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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평포구는 월평마을에서 시작하는 올레길 8번의 종착점이자, 화순금모래해변이 종착지인 올레길 9번의 출발지이다. 대평은 한자어로는 '넓은 들'이다. 제주방언으로는 '난드르'는 넓은 들을 의미한다. 예전에는 이곳 대평리를 난드르마을이라고 불렀다고한다. 그래서인지 대평마을에서는 난드르 명칭이 붙은 상점이 자주 눈에 띄인다. 대평포구의 상징은 붉은 색의 등대이다. 등대 중간에는 모자를 쓴 소녀상이 있다.

서귀포시 대평포구
 서귀포시 대평포구
ⓒ 여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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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평포구 옆에는 박수기정으로 불리는 바위절벽이 있다. 제주 방언으로 샘물이 솟아 이 물을 바가지로 마신다는 뜻인 '박수'와 절벽을 뜻하는 '기정'을 붙인 이름이다. 박수기정에 관한 용왕과 얽힌 전설이 내려온다. 용왕의 아들이 한 선비를 스승삼아서 공부를 했다. 용왕의 아들이 공부를 마친 후, 용왕이 선비에게 소원을 물었다. 선비는 안덕계곡의 물소리가 시끄러우니 계곡물 소리를 막아 달라고 용왕에게 청했다고한다. 그러자 용왕이 한쪽에는 박수기정을, 다른 한쪽에는 군산오름을 만들어서 안덕계곡의 물소리를 막았다고 한다.

대평포구에서 바라 본 박수기정
 대평포구에서 바라 본 박수기정
ⓒ 여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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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평포구는 현재는 낚시 배나 작은 어선이 정박하는 포구로 이용된다. 하지만 대평포구는 고려시대에는 원과 연결된 포구였다. 원이 제주에 탐라총관부를 설치(1273년)하고 제주를 강점한 시기가 있었다. 당시 원이 제주에서 자란 말을 원나라로 송출하는 포구로 이용했다. 당시 말이 포구로 가던 길을 지금도 제주 방언으로는 '몰질'이라고 부른다. 당시 말이 지나다니던 길이 이제는 올레길로 변했다.

말이 다니는 길이라해서 붙여진 '몰질'이 올레길로 변했다.
 말이 다니는 길이라해서 붙여진 '몰질'이 올레길로 변했다.
ⓒ 여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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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대평포구의 넓은 들에는 마늘이 푸르게 자라고 있었다. 대평마을에는 올레길의 영향으로 새로 단장한 펜션이나 게스트 하우스, 민박집이 제법 있다. 그리고 버스 정류소를 중심으로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도 여러 군데 있다. 또한 올레꾼의 피곤함을 덜어주는 카페도 몇 군데 있다. 우리가 찾은 찻집은 영화감독 장선우 감독이 운영하는 '물고기'였다. 이 찻집은 폐가를 재단장한 곳이다. 찻집 여기저기서 집 주인의 수고로움을 찾을 수 있었다.

박수기정에서 바라 본 대평리
 박수기정에서 바라 본 대평리
ⓒ 여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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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평포구에서 시작해서 화순금모래해변으로 도착하는 올레길 9번은 거리는 짧은 편이다. 다만 올레길 9번 길은 박수기정길과 월라봉(다래오름)을 넘어야 하는 길이다. 편한 신발과 식수를 챙겨가면 좋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경수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hunlaw.tistory.com/)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대평포구, #올레 9번, #대평리, #박수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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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힘이 되는 생활 헌법(좋은땅 출판사) 저자, 헌법 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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