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츠뵐퍼호른으로 오르는 케이블카: 아래로 볼프강호수와 몬트호수가 보인다.
 츠뵐퍼호른으로 오르는 케이블카: 아래로 볼프강호수와 몬트호수가 보인다.
ⓒ 이상기

관련사진보기


옵션을 하게 되는 이유?

패키지여행에 늘 따라다니는 것이 쇼핑과 옵션이다. 이번에 우리는 쇼핑을 세 번, 옵션을 세 가지 했다. 쇼핑은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오스트리아 빈,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한 번씩 했다. 쇼핑한 물건들은 주방용품, 생활용품, 액세서리, 기념품이다. 그리고 옵션은 네 가지를 제안받았다. 볼프강 호수 유람선과 츠뵐퍼호른 케이블카 타기, 빈 음악회 관람, 벨베데레 궁전 관람, 암스테르담 운하투어다.

이 중 우리는 빈 음악회 관람을 제외하고 세 가지를 했다. 빈 음악회 관람은 함께 한 사람들이 신청하지 않아 무산되었다. 그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음악회가 어떤 극장이나 연주회장에서 진행되는 어떤 프로그램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둘째 비용이 80유로로 절대 싸지 않았기 때문이다. 옵션으로 선택한 세 가지 중 볼프강 호수 유람선과 츠뵐퍼호른 케이블카 타기도 비용이 80유로였다. 그렇지만 우리는 유람선과 케이블카 두 가지를 한다는 생각에 흔쾌히 선택했다.

츠뵐퍼호른으로 올라가는 케이블카
 츠뵐퍼호른으로 올라가는 케이블카
ⓒ 이상기

관련사진보기


벨베데레 궁전은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유명한 궁전이다. 그런데 이번 여행 프로그램에는 쇤브룬 궁전 관람만 있고, 벨베데레 궁전 관람은 없었다. 궁전만 놓고 볼 때는 쇤브룬이 더 가치 있지만, 그 안에 전시된 예술작품을 놓고 본다면 벨베데레를 빼놓을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흔쾌히 벨베데레 궁전 관람을 옵션으로 선택했다. 그리고 암스테르담 운하투어는 파리 센 강 유람선순회, 부다페스트 도나우 강 유람선 투어 등과 비견될 정도로 인기가 있어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처럼 옵션은 프로그램의 부족한 점을 채워준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희망자에 한해 시행하기 때문에 만족도가 아주 높을 것으로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첫째, 옵션비용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문제가 있다. 쉽게 말해 절반 가격이면 되는 것을 두 배 정도 비싼 값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가이드가 옵션과 관련한 전문지식이 부족해 제대로 된 안내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한 마디로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츠뵐퍼호른을 오르내리는 옵션

빈의 벨베데레 궁전
 빈의 벨베데레 궁전
ⓒ 이상기

관련사진보기


볼프강호수, 장트 길겐, 츠뵐퍼호른으로 올라가는 케이블카
 볼프강호수, 장트 길겐, 츠뵐퍼호른으로 올라가는 케이블카
ⓒ 이상기

관련사진보기


볼프강 호수 유람선과 츠뵐퍼호른 케이블카 타기를 예로 들어보자. 이 옵션은 볼프강 호수를 배로 건너고, 해발 1500m가 넘는 높은 산에 올라 볼프강 호수를 내려다보는 프로그램이다. 내용상 아주 훌륭한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문제는 가격이다. 우리는 장트 볼프강으로부터 장트 길겐까지 유람선을 이용했다. 그런데 1인당 편도 요금이 20명 이상 그룹일 경우 6.7유로에 불과하다. 그리고 장트 길겐에서 츠뵐퍼호른까지 케이블카 요금도 왕복에 1인당 22유로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여행사에서 이들 유람선 회사와 케이블카 회사에 지급하는 돈이 30유로도 안 된다. 옵션 하나로 1인당 50유로도 넘는 이익을 남기는 것이 된다. 이번 옵션에 참가한 사람이 32명이니, 1회 옵션으로 여행사에 돌아가는 몫이 1600유로가 넘는다. 우리 돈으로 따지면 200만 원이 넘는 이익을 낸 것이다. 유람선을 운항하며 볼프강 호수에 대해, 장트 볼프강에 대해, 장트 길겐에 대해 뭔가 가이드를 해준 게 하나도 없다. 내가 '이곳의 관광 포인트가 뭐죠?'라고 묻자, 그는 자연과 건물이라고 말해준다.

벨베데레궁의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 감상
 벨베데레궁의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 감상
ⓒ 이상기

관련사진보기


츠뵐퍼호른
 츠뵐퍼호른
ⓒ 이상기

관련사진보기


또 츠뵐퍼호른을 왕복하는 케이블카는 4명씩 타는 것이어서 가이드는 산에 오르지를 않는다. 그러므로 가이드 자체가 불가능하다. 제대로 가이드를 하려면 츠뵐퍼호른 정상에 먼저 올라가, 올라오는 사람들에게 주변의 산악과 호수를 설명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가이드가 그런 정도 열성을 가지기를 바라는 것은, 한국 여행업계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나중에 빈에서 하게 된 벨베데레 궁전 옵션은 상대적으로 만족도가 높은 편이었다. 벨베데레 궁전 옵션은 30유로였다. 그런데 벨베데레 상궁의 입장료가 단체의 경우 1인당 12.5유로다. 그리고 빈 현지의 전문가이드가 나와 예술작품을 설명해 주었기 때문이다. 또 중요한 작품을 설명하고 나서 각자에게 1시간 정도의 자유시간을 주었다. 그 덕분에 우리는 바로크 예술작품을 제대로 살펴볼 수 있었다.

츠뵐퍼호른 오르내리기

츠뵐퍼호른 정상에서 보는 다크슈타인 알프스 연봉
 츠뵐퍼호른 정상에서 보는 다크슈타인 알프스 연봉
ⓒ 이상기

관련사진보기


장트 길겐의 난넬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고 난 우리는 츠뵐퍼호른행 케이블카 역으로 향한다. 역에는 1520m 산에 올라 다크슈타인(2995m) 알프스 연봉을 살펴볼 수 있다고 적혀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는 7개 호수가 내려다보인다고 한다. 우리는 강원도 속초에서 온 주(朱) 선생 부부와 함께 케이블카를 탄다. 장트 길겐역(568m)에서 산 정상역(1476m)까지는 2,740m로, 오르는데 17분 정도 걸린다. 그리고 해발 고도는 908m 정도 높아지는 것이다.

산으로 오르면서 우리는 장트 길겐 마을과 볼프강 호수 건너 알프스산 쪽을 먼저 살펴본다. 마을은 평안하고, 산은 웅장해 보인다. 위로 오를수록 마을과 호수가 점점 작아 보인다. 그리고 산록에는 풀을 뜯는 소들도 보인다. 위로 올라가면서 침엽수림이 보이고, 우리가 앞으로 가게 될 몬트 호수도 보인다. 산을 따라 길들이 거미줄처럼 연결되고, 그 길을 걸어 오르는 사람도 볼 수 있다.

츠뵐퍼호른 케이블카 역에서 내린 우리는 산 정상까지 걸어 올라간다. 해발이 높아져서인지 이곳에는 나무가 별로 없고 초지가 발달해 있다. 길 주변에 핀 여름꽃이 정말 청초하고 아름답다. 산수국, 산도라지, 클로버 정도는 꽃 이름을 알겠는데, 그 이상은 잘 모르겠다. 산에 오를 때는 생태전문가를 대동하든지, 그게 불가능하니 야생화 책이라도 들고 다녀야겠다.

산 정상에 오르니 사방으로의 조망이 정말 좋다. 동쪽으로 볼프강 호수가 길게 펼쳐져 있다. 북쪽으로는 볼프강 호숫가 장트 길겐과 그 너머 몬트 호수가 눈에 들어온다. 남쪽으로는 다크슈타인 연봉이 동서로 이어진다. 날씨만 좋다면 그 파노라마가 더 선명할 텐데 좀 아쉽다. 서쪽으로는 산 정상을 따라 트레킹 코스가 잘 발달해 있다. 츠뵐퍼호른을 찾는 사람들은 여름에는 트레킹을, 겨울에는 스키를 즐긴다.

우리는 케이블카를 타고 왔으니, 자연을 즐기는 것이 된다. 이곳에서 30분 정도 시간을 보낸 아내와 나는 다시 케이블카를 타러 내려온다. 올라올 때는 우리 팀 모두가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조금 기다렸는데, 내려갈 때는 기다리는 사람이 없어 바로 차를 탄다. 내려오면서는 올라가면서 보지 못한 것을 찾아보려고 애를 쓴다. 장트 길겐에 가까워지자, 호수에 떠 있는 작은 배들이 보인다. 그리고 수상스키를 타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인다.

그러고 보니 볼프강 호숫가 마을을 찾는 사람들은 물도 즐기고 산도 즐길 수 있다. 어진 자 산을 좋아하고 지혜로운 자 물을 좋아한다(仁者樂山知者樂水)고 했으니,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지혜롭고 어진 사람임에 틀림이 없다. 산에서 내려온 우리는 이제 장트 길겐의 이곳저곳을 더 살펴본다. 그리고 선착장 주변에 있는 꽃 정원에서 마지막 시간을 보낸다. 인위적으로 만든 정원이라 꽃들이 크고 아름답다.

몬트호수를 지나 멜크 수도원으로

우리는 이제 다음 행선지인 멜크(Melk) 수도원으로 향한다. 그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볼프강호수와 몬트 호수 사이에 놓인 고개를 넘어야 한다. 2차선의 산악길로 경치가 좋은 편이다. 이 길은 샤플링(Scharfling)에서 몬트 호수를 만난다. 몬트 호수는 앞서 본 아터 호수, 할슈타트 호수, 볼프강 호수에 비해 관광자원이 떨어진다. 호수와 같은 이름을 가진 몬트세 마을에 있는 성과 수도원 정도가 볼만하다.

그리고 몬트 호수는 행정구역상 잘츠부르크주가 아닌 상부 오스트리아 주에 속한다. 상부 오스트리아주의 주도(州都)는 린츠(Linz)다. 이제 우리는 몬트제 마을을 지나 몬트제 나들목에서 E60 고속도로로 들어갈 것이다. 이 고속도로는 린츠를 지나 오스트리아 수도인 빈까지 이어진다. 그러나 우리는 중간에 멜크 수도원엘 들러 1000년의 역사를 가진 베네딕트 수도원을 살펴볼 것이다.

몬트호수
 몬트호수
ⓒ 이상기

관련사진보기


고속도로에서 본 멜크수도원
 고속도로에서 본 멜크수도원
ⓒ 이상기

관련사진보기


고속도로에 들어서자 잘츠부르크 지역보다는 낮은 산들이 보인다. 이 길은 도나우 강을 향해 점점 내려가는 양상이기 때문에, 주변에 농지가 많고 마을이 발달해 있다. 린츠를 지나면서부터 고속도로는 도나우 강을 따라 계속 동쪽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길이 도나우 강과 가장 가까워지는 지점에 멜크가 위치한다. 멜크강이 도나우로 흘러가는 언덕에 자리 잡은 소도시 멜크는 수도원으로 유명하다.

고속도로 왼쪽으로 멜크 수도원이 보이는데, 노란색과 흰색 벽에 붉은색 지붕을 하고 있다. 첫눈에 바로크 양식 건물임을 알 수 있다. 동서로 길게 펼쳐진 건물로, 서쪽으로 수도원 교회 첨탑이 보인다. 옛날 수도원은 서쪽이 정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수도원 동쪽이 주 출입문이다. 우리는 수도원 동쪽에 있는 주차장에서 차를 내린다. 그곳에서 계단을 내려가자 커다란 정원이 나타난다. 이곳에는 식당이 있고, 그 뒤로 좀 더 큰 후원이 조성되어 있다.

우리는 이제 수도원 정문으로 가서 표를 끊는다. 오후 4시 30분에 단체로 예약이 되어 있고, 입장료가 9유로다. 이 금액에는 정문 오른쪽에 별도로 조성된 수도원 정원 관람이 포함되어 있다. 우리는 이곳 멜크 수도원에서 단체 관람과 개별 관람을 병행할 것이다. 멜크 수도원 건물 내부는 현지가이드가 안내하고, 수도원 정원은 개별 관람을 하려고 한다.

정문에서 본 멜크 수도원
 정문에서 본 멜크 수도원
ⓒ 이상기

관련사진보기




태그:#옵션, #볼프강호수 유람선과 산악 케이블카, #빈 벨베데레 궁전 관람, #암스테르담 운하 투어, #몬트호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관심분야는 문화입니다. 유럽의 문화와 예술, 국내외 여행기, 우리의 전통문화 등 기사를 올리겠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