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문재인 대표가 지난 18일 야권의 심장부 광주에서 문·안·박 연대 제안을 공식화했다. "적어도 다음 총선까지 함께 치르는 임시 지도부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3인 공동 지도체제를 통한 총선대응을 하자고 했다. 이어 "두 분과 당 대표 권한을 함께 공유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내홍에 휩싸여 있는 당의 통합을 이루고 총선 승리까지 담보할 수 있다는 아주 그럴싸해 보이는 제안이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 되는 문제를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당 대표는 아무리 좋은 제안이라 할지라도 당헌과 당규의 틀 안에서 해야 하는데 당의 공식기구를 무력화하는 수준의 행위를 해서는 안 되는데 당의 공식기구인 최고위원회 위원 누구와도 논의 없이 제안을 했다는데서 당원과 대의원에 이해 선출된 최고위원회를 무력화시켰다는 데서 문제가 심각하다.

둘째, 실현가능성과 실효성의 문제다. 이미 수차례 문·안·박 연대를 제안한 바 있었지만 안 의원의 경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게 사실이고, 실현 가능성 여부를 떠나 안 의원이 제안했던 혁신안에 대한 진정성 있는 답을 내놓지 않은 상태에서 그러한 제안을 했다는 점이다. 박 시장의 입장에서는 현직 단체장이라는 입장에서 공직선거법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결국 문대표 자신은 통합주의자의 이미지를 안 의원의 경우는 자칫 분열주의자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효과를 가져 올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실현가능성과 실효성이 없다는 관점에서 진정성이 없다고 본다.

셋째, 호남고립화 전략의 문제이다. 이미 드러난 바와 같이 문재인 대표의 조선대 행사는 사전에 충분히 검토된 행사가 아니었다. 천정배 신당의 출범을 알리는 행사가 서울에서 열리는 데 따른 물타기의 일환으로 기획된 것이라는 사실은 알려진 바와 같거니와 더욱 중요한 것은 새정치연합 내에서도 호남 출신 인사 중에도 능력을 갖춘 인재가 있을 법한데 그들만의 연대를 하필 광주에 와서 부르짖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이는 문재인 대표의 평소 호남에 대한 인식의 단면을 보여 준 것으로서 호남고립화 전략의 일환이라고 보여 진다.

더구나 천정배 의원과의 연대를 얘기하면서도 어느 한 편 천정배 의원 지역구에 호남의 유력 정치인인 송영길 전 인천시장을 투입하여 일전 불사의 불을 지핀 것 등은 이이제이 전법의 하나로 사실상 호남의 인물죽이기와 고립화 전략의 다른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호남 출신 등 비주류 정치인을 향해서는 비주류의 처신이 문제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공천권에 대한 기득권 때문에 자신에게 반대한다는 논리를 펴는 것이야말로 박근혜 대통령의 '진실한 사람을 선출해 달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결국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사람의 주장은 공천권 탓으로 돌리고 총선과 대선에서의 패배가 불을 보듯 훤한 상황에서 자신에 대한 책임은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하는 것이야말로 아전인수에 다름 아니다.

덧붙이는 글 | 다음 아고라와 개인 블로그에 게재합니다.



태그:#문재인, #문안박 연대, #천정배, #호남고립화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