범경기에서 처음으로 멀티히트를 기록한 박병호는 대주자 오스왈도 아르시아와 교체되며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를 마쳤다. 비록 미네소타는 2-4로 패했지만 박병호는 제 역할을 다하며 합격점을 받았다.

그러나 '타격 머신'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는 아직도 첫 안타의 기쁨조차 느껴보지 못하고 있다. 김현수는 플로리다 주 클리어워터의 브라이트 하우스필드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시범경기에서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2회초 선두타자로 첫 타석에 들어선 김현수는 상대 선발 알렉 애셔와 6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으나 외야 담장 바로 앞에서 좌익수에게 잡히며 짙은 아쉬움을 남겼다.

5회초와 7회초 타석에서 모두 범타로 물러난 김현수는 결국 8회말 수비에서 L.J. 호스와 교체됐다. 첫 승에 목마른 볼티모어 역시 4-8로 패하면서 시범경기 1무 9패의 깊은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김현수, 첫 안타 터지면 '급반등' 가능

지난 7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는 만루 홈런을 터트리며 자신의 미국 무대 첫 홈런을 화려하게 장식한 박병호는 9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서도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장타력을 과시했다.

자신감이 오른 박병호는 이날도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박병호 역시 시범경기 초반에는 부진했지만 빠르게 적응하며 어느새 타율을 0.313로 끌어올렸다.

오랫동안 확실한 거포 타자가 없어 '소총 부대'로 불리던 미네소타는 과감한 투자로 영입한 박병호의 홈런 행진이 너무나 반갑기만 하다. 또한 안정된 수비까지 보여주고 있는 박병호가 메이저리그 개막까지 지금의 활약을 이어간다면 미네소타 주전 선수로 도약할 확률이 높다.

반면 김현수는 이날도 3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시범경기에서 21타수 무안타로 침묵하고 있다. 실력의 문제라기보다는 시범경기 초반부터 무안타 행진이 계속되고, 박병호의 활약 소식이 들려올수록 부담도 커지고 있다. 수비에서 평범한 타구도 놓친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러나 너무 조급할 필요는 없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도 시범경기에서 23타수 1안타로 부진했다. 하지만 혹독한 적응기를 이겨내고 정규시즌에서는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타율 0.287, 15홈런, 58타점을 올리며 팀의 핵심 선수로 활약했다.

김현수도 첫 안타나 홈런이 터진다면 박병호처럼 가파른 상승세를 탈 수 있다. 볼티모어도 김현수에게 꾸준한 기회를 주며 메이저리그에 적응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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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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