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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시카고' 내한공연
 뮤지컬 '시카고' 내한공연
ⓒ 신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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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시카고'는 월드 스테디셀러다.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 이어 두 번째로 오래 공연되고 있는 작품이라는 점만 확인하더라도 그 위상을 쉽게 알 수 있다.

지난 6월 20일 막이 오른 내한공연은 12년 만의 오리지널팀의 무대로 시작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작품은 그러한 한국 관객의 기대에 부응하듯 '오리지널'이란 무게에 어울리는 섹시하고 뜨거운 열기로 무대를 장식했다.

뮤지컬 '시카고'는 1975년 초연됐다. 이후 1996년 리바이벌된 뮤지컬 '시카고'는 19년간 꾸준히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고 있다. 작품은 현재 영국, 호주, 독일, 스웨덴, 프랑스, 포르투갈,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34개국 23개 도시에서 공연됐다.

한국의 '시카고' 사랑도 특별나다. 한국공연은 2000년 초연을 시작으로 2014년까지 10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서울에만 500여 회 공연을 했으며 총 55만 명이 관람했다. 내한공연은 2003년 첫 무대를 선보였으며, 객석점유율 85%를 기록했다.

 뮤지컬 '시카고' 내한공연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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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한공연에 오른 뮤지컬 '시카고'는 '육감의 잔치'라 할 만했다. '미국적이고도 미국적인' 이 작품에 '미국적인 관능'을 갖춘 배우들은 단숨에 관객의 눈을 사로잡았다. 대체로 마른 느낌이었던 한국 배우들에 비해, 건장한 근육질의 남·녀 앙상블들은 특유의 리듬감으로 무대를 점령했다. 'All That Jazz' 등의 뮤지컬넘버에서 드러나는 부드러움과 절제가 뒤얽힌 농염한 동작부터 시종일관 무대를 제 것처럼 갖고 노는 무르익은 여유도 인상적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숨을 멎게 하는 미국적 관능 자체가 '오리지널'의 위엄을 자랑했다.

주연 배우들의 활약도 눈부시다. '록시 하트' 역의 딜리아 크로만은 백치미가 흐르면서도 사랑스러운 연기로 관객들을 제 편으로 만든다. 공연 중간 주변에서 속속 '귀엽다'는 감탄사가 튀어나오는 건 당연지사다. '빌리 플린' 역이 마르코 주니노는 건들거리면서도 능청스러운 연기력으로 제 역할을 다했다.

반면 '벨마 켈리' 역을 맡은 '테라 C. 매클라우드'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캐스팅이다. 특별히 꼬집을 것 없는 연기력과 가창력이지만, 그만큼 매력적인 연기를 펼치지도 못했다. 간혹 숨이 차 보이는 몇몇 대목에서는 한국의 '벨마 캘리 장인' 최정원이 그리워지기도 했다.

이번 내한공연은 유쾌한 자막이 관극의 재미가 큰 역할을 했다. 근래에는 라이선스, 내한공연 할 것 없이 각 프로덕션들이 번역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잘못된 오역이나 지나친 직역으로 인해 관객들이 불편을 토로하는 경우가 더러 있어서다. 이는 그만큼 작품을 받아들이는 한국 관객의 수준이 매우 높아졌다는 것을 방증한다.

뮤지컬 '시카고' 내한공연의 자막은 상황과 분위기에 따라 각기 대사에 다른 서체를 적용하는 것은 물론, 크기나 배경 등을 달리해 재미를 배가했다. 예를 들어, '록시 하트'가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에 고무돼 뭇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장면에서는 '록시'라는 자막 주변으로 깨알 같은 별들이 박혀 있다. 스타를 꿈꾸는 그녀의 푸푼 마음을 자막에까지 녹여낸 것이다. 이번 공연에서 자막은 단순한 내용의 이해를 넘어 감정까지 실어내며 재미를 이끌어내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배우들의 '깜짝 한국어' 서비스도 유쾌했다. '빌리 플린' 역의 마르코 주니노는 "자기야~!"라는 깜짝 대사로 관객을 웃게 했고, '록시 하트' 역의 딜리아 크로만은 "하나님, 감사합니다!"라는 깜찍한 대사로 객석을 들썩이게 했다. 내한공연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이벤트이기에 더 큰 재미를 준 대목이다.

 뮤지컬 '시카고' 내한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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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이 남는 것은 음향사고와 공연장 선택의 문제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은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약 1500석 이상의 대극장이다. 배우와 관객의 밀착도가 높은 뮤지컬 '시카고'의 작품적 특성상, 지나치게 드넓은 해오름극장의 객석은 이야기에 몰입하는데 방해요소가 됐다. 또한, '마마 모튼'이 뮤지컬 넘버를 소화하는 장면에서는 지지직거리는 사소한 음향사고도 발생해 다소 씁쓸한 인상을 남겼다.

뮤지컬 '시카고' 내한공연은 8월 8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의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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