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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비행기 날리는 안철수-한상진 21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당(가칭) 광주시당 창당대회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과 한상진 창당준비위원장이 지지자들과 함께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남소연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창당의 첫발을 내디뎠다. 호남을 신당 바람을 일으킬 거점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창당대회에 모인 지지자들이 국민의당에 걸고 있는 기대의 방점은 '새 인물'과 '변화'에 있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인재영입위원장은 이날 오후 5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광역시당 창당대회에서 "오늘의 국민의당이 있기까지 광주가 있었다"며 "정치를 바꾸고 혁신을 바라는 광주정신이 새정치의 소중한 불씨를 다시 주셨으니 결코 꺼뜨리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같은 자리에서 한상진 국민의당 공동창당위원장도 5.18민주화운동과 2002년 대통령 광주경선을 "역사의 첫 번째, 두 번째 탈바꿈"이라고 거론하며 "광주시민의 바람이 국민의당을 향해 가고 있다. 이는 세 번째 탈바꿈"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국민의당 전남도당, 광주광역시당 창당대회에는 각각 4000여 명, 3000여 명이 모였다. 창당대회 현장에선 "나는 진작 더불어민주당 탈당해브렀어"라는 말과 함께 국민의당에 가입하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호남이 창당대회의 출발점, 국민의당 바람의 진원지가 된다는 것은 호남 민심의 방향에 따라 국민의당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반대로 호남 민심이 실망하면 역풍의 진원지가 될 수도 있다. <오마이뉴스>는 이날 국민의당 전남도당, 광주광역시당 창당대회에 참석한 지지자들을 만나 그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①탈당 의원들 어쩌나] 바람의 키워드, '새 인물'과 '변화'
국민의당, 광주서 지역이기주의 극복 퍼포먼스 21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당(가칭) 광주시당 창당대회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과 한상진 창당준비위원장 등 지도부가 낡은진보, 부정부패, 지역이기주의 등을 무너뜨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남소연
광주 방문한 안철수 21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당(가칭) 광주시당 창당대회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광주·전남 지역에서 국민의당을 지지하는 이들은 내년 대선에서의 '정권 교체'를 갈망하고 있다. 때문에 대선에 앞서 오는 4월에 열릴 총선을 정권 교체의 가늠자로 삼고 있다. 총선은 결국 인물 싸움이다. 이날 창당대회를 찾은 국민의당 지지자들은 '인물', '공천'이란 단어와 함께 '변화'라는 말로 국민의당을 향한 자신들의 희망을 드러냈다.

이날 창당대회에 참석한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 옆에는 앞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에 합류한 의원들이 줄지어 앉았다. 이들은 창당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지역민들을 만나며 안 위원장에게 힘을 보탰다.

하지만 이날 기자가 만난 지지자들은 탈당파 의원들을 향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새 인물과 변화라는 키워드는 탈당파 의원들과는 다소 거리가 멀다는 이유다. 
국민의당 광주시당 창당대회 21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당(가칭) 광주시당 창당대회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과 한상진 창당준비위원장 등 지도부가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안철수 한상진, 광주시당 창당대회 참석 21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당(가칭) 광주시당 창당대회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과 한상진 창당준비위원장 등 지도부가 박수치고 있다. ⓒ 남소연
이성수(52·광주 서구·남)씨는 "(탈당한 의원들이) 현역이라고 해서 무조건 공천을 준다면 나뿐만 아니라 광주시민 모두가 국민의당 지지를 철회할 것"이라며 단호한 입장을 내보였다. 이씨는 "현역 물갈이 여론이 높은 게 사실"이라며 "현역 의원이 경선에서 유리한 것을 감안해 안 위원장은 적절한 공천방식을 선택하는 등 주도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아무개(57·전남 광양·여)씨도 "자기 대선도 지고, 이후 (각종 재보궐)선거도 줄줄이 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모습이 싫어 국민의당을 선택했는데, 이번 선거 공천 과정에서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과 똑같은 모습을 보이면 되겠나"라며 "탈당한 기존 정치인들 대신 새로운 인물을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인재영입 소식이 연일 나오는 것을 두고도 국민의당 지지자들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김아무개(50·전남 해남·남)씨는 "언론에선 계속 더불어민주당에서 누굴 영입했네, 이런 소식이 들리고 있는데 국민의당은 탈당파 의원들과 안 의원 사이에 마찰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걱정"이라며 "털어낼 것은 빨리 털어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안 위원장은 "고기갈이가 아닌 물갈이가 필요하다"며 더불어민주당의 인재영입을 견제했다. 전남도당 창당대회에 앞서 보성매일시장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난 안 위원장은 "고기는 사람, 물은 제도나 문화"라며 "아무리 좋은 사람이더라도 국회의원 한 번 하면서 비난만 받고 물러난다. 구조(물)를 바꾸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기자가 만난 국민의당 지지자들의 민심은, 안 위원장에겐 물갈이 못지않게 고기갈이도 중요하다는 얘기였다.

[②이승만 국부론] "실책" "분란 발언"
악수하는 안철수-한상진 21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당(가칭) 광주시당 창당대회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과 한상진 창당준비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 남소연
광주시당 창당대회 참석한 한상진 21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당(가칭) 광주시당 창당대회에서 국민의당 한상진 창당준비위원장이 대회사를 하고 있다. ⓒ 남소연
국민의당 광주·전남 지지자들은 최근 한상진 공동창당위원장의 '이승만 국부' 발언을 거론하며 싸늘한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유아무개(24·광주 북구·여)씨는 "(한 위원장의) 언행에 조심성이 없었던 것 같다"며 "중도층을 끌어안으려는 의도는 알겠으나 광주 지역 민심을 봤을 때 그건 실책"이라고 말했다. 유씨는 "분명한 사과가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아무개(32·광주 남구·남)씨는 "한 위원장의 개인적인 생각이고, 판단은 국민들이 할 것"이라면서도 "어쨌든 난 그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차아무개(57·전남 보성·남)씨도 "(한 위원장의 발언은) 국론 분란을 일으킬 말이다"라며 "굳이 안 해도 될 말을 했다"고 말했다.

'이승만 국부론'을 의식한 듯, 한 위원장은 전남도당 창당대회에서 축사를 하며 "백범 김구"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름을 수차례 거론했다. 한 위원장은 "어제 백범 김구 선생 묘를 참배했고, 과거 김대중 정부의 대통령 자문정책기획위원회에 있을 때도 기회가 될 때마다 선생의 묘를 찾았다"며 "묘를 찾을 때마다 김대중 대통령에게 국민 통합의 지혜를 달라고 기도했고, 어떨 때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위원장은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영입한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을 겨냥해 "전두환의 국보위에 참여했던 분에게 모든 것을 갖다 바치는 지금의 제1야당의 모습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고 용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종인 저격'은 광주광역시당 창당대회를 앞두고도 이뤄졌다. 자신들을 '5.18정신실천연합'이라고 소개한 국민의당 지지자들은 창당대회 시작 직전 "전두환 국보위의 주역 김종인을 규탄한다"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나와 "5.18정신을 팔아먹은 문재인 대표는 책임지고 즉각 사퇴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날 창당대회의 첫걸음을 뗀 국민의당은 24일 인천, 26일 전북, 부산에서 창당대회를 연 뒤, 다음 달 2일 대전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태그:#안철수, #국민의당, #창당대회, #한상진, #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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